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팩트체크를 바라며 [박휘락의 안보백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왜 자꾸 우리가 외국 군대가 없으면 마치 자체 방위가 어려운 것 같은 불안감을 갖느냐”며 “국가란 국가 스스로 지켜야지 왜 (외국에) 의존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어느 민간 분석기구 발표라면서 우리가 “주한미군을 빼고도 자체 군사력 수준이 세계 5위”라고 말했다.
우선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근간이면서 한미연합사령부(CFC)를 만들어 한국군과 함께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 시 승리를 보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미군을 “외국군”으로 부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6.25 전쟁의 휴전에 합의했어도 북한이 언제 재침할지 불안해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은 싫다는 미국을 압박해 동맹조약을 체결했고 상당수 미군이 주둔해 인계철선(본토 미군이 즉각 참전하도록 하는 장치)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대부분의 학자들은 한미동맹 덕분에 한국이 지금까지 북한의 침략을 억제할 수 있었고, 경제발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외국군”이라면서 우리가 싫어하는 데도 우리를 간섭하기 위해 미군이 주둔하는 것처럼 말한다.
“국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려면 엄청난 국방비를 지출할 각오를 해야 한다. 북한처럼 젊은이의 대부분이 군대에 가서 10년 정도 복무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국가경제 발전도 어렵고, 행복한 국민 생활을 보장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한국, 일본, 나토 등 상당수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미국과 동맹을 맺어 국방비와 국방에 투입되는 노력을 절약한다. 최근 미국이 불평하자 나토국가들은 마지 못해 국방예산을 증가시켜 경제발전과 복지를 위한 투자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불평하고 있다. 동맹은 혼자 방위하는 것보다 효율적이어서 우리가 선택한 것이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는 핵무장을 한 북한과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사용할 목적이 아니라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말은 북핵을 걱정하는 과거 보수정부들의 논리를 비판하기 위해 일부가 만들어낸 말이다.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말한 적도 없고, 북한 수뇌부가 그들의 체제를 불안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북한은 6.25전쟁의 휴전협정이 논의되는 1952년에 이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최근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해 남한을 병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개정된 북한의 핵무력법에는 “령토완정(領土完整)” 즉 남한 영토의 병합이 핵전력의 사명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김정은은 2023년 12월 당 전원회의와 2024년 초 최고인민위원회 회의에서 핵무기를 사용해서라도 남한을 공격 및 병합할 것을 공식적으로 주문했다. 그는 2026년 2월 당대회에서도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 영원한 적”으로 규정하면서 “동족 범주서 영원히 배제”한다고 말했고 핵무력의 “선제공격 사명”과 “한국의 완전 붕괴”를 언급했다.
이러한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핵보복이 가능해야 하는데, 핵무기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세계 최강의 핵무기를 가진 미국의 핵보복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핵우산(nuclear umbrella)라고 한다. 북핵으로부터 우리 스스로 지키고자 한다면 우리도 핵무장은 해야 하는데 이 대통령은 핵무장을 하겠다는 계획인가?
그리고 우리 군사력을 5위로 평가했다고 이 대통령이 언급한 민간기관은 GFP(Global Firepower)이다. 그런데 이 GFP는 어떤 연구기관이 아니다. 웹사이트만 존재한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무위키’에서는 이 웹사이트를 “수치 산정 기준이나 평가자의 정체, 규모나 자문 출처 역시 일체 알려진 바 없는 비공인 엔터테인먼트 계열의 웹사이트 또는 블로그에 가깝다”라고 평가하면서 “이처럼 공신력이 부족해 정보 전달의 목적이나 학술적 목적으로는 인용할 수 없는 출처인데도, 일부 언론 등에서 무분별하게 해당 사이트의 정보를 수용, 재배포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부 한국인들이 그들의 결과를 좋아해 클릭 수를 높여주니 해마다 한국의 군사력 순위를 올려주는 것은 아닐까.
헌법 제 66조 2항에서는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국가안보가 주된 책무이고 그래서 국군통수권자로도 지정돼 있다. 상식적이지만 국가안보의 임무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대통령은 우리 안보와 국방의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냉정하면서도 정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에게 이번 국무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의 팩트체크를 제안한다.
글/ 박휘락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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