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염두에 뒀나…李 “노조도 책임 의식 가져야”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이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절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노동자뿐만이 아니라 사용자도 노동자에 대해서 똑같은 생각을 가져야 된다”며 “우리 국민 모두 가족 중에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또 누군가는 사용자가 될 것이고, 또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 15% 배분을 요구하며 다음 달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나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노동자와 사용자, 그리고 국민 모두 공생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가 핵심 사업장의 노사 분규에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삼성전자의 이익이 과연 경영진과 노동자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누리고, (어느 정도를) 미래 세대의 몫으로 남겨 놓을 것인지, 미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이익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인한 산업 현장 재편과 관련해서도 상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대전환으로 노동과 산업현장이 앞으로 근본적인 변화에 노출되게 된다”며 “이런 중차대한 도전을 이겨내려면 상생과 협력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 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하고, 노동자와 노조도 책임 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며 “노동자들 상호 간에 연대의식도 발휘해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지난해까지 ‘근로자의 날’로 불렸던 5월 1일은 올해부터 법정 공휴일인 ‘노동절’이 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부터는 노동절이 노동이라는 정당한 이름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며 “내일 하루는 우리 모두가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함께 공유하고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고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려면 노동시장의 격차 완화가 중요하다“며 “작업 환경 안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산재 사망자 감소하는 등 정책 효과가 조금은 가시화되고 있는데, 현장 감독 강화와 관련 제도 개선에도 여전히 속도를 더 내야 되겠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에서는 정부가 가장 큰 사용자”라며 “정부부터 모범적인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5년 6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서 4월 수출도 전년도 동월 대비 상당한 폭 증가 확실시된다”며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대외 여건이 매우 어렵지만, 우리 경제가 견조한 회복 흐름을 꾸준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미국과 이란 종전 협상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절대로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며“‘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별일 없겠지’ 하는 순간의 방심이 민생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비상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크게 올랐는데, 통상 생산자물가가 크게 오르면 한두 달 뒤에 장바구니 물가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욱더 적극적인 물가안정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과 물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보다 효과적인 방안을 한 번 더 찾아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점매석 같은 반사회적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하게 엄정하게 대응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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