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혼자 두지 않겠다는 법안, 학교가 법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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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국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원지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법률 상담과 변호사 선임을 넘어 ‘소송 대리’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
| ⓒ 송민규 |
교실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교과서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를 풀게 하는 것만이 수업은 아니다.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우고, 친구에게 거친 말을 한 학생을 불러 세우고, 복도에서 뛰는 아이를 멈춰 세우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조정하는 일도 모두 학교의 일상이다.
문제는 이 일상이 언제든 민원과 신고, 때로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다. 교사들은 종종 말한다. "요즘은 뭘 해도 조심스럽다"라고. 선생님들의 이 말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다. 생활지도 한마디를 하기 전에도 '혹시 문제가 되지 않을까'를 먼저 떠올려야 하는 현실에서 나온 말이다.
최근 이런 현실과 관련해 눈여겨볼 만한 법안이 발의됐다. 정성국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이 법안은 교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분쟁에 휘말렸을 때, 기존의 법률 상담이나 변호사 선임 지원을 넘어 '소송 대리'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의안은 최근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뿐 아니라 민·형사상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원들이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비교적 분명하다. 교사를 법적 분쟁 앞에 혼자 세워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학교안전공제회 등을 통한 소송비 지원은 가능하지만, 발의안은 그것이 사후적·금전적 지원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종합계획에 포함되는 법률 지원의 범위를 기존의 "법률 상담 및 변호사 선임"에서 "법률 상담, 변호사 선임 및 소송 대리"로 넓히려 한다. 또한 교육감이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가 포함된 법률지원단을 구성·운영하도록 하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교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현장 교사에게 소송은 '비용'보다 '과정'이 더 무섭다
현장 교사로서 이 법안은 분명 반가운 부분이 있다. 교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히 소송비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고를 당하고, 조사를 받고, 진술서를 쓰고, 변호사를 알아보고, 재판 절차를 기다리는 과정 전체가 교사 개인에게는 큰 부담이다. 설령 나중에 무혐의나 무죄가 나오더라도, 그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 교사는 이미 크게 위축된다.
수업 중 말 한마디, 생활지도 한 장면이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은 교실을 방어적으로 만든다. 교육활동 보호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사가 학생을 함부로 대할 권리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는데도 모든 책임을 개인이 홀로 떠안아야 하는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다.
교사는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 공적 업무가 분쟁에 휘말렸을 때 공적 지원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은 교사 개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결국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고, 학교가 교육기관으로 기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도 하다.
다만, 학교가 '맞불 소송'의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조심스럽게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법률 지원과 소송 대리의 상대방이 항상 외부인이거나 악성 민원인인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많은 갈등의 당사자는 학생과 학부모다. 교원을 보호하기 위한 소송 지원이 자칫 학생이나 학부모를 상대로 한 '맞불 소송'처럼 작동한다면, 학교 공동체 안의 갈등은 더 깊어질 수도 있다.
물론 악의적 신고나 무분별한 소송에서 교사를 보호하는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학교는 일반적인 민사 분쟁의 공간과 다르다. 학생은 아직 성장 중인 존재이고, 학부모 역시 자녀 문제 앞에서 큰 불안과 걱정을 느낄 수 있다. 모든 갈등을 법적 대응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교사를 보호하겠다는 제도가 오히려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관계를 더 적대적으로 만들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이 법안이 실제 제도로 이어진다면 중요한 것은 '지원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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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정안은 교육감이 법률지원단을 구성·운영하도록 하고, 교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
| ⓒ 송민규 |
특히 '정당한 교육활동'의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생활지도라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의 판단과 지도를 보호하되, 학교 현장의 복잡한 관계와 학생의 상황을 함께 살피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법률 지원이 또 다른 갈등의 출발점이 아니라, 교육활동을 지키는 안전망으로 작동할 수 있다.
법률 지원이 강화되더라도 학교 안 갈등을 풀어가는 기본 방향은 협력과 소통, 대화에 놓여야 한다. 법적 대응은 교사가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작동하는 안전망이어야지, 모든 갈등을 곧바로 소송으로 옮기는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활동 보호 체계 안에는 사실관계 확인, 학교 차원의 조정, 학생·학부모와의 대화, 교육적 회복을 위한 절차가 함께 포함될 필요가 있다.
특히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교육감과 교육청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법률지원단을 구성·운영하는 주체가 교육감인 만큼, 각 지역의 학교 여건과 갈등 양상, 현장 교사들의 요구를 반영한 세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중앙의 법 개정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역 교육청이 단순한 행정 처리 기관을 넘어 교육활동 보호의 조정자이자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이 교사를 소송 앞에 홀로 두지 않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 동시에 이 제도가 학교를 더 안전한 교육공동체로 만드는 방향으로 다듬어지기를 바란다. 교권 보호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끝이 더 많은 소송이어서는 안 된다. 교사가 교육할 수 있고, 학생도 보호받을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교원지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바탕으로, 현장 교사의 관점에서 교육활동 보호와 학교 공동체의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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