음주운전이 벌금 500만원? 시대 역행 KOVO [취재진담]

김영건 2026. 5.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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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여자 프로배구 세터 안혜진이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엄중 경고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징계 수위만 놓고 보면, KOVO가 음주운전이라는 사안을 얼마나 가볍게 다루고 있는지 드러난다.

KOVO는 지난 4월27일 서울 마포구 연맹 사무국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안혜진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KOVO 상벌 규정상 음주운전에는 경고부터 제명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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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여자 프로배구 세터 안혜진이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엄중 경고와 제재금 5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징계 수위만 놓고 보면, KOVO가 음주운전이라는 사안을 얼마나 가볍게 다루고 있는지 드러난다.

KOVO는 지난 4월27일 서울 마포구 연맹 사무국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안혜진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다. 안혜진은 앞선 4월16일 혈중알코올농도 0.032%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됐다.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내 파장이 이어졌다. 안혜진은 여자배구 국가대표 소집 명단에서 빠졌다. FA 시장에서도 새 팀을 찾지 못했다. 2026~2027시즌 선수 등록 기간이 마감되면서 다음 시즌 출전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상벌위에 출석한 안혜진은 고개를 숙이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당장 배구 복귀를 생각할 상황이 아니라고 전했다.

여기까지는 안혜진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다. 음주운전은 스스로 택한 행동이다. 국가대표 제외와 FA 미계약 모두 잘못된 판단이 불러온 결과다. 구단들이 계약을 꺼린 이유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안고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 순간, 구단 역시 여론의 비판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표팀도 품위와 책임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KOVO는 이 결과를 징계 수위에 반영했다. 연맹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비교적 낮았고, 사고 뒤 구단과 연맹에 자진 신고했으며, 선수가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FA 미계약으로 사실상 1년간 선수 활동이 어려워진 점, 국가대표 명단에서 제외된 점까지 징계 판단에 포함했다.

이 점에서 고개가 갸웃해진다. FA 미계약, 국가대표 제외는 리그가 내린 징계가 아니다. 안혜진이 음주운전으로 잃은 개인적 기회다. KOVO가 이를 감경 사유로 삼는 순간, 징계는 선수 개인의 사정을 봐주는 쪽으로 기운다. 리그 차원에서 음주운전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기본 원칙은 뒤로 밀리게 된다.

선수 개인에게 타격이 컸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불이익을 KOVO가 이해할 이유는 없다. 프로선수의 음주운전 징계는 리그가 음주운전을 어느 정도의 비위로 판단하는지 보여주는 기준이다. 선수 사정을 봐주는 순간, 대원칙이 깨진다.

결과는 엄중 경고와 제재금 500만원이었다. 말로는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임으로 엄벌했다’지만, 징계 수위는 최소 수준에 가까웠다. KOVO 상벌 규정상 음주운전에는 경고부터 제명까지 가능하다. 제재금은 500만원 이상 부과할 수 있다. 이번 결정에서 KOVO는 가장 낮은 금액을 택했다.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라는 표현과 ‘500만원 제재금’ 사이의 간극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선례다. 여자 프로배구에서 음주운전 사례가 처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앞으로의 기준점으로 남을 수 있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KOVO는 이번 징계 선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혈중알코올농도, 자진 신고, 반성, 구단 계약 여부, 대표팀 제외 여부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시작부터 기준을 낮게 잡은 셈이다.

음주운전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은 이미 오래전에 바뀌었다. 음주운전은 도로 위 살인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스포츠계 역시 같은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팬들은 리그가 이런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다루는지 똑똑히 기억한다. 음주운전은 프로스포츠가 가장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사안 중 하나다. 피해자가 없었다는 이유로 가벼워질 수 없고,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았다는 설명만으로 흐려질 수도 없다. KOVO는 시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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