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 이재용 자택 앞 천막농성… 사측 “법·절차 따라 대응”
김정관 ‘파업 우려’ 발언 항의도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20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노사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분위기다. 노조는 실질적 결정권자인 이재용 회장이 나서라며 자택 앞 천막농성에 돌입했고, 사측은 대화를 우선하겠다면서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0일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설명회에서 “파업이 벌어지더라도 전담조직 및 대응체계를 통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법 범위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현안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고 있다”며 “노조와 대화를 우선해 원만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여금 충당금에 대해선 “노사 협의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 지급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 협상 결과에 따라 2분기에 충당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이 소속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삼성전자는 노조를 상대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이에 대한 법원 판단은 파업 개시 전인 오는 13~20일 중 나올 전망이다.
투쟁본부의 한 축인 전삼노 집행부는 지난 27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 회장 자택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 회장을 향해 “사태를 해결해야 할 책임자로서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실질적 결정권자 앞에서 직접 외치고 가려진 진실을 세상에 알리겠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파업 우려’ 발언에 항의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며 정부와도 각을 세웠다. 노조는 “민간기업 노사 관계에 대한 불균형한 시각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국가경제를 볼모로 노조를 악마화해 국민 여론을 선동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 장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 “삼성전자의 이익을 경영진과 엔지니어, 근로자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가” 등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노조는 “다가올 지방선거에 대한 정치적 셈법이나 대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의 편향된 시각을 내려놓으라”며 노사정 면담도 요청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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