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물류 마비 풀렸지만 점주 보상 어쩌나…CU 가맹계약서 불평등 논란

노승욱 매경이코노미 기자(inyeon@mk.co.kr) 2026. 4. 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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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로지스·화물연대 협상 타결
BGF리테일 “가맹점 지원책 마련”
하지만 계약서상 ‘손배’ 책임 불분명
점주는 ‘의무’, 본부는 ‘노력’ 비대칭

BGF로지스와 화물연대의 협상이 4월 30일 타결되며 편의점 CU 물류 정상화의 실마리가 풀렸다. 그러나 수주 간 상품 공급 중단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은 CU 점주들은 손해 배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론에 휩싸였다. 가맹 본부인 BGF리테일이 손해 배상 대신 ‘가맹점 지원책’이란 표현을 쓴 데다, 가맹계약서상 본부가 배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조항이 많은 때문이다. 가맹계약서가 점주에겐 의무를, 본부는 권리를 주로 명시해 ‘불평등 계약’ 논란이 인다.

화물연대 파업에 의한 물류 마비로 CU 점주들이 영업에 차질을 빚었지만 불평등한 가맹계약서로 인해 손해 배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 (CU 점주 커뮤니티)
BGF리테일은 화물연대와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지금까지 회사와 가맹점 피해에 대한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과정 등을 거쳐 빠른 시일 내 가맹점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원책’이란 표현이 적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부가 가맹점에 대한 상품 공급 권리를 독점한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 만큼, 계약 위반에 대한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CU 가맹계약서 제18조④항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가맹사업을 경영하는 데 필수적이며, 다른 사업자로부터 구매할 경우 가맹본부의 상표권을 보호하고 상품·용역·설비 등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품목(필수품목)을 반드시 가맹본부 또는 지정된 사업자로부터 구입하도록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점주는 본부가 지정한 채널 외에서 상품을 구매(사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BGF리테일, 상품 공급 독점하지만…‘손해 배상’ 아닌 “가맹점 지원책 마련”
문제는 상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을 때 본부의 책임을 묻는 조항은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것. 매경이코노미가 CU 가맹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점주에 대해선 ‘해야 한다’, ‘금지한다’와 같이 주로 ‘의무’를 강제한 반면, 본부에 대해선 ‘할 수 있다’, ‘노력한다’와 같이 권리를 인정하거나 당위적 역할만 부여하는 수준에 그쳤다.
cu 가맹계약서 일부. 가맹계약서가 점주에겐 의무를, 본부는 권리를 주로 명시해 ‘불평등 계약’ 논란이 인다. (CU 점주 제공)
일례로 제18조(상품 매입, 재고 유지·관리)는 “점주는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표준 상품진열안내서를 기초로 상품의 구색, LAYOUT, 진열 표준화를 가맹본부의 지도에 따라 실행하여야 하며, 결품·상품의 부족·상품의 선도 저하·품질의 저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적의 상품관리를 실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여야 한다’는 강제 표현이다. 제26조(준수사항)에서도 점주는 “가맹본부의 통일성을 해치는 행위 금지”, “CU점 영업 이외의 목적으로 본건 점포를 이용하는 행위 금지” 등 9가지 항목을 ‘금지’ 또는 ‘준수’해야 한다.

반면 본부의 의무는 상당 부분 선언적 수준에 그친다. 영업활동에 대한 본사와 점주의 준수사항을 다루는 제26조①항에서 본부는 “판매기법, 수익창출기법 등 개발을 위한 계속적인 노력”, “경영·영업활동에 대한 조언과 지원을 위한 계속적인 노력을 준수하기로 한다”라고 기재돼 있다. 이는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 ‘노력 의무’다. 이행 여부를 사후에 다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CU점주협의회 “손해 배상 소송 쉽지 않아” 토로
상황이 이렇자 일부 CU 점주들은 본부의 자발적인 배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자조가 흘러나온다. CU점주협의회 측은 점주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복수의 변호사에게 손배소에 대해 자문 받은 결과, 피해액 입증이 쉽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본부와 화물연대는 손배소 관련 수십 건의 소송 경험이 있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본부와 화물연대의 갈등으로 점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음에도 어느 쪽에도 손해 배상을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란 하소연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평등 계약서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문제라며, 상생을 위해 가맹계약서에 본부의 책임 조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강성민 좋은친구들 대표(전 가맹거래사협회장)는 “본부 입장에선 점주 다수와의 계약인 만큼 만일에 대비해 면피 조항을 두고자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점주들에 대한 상생 차원에서 포괄적 책임을 규정하는 조항이라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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