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녹·흰 돌아가며 입는다, 오세훈 ‘쓰리톤 정치’ 속사정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과 접촉하면서 흰색·빨간색·녹색 점퍼를 번갈아 입는 ‘쓰리 톤 정치’를 펴고 있다. 시민과 만날 땐 흰색, 당원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선 빨간색, ‘정원 도시’ 등 정책을 강조할 땐 녹색 옷을 입는 식이다.
오 후보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필승 결의대회에서 자신의 이름과 당 로고가 선명하게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었다. 그는 “빨간색 옷을 입는 것이 망설여지는 상황이긴 하지만, 우리는 빨간색이다. 빨간색 입고 한번 이겨보자”고 말했다. 오 후보 캠프의 상임 고문단으로 위촉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가끔 하얀 점퍼를 입고 다녀도 빨간 점퍼를 입은 국민의힘 후보”라고 거들었다.
오 후보는 시장직 사퇴 후 첫 일정이었던 지난달 28일 새벽 자율주행 버스에 탑승해선 당명 등이 적히지 않은 민무늬 흰색 점퍼를 입었다. 지난달 26일 서울 잠수교에서 열린 생활 체육 행사인 ‘쉬엄쉬엄 모닝’ 행사장과 지난달 29일 서울 쌍문역 인근의 상권 현장을 둘러보는 자리에서도 흰색 점퍼를 택했다. 오 후보 측은 “시민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자리에서는 부담 없고 튀지 않는 흰색 계열의 옷을 착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정원 도시’ 등 자신의 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자리에서는 녹색 옷을 입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국제 정원 박람회 업무 협약식에서는 서울시 슬로건인 ‘Seoul My Soul’이라는 문구가 적힌 녹색 점퍼 차림이었다. 서울 전역을 5분 거리 내 녹지가 있는 힐링 공간으로 조성하는 ‘정원 도시 서울’ 정책을 강조하기 위해 녹색을 선택했다는 것이 오 후보 측 설명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박람회 개최지인 서울숲 현장 점검 때도 짙은 녹색 반소매 티를 입었다.


이처럼 오 후보가 세 가지 색 옷을 입는 걸 두고 당내에선 “낮은 당 지지율과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반감 여론이 번진 상황을 고려한 자구책”(초선 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 후보 측은 빨간색이 아닌 색상의 옷을 입는 걸 두고 “장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의도는 아니다. 흰색도 빨간색과 마찬가지로 당색 아니냐”며 지도부와 갈등설엔 선을 그었다. 다만 “빨간색 옷만 착용하지 않는 건 그만큼 보수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세 가지 색을 섞어서 입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 후보의 ‘쓰리톤 정치’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린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경북 지역에선 흰색 옷을 입고 유세를 다닌다. 불리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전략”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지도부 인사는 “당과 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은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류효림 기자ryu.hyo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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