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포장재 확보, 이후는..." 식품업계가 직면한 위기
[유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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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웰푸드 대전공장의 '마가렛트' 생산라인. 앞쪽에 보이는 것이 마가렛트 과자이고 그 뒤로 이를 포장할 '롤'이 쌓여 있다. 제품은 포장까지 끝나야 완성이 된다. |
| ⓒ 유창재 |
29일 오전 10시쯤 공장 정문 옆 경비실에서 출입기록을 작성한 후 직원의 안내를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외부 방문객을 위한 실내화로 갈아 신고 들어선 공장은 깨끗했다. 식품 공장답게 매우 정갈했다. 반짝반짝 빛난다고 해야 할까. 대전공장은 아파트 5층 높이지만 실제 3층 건물이다. 생산설비로 층고가 높았다.
일정하게 들리는 제품 생산 기계 소리를 들으면서 계단으로 오르고 긴 복도를 몇 번이나 지나서야 3층에 있는 생산팀 사무실에 도착. 중동발 국제 원자재 시장 변동이 우리 식품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해줄 현장 관계자를 이곳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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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원 롯데웰푸드 대전공장 생산팀장. |
| ⓒ 유창재 |
최정원 생산팀장의 말이다. 그는 우선 이곳 공장에서 포장재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대전공장에 포장재 하나가 들어오기까지 최소 세 단계 이상을 거친다. 나프타를 롯데케미칼이나 한화케미칼 같은 곳에서 1차 가공하고, 필름 업체가 2차 가공을 한다. 그 다음 인쇄와 롤 가공을 거쳐 이곳 공장으로 들어온다. 이 중 어느 한 곳이라도 흔들리면 전체 공급망이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식품 포장 필름이나 용기 등 주요 포장재의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정은 포장재 공급업체의 생산 단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까지 저희 같은 공장에 수급 자체가 끊긴 것은 아니지만, (포장재) 공급업체들로부터 단가 인상 요청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조 원가 관리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의 출발점은 공장 내부가 아니라 중동이다. 전쟁 이후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흔들리면서 국내 포장재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나프타는 과자·라면 포장지, 음료 용기 등에 사용되는 합성수지의 핵심 원료다. 만약 가격이 오르면 식품기업의 제조원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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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웰푸드 대전공장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청결'이 우선이다. 머리카락 한 올까지 가려야 하는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도 쓰고 바짓단도 묵어야 한다. 외부인은 신발도 공장에서 제공하는 것을 따로 신어야 한다. 사진 왼쪽이 기자이고, 오른쪽이 설명과 안내를 해준 최정원 생산팀장. |
| ⓒ 유창재 |
까다로운 절차에 살짝 긴장됐지만, 고소한 냄새가 코를 즐겁게 한다. 귀로는 자동화 설비가 움직이는 일정한 소리가 리듬처럼 들린다. 긴 벨트 위로 동그란 모양의 반죽이 놓이고, 구워지고, 달걀물이 자동으로 입혀지고, 또 구워지고, 식혀지고, 포장된다. 평소 즐겨 먹는 과자의 생산 과정을 보니 신기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것은 마가렛트, 빼빼로, 카스타드, 그리고 아이스크림 나뚜르 등이다. 하루 24시간, 2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에는 300여 명이 근무한다. 중동 전쟁과 상관없이 평소와 다를 것 없다는 것이 최 팀장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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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웰푸드 대전공장의 '마가렛트' 생산라인. 포장재인 롤이 자동 설비에 걸려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보통 롤 하나가 소진되는데 30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
| ⓒ 유창재 |
과장이 아니다. 대전공장이 하루 사용하는 포장재는 약 500~600롤. 하나당 5~10kg, 하루 사용되는 롤의 총량은 3~4톤에 달한다. 롤 하나가 소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생산라인은 쉴 새 없이 롤을 갈아 끼우며 돌아간다. 생산의 절반은 '포장'이 책임지고 있었다.
현재까지 대전공장은 포장재 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된 적은 없다. 롯데웰푸드는 3월 중동 사태 이후 발주를 늘려 상반기 물량을 확보했다. 물량예측시스템을 통해 필요 소요량만틈 미리 대비했다고 한다.
"6월까지는 확보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그 다음은 불확실하다. 원자재에 대한 인플레이션 경향, 단가 인상의 가능성이 좀 있다. 앞서 현장에서는 '5월 고비설'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곳 대전공장 같은 현장의 문제는 수급보다 '가격'이다. 포장재 제공 업체들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공장 입장에서는 생산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만, 제조원가 부담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생산라인은 멈추지 않았지만 대신 긴장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 팀장에게 6월 이후 포장재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제품 가격 인상이 따라오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포장재 가격만 오른다고 해서 (본사에서) 바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여 제품값을 오르게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버티기'에 가깝다. 원가 상승을 내부에서 흡수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장 관리자들은 체감한다. 생산라인은 평온하지만, 숫자는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이달 초인 8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에 대응해 식품기업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식품업계가 포장재 비용 부담과 함께 원료 수급 불안이라는 이중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원을 약속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 15일 이곳 대전공장을 직접 찾았다. 식품·외식·포장재 업계와 간담회를 가졌으며, 원·부재료 수급 상황과 비용 부담을 점검하고 돌아갔다. 이때 업계는 대체 소재 도입과 포장 경량화 등을 통해 생산 차질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다만 원가 상승 압력이 누적될 경우 대응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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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웰푸드 대전공장에서 생산하는 '카스테라'. 제품 하나씩 포장한 것이 내포지다. 이를 뜯어보면 하나의 내지처럼 보이지만 여러 겹으로 돼 있다. 은색으로 보이는 것이 증착이 된 필름이다. 포장재 제작업체에서 이를 만들어서 대전공장으로 보내온다. 식품 포장재의 경우 제품의 유통기한이라과 안전성이 포장재 스팩에 따라 결정된다. 카스테라는 다른 제품에 비해 수분이 많아 산소 투과도나 투습도에 따라 보존성을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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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과자는 유통기한이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입니다.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드셔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 제품의 보존성입니다. 포장재 재질에 따라 산소 투과도나 습기 차단(투습도)이 맞지 않으면 바로 변질됩니다."
최 팀장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카스타드'처럼 수분이 많은 제품은 더 민감하다. 포장재의 성능이 곧 제품의 안전과 직결된다. 이어진 그의 말은 단오했다.
"친환경도 중요하지만, 보존성이 확보돼야 합니다.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할 때 이런 스팩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연구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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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광역시 대덕구 산업단지에 있는 롯데웰푸드㈜ 대전공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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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하나를 감싸는 얇은 필름. 그 뒤에는 나프타, 석유화학 기업, 필름 가공업체, 인쇄업체로 이어지는 긴 공급망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시작점이 흔들리고 있다. 다만 지금의 안정은 더 많은 변수 위에서 위태롭게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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