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지역 계란 가격 얼마”… 공정위 조사 중에도 이어진 ‘계란 시황 문자’

이누리 2026. 5. 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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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산란계협회의 계란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면서 협회가 수년간 운영해 온 가격 고시 관행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 고시가격과 산지가격의 연동 흐름과 가격·시황 문자 발송 패턴이 담합 판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진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협회가 발표한 고시가격은 인상·인하 시점마다 산지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등 사실상 연동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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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가격이 시장 상단선 역할”
정부, 고시제 폐지·체계재편 검토
협회 “문제 될 행위 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산란계협회의 계란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면서 협회가 수년간 운영해 온 가격 고시 관행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 고시가격과 산지가격의 연동 흐름과 가격·시황 문자 발송 패턴이 담합 판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진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협회가 발표한 고시가격은 인상·인하 시점마다 산지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등 사실상 연동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시가격이 시장 참여자들이 참고하는 상단 기준값으로 작동했다는 분석이 정부 내부에서 공유되는 상황이다.

고시가격은 각 회원사에 문자를 통해 퍼지는 구조로 운영돼 왔다. 공정위는 계란값 담합 의혹에 지난해 6월 협회 현장조사를 진행했는데, 협회는 조사 기간인 지난해 말까지도 가격 관련 문자를 지속적으로 발송했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지난해 12월 31일자 문자에는 ‘계란 및 산물가격 정보’라는 제목 아래 경기·충청·강원 등 주요 권역별로 계란 1구당 가격이 쓰여 있었다. 산란계 병아리·중추(70일령)·산란성계 가격도 구체적으로 표기됐다.

가격 정보와 함께 시황 분석도 담겼다. 시황에는 “금주 계란 시장은 전반적인 소비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여파로 수도권에서는 유통 흐름에 일부 변화가 나타난 한 주로 평가된다”는 내용이 적혔다. AI 발생 지역과 매집 움직임, 재고 소진 양상, 품목별(큰알·잔알) 흐름, 대형마트 행사 여부 등도 언급됐다. 정부 관계자는 “이런 형태의 문자 발송은 참고용 통계 안내라기보다 협회가 정리한 기준가격과 시장 해석을 한 번에 전달하는 구조였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협회 고시가격과 문자가 거래의 기준으로 기능해 왔다는 증언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협회 고시가격이 사실상 거래의 기준점이었고, 지금도 멈춰 있는 고시가격을 기준으로 ‘얼마를 플러스해서 얹는다’거나 ‘얼마 깎는다’는 식으로 웃돈이나 할인폭을 표현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같은 지적을 전면 부인하지만, 정부 쪽 시각은 다른 것으로 확인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말 고시를 그만뒀다면 관련 문자도 보내지 말았어야 한다”며 “가격조정협의회가 활동하기 전인 5월부터 9월까지도 190원대 고시가격을 거의 변동 없이 매주 문자로 통보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단체가 가격·시황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과 실제 거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부당한 공동행위 심사에서 통상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진다.

협회는 인위적으로 가격을 고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가 자체적으로 가격을 고시한 건 지난해 5월 20일이 마지막”이라며 “그 이후에 안내된 가격은 ‘계란가격조정협의회’에서 정한 수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계란가격조정협의회는 생산자·유통인·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협의체로 지난해 가을 꾸려졌다가 공정위 제동으로 활동이 중단됐다. 협회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이후에는 문제가 될 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협회 고시제 폐지를 전제로 새로운 산지가격 체계를 마련하는 중이다. 산지(예측) 계란가격 정보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조사·발표하고, 농가·상인·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계란 가격 검증위원회(가칭)’를 설치할 계획이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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