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견디지 말고 싸워라"…여성호르몬 치료, 유방암 위험 크지 않아

박영국 2026. 4. 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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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만 보면 안돼…적극적인 관리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모든 여성에게 찾아오는 ‘폐경’. 생리가 멈추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건강과 삶의 질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신체적 변화가 뒤따른다. 흔히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다’며 참고 견디는 쪽을 택하지만 적극적인 관리로 건강과 삶의 질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효과적인 폐경기 건강 관리는 여성호르몬 치료지만, 여성호르몬이 유방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우려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만이나 음주, 운동부족에 비해 여성호르몬이 유방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의료계의 견해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이승호 교수는 폐경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건강 상 변화’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교수는 “폐경은 난소 기능이 소실되면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는 과정으로 단순히 월경이 멈추는 현상을 넘어 신체 전반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며 “이 시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랴에 따라 이후 건강 상태와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폐경은 일반적으로 50세 전후에 나타나지만, 그 이전 약 40세 전후부터 난소 기능이 점차 저하되면서 ‘폐경이행기’에 접어든다. 이 시기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출혈 양상이 변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1년 이상 월경이 없을 경우 폐경으로 진단한다.

호르몬 변화는 폐경이행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안면홍조 ▲발한 ▲불면 ▲불안감 ▲집중력 저하 ▲우울감 ▲관절통 등이 있으며 개인에 따라 증상의 종류와 강도는 매우 다양한다.

특히 안면홍조는 폐경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갑작스럽게 얼굴과 상체에 열감이 올라오고 땀이 나는 증상이 반복되며, 심한 경우 수면 장애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이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단순히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로 생각하고 넘기지만, 이는 자율신경계 불균형으로 인한 대표적인 폐경 증상”이라며 “폐경 이후에는 비뇨생식기 변화도 흔하게 나타난다.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발생하거나 감염이 반복되는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폐경은 골다공증 위험을 급격히 높이는 중요한 시기다. 여성호르몬은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 이후 이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골밀도가 빠르게 떨어진다. 특히 폐경 전후 약 3년은 골 손실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65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이 약 60% 이상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골다공증은 골절로 이어질 경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생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폐경 관련 증상을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성호르몬 치료다. 폐경 증상의 근본 원인이 여성호르몬 결핍인 만큼, 이를 보충하는 치료가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이다. 안면홍조, 불면 등 증상 완화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과 골절 위험 감소에도 효과가 입증돼 있다.

실제 여성호르몬 치료를 약 5년간 시행한 경우 골절 위험이 약 3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들이 여성호르몬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다. 주된 이유는 유방암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유방암, 자궁내막암, 혈전색전증 등 일부 금기증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이승호 교수는 “과거 일부 연구에서 여성호르몬 장기 복용 시 유방암 위험이 약간 증가한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절대적인 위험도는 크지 않으며 이후 연구에서는 상반된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며 “비만, 음주, 운동 부족 등 다른 위험 요인들과 비교했을 때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미루기보다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여성호르몬이 아닌 식물성 성분의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들 제품은 일부 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여성호르몬 치료에 비해 효과가 제한적이며 골다공증 예방 효과는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폐경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이후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폐경을 단순히 견디는 시기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건강 변화로 인식하고, 필요 시 전문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에는 ‘폐경’ 대신 ‘완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단계로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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