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댓글공작’ 당했다…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때 수상한 급증

유성운 2026. 4. 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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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헤 인근 전망대에서 바라본 후쿠시마 원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김현예 기자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을 결정한 직후 일본 소셜미디어(SNS)에 등장한 어색한 일본어 게시물들이, 중국이 배후로 의심되는 조직적 ‘댓글공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0일 보도했다.


틱톡 등 이용한 中 댓글공작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을 결정하고 이틀 뒤인 2021년 4월 15일, 일본어로 운영된 한 틱톡 계정에 이를 비난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30년 전 중국에서 방사선 피폭 사고를 당한 남성의 사진을 아이콘으로 쓴 이 계정은 닷새에 걸쳐 비슷한 게시글을 올렸다.

여기에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댓글폭탄’이 지원된 건 2개월 후. 일본의 정보 분석 회사 JNI(Japan Nexus Intelligence)의 분석에 따르면 6월 6~9일 사이 각 게시물에 1000건 전후의 ‘좋아요’와 670~700건 정도의 댓글이 달렸고, 부자연스러운 일본어 표현이나 ‘고질라’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했다고 한다.

‘고질라’는 화춘잉(華春瑩) 당시 중국 외교부 보도국장이 2021년 4월 처음 사용한 뒤, 중국 미디어 등이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비난할 때 즐겨 쓴 비유다.

JNI의 조사 결과 댓글 계정들이 자신의 채널에 첫 영상을 올린 날짜는 2021년 7월 9일로 모두 같았다. 6월에 다른 영상에 댓글 폭격을 가한 뒤 한 달여가 지난 뒤 일제히 자기 콘텐트를 올리는 ‘선 댓글, 후 게시물’ 식으로 활동한 것이다. 또한 이 계정들의 셀카 영상에는 동일 인물이 여러 차례 등장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근영 디자이너

타츠구치 나나세(竜口七彩) JNI 수석 애널리스트는 마이니치에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계정들로, 게시물이 확산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활동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히토쓰바시대 이치하라 마이코(市原麻衣子) 교수도 “(게시물이나 댓글의) 일본어가 이상하다. 기계 번역의 가능성이 있다. 타국에 의한 공작의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오픈AI, MS도 “中 댓글공작” 경고


중국발 ‘댓글공작’이 의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4년 4월 보고서에서 ‘Storm-1376’으로 명명한 중국 측 공작 그룹의 활동을 폭로했다. MS에 따르면 175개 웹사이트에서 58개 언어로 활동하고 있는 이 그룹은 일본이 2023년 8월 24일 오염수 해양 방류 전후 이를 비난하는 대규모 활동을 전개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성 평가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도 주요 작업대상국 중 하나였다. 이들은 카카오스토리·티스토리 등 한국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국 내 반대 시위와 일본 정부 비판 콘텐트를 확산하고, 한국어로 된 수백 건의 게시물을 유포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오염수 테러”, “제2의 태평양 전쟁”이라며 방류 결정을 비판한 발언도 활용했다. MS 보고서는 중국 측이 한국 내 분열을 부추기기 위해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의도적으로 확산시켰다고 분석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시작 이틀째인 지난 2023년 8월 25일 오후 충남 서천군 수산물특화시장에서 상인들이 손님 방문을 기다리고 있지만,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오픈AI도 2024년 5월 별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 측 그룹이 인공지능(AI)으로 다국어 문서를 작성해, 일본의 대표적 커뮤니티 플랫폼 ‘아메바 블로그(Ameba Blog)’에 비판적인 게시물을 여러 차례 올렸다고 밝혔다.

또 오픈AI는 올해 2월에도 중국 사법기구와 관련된 한 챗GPT 계정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를 비방하기 위한 다단계 계획 수립과 진행 보고서 편집을 챗GPT에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챗GPT는 해당 요청을 거부했고 오픈AI는 이 계정을 차단했다. 오픈AI는 당시 문제의 계정이 작성·편집을 요청한 내부 보고서에 “중국의 한 성(省)에서만 최소 300명의 운영자가 유사한 작전을 수행 중”이라는 내용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JNI 측은 “X(옛 트위터)의 의심스러운 계정 다수는 삭제되었지만, 틱톡이나 블로그 사이트 등 약 20개 플랫폼에는 계정이 남아있다. 50개의 계정이 남아있는 블로그 사이트도 있다”며 향후 다른 정치적 사안에 재이용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쿄=유성운 특파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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