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휴대폰 공개 후 쏟아진 문자 내용에 놀라...아들딸 위해 투표 호소"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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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지난 29일 수성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전 총리는 대구시민들의 절박함이 자신을 불러냈다고 말한다. |
| ⓒ 조정훈 |
오는 6.3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출마선언 후 약 한 달 동안 시민들을 만나면서 "대구의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다고 했다.
지난 29일 대구 수성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부겸 후보는 "이번에는 제발 허망한 명분론에 사로잡히지 말고 우리 아들딸들을 위해 대구가 뭘 먹고 살건가 그런 이익의 관점에서 투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30년 동안 찍었던 정당을 바꾼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대구의 변화를 위해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출마하면서 공개한 휴대폰으로 온 가장 많은 문자메시지는 지역 청년들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33년째 GRDP(지역내총생산)가 전국 최하위이고 청년들이 매년 1만 명 가까이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청년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사업주도 버틸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당선되면 '대구경북(TK) 행정통합'에 가장 먼저 나서겠다고 했다. 통합하면 정부로부터 연 5조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되는데, 그 돈이 지역 숙원사업과 기업을 유치하는 데 쓸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TK신공항 이전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1조 원의 예산을 받아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김 후보가 말한 선물 보따리를 막상 풀어보니 맹탕이더라"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1조 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라며 "지역의 숙원사업인데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마중물조차 가져오지 못했나"라고 맞받았다. 그만큼 지역 현안 사업을 풀 자신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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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지난 29일 수성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전 총리는 대구시민들의 절박함이 자신을 불러냈다고 말한다. |
| ⓒ 조정훈 |
"겉으로 보면 분노 같지만 절박함이 보인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마음이다. 자식들이 떠나고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30년 동안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내가 4번 출마했으니까 아는 분들은 좀 있다. '아는 괜찮은데 옷이 마음에 안 든다'는 분들이 확실히 좀 마음을 열고 '이렇게 하면 안되지 않겠나' 하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허망한 명분론에 사로잡히지 말고 우리 아들딸들을 위해, 내가 뭘 먹고 살건가 그런 이익의 관점에서 투표해 주세요 하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것은 30년 동안 찍던 방법을 바꾼다는 게 쉽지 않다. 이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후 가장 많이 온 문자메시지가 '최저임금' 관련이라고 들었다. 어떤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가?
"솔직히 많이 놀랐다. 최저임금은 법으로 보장된 최소 기준인데 대구 청년들이 그 기본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누가 잘못했느냐'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청년의 권리문제이면서 지역 경기 침체, 저성장,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이 함께 얽힌 구조적 문제다.
시장에 당선된다면 대구시와 대구지방노동청이 함께 정확한 실태 조사부터 하도록 하겠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청년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사업주도 버틸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세제 지원과 비용 지원, 인센티브 방식을 검토하고 청년의 권리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지키는 방향으로 풀겠다."
- TK행정통합을 강조했는데 연 5조 원의 정부 지원을 이유로 밀어붙여도 될까? 통합단체장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지역에서도 과연 효과가 있을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지역 예산이 늘어나면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이 돈이 중요한 것은 '꼬리표'가 붙지 않는 것이다. 지역에서 꼭 필요하거나 발전해야 될 부분에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어서 매력이 있다. 통합이 되면 TK가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산업의 유기적인 배치 등을 고민해야 하는데 1년에 5조 원은 큰 돈이다. 경북 북부 지역이 느끼는 소외감 같은 부분들을 해소하는 데도 투자할 수 있고 신공항 이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역 내에서의 어떤 성장의 잠재력, 공간의 재배치, 그 다음에 행정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이 가능하고 대기업 유치를 하면서 한 10년 이상 지방세를 면제해 준다든지 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줄 수도 있다. 경북도지사에 출마한 오중기 후보나 이철우 후보,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도 저와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 TK신공항 추진 방안으로 중앙 정부 예산 1조 원으로 마중물을 만들겠다고 했다. 규모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는데?
"1조 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오히려 묻고 싶다. 지역의 숙원사업인데도 왜 지금까지 제대로 된 마중물조차 가져오지 못했나? 지난 정부에서 기재부가 반대했다고 앞으로도 같은 태도를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통합신공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저의 공약은 중앙당 공약으로도 채택됐다.
그동안 부지가 확정된 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 군위 군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고 K2 공항 인근 주민들은 소음 피해를 계속 감내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다. 국민의 불편과 피해를 줄이고 지역의 미래 인프라를 만드는 데 재정을 쓰는 것이야말로 재정의 원칙이다."
- '박정희 컨벤션센터' 등의 공약을 두고 '박정희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막상 시민들은 박정희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공약이 필요하지 않나?
"청년들이 박정희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세대별, 정치성향 별로 평가가 다를 수는 있다. 다만 과거를 미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산업화의 성취와 민주화의 가치를 균형 있게 보고 그 경험을 대구의 미래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대구는 산업화의 자산도 있고 민주주의의 자산도 있는 도시다. 둘 다 대구의 미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다만 박정희 동상 관련 재판은 설치 권한, 관리 권한, 부지 사용 등 법적 쟁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이 된다면 재판 결과를 존중하고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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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지난 29일 수성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전 총리는 대구시민들의 절박함이 자신을 불러냈다고 말한다. |
| ⓒ 조정훈 |
"대구는 전통적으로 상인의 도시였지만 그 상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골목상권에 돈이 돌게 해야 한다. 대구로페이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뉴트로 상권 벨트 조성 같은 정책을 통해 시민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되도록 만들겠다. 다음으로 폐업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을 강화하겠다. 폐업 정리, 채무 상담, 재창업 교육, 업종 전환, 일자리 연계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원스톱 재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넘어진 사람도 다시 당당히 일어설 수 있도록 기회가 있는 대구를 만들겠다."
- 대구의 부동산 문제도 심각하다. 미분양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데 해결 방법은 있나?
"저도 전문가들을 좀 만나고 조언도 들었다. 저렇게 놔두면 시장은 더 왜곡된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유동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리츠(REITs) 같은 금융 구조를 활용해서 미분양 물량을 흡수하고 임대로 전환환 뒤 일정 기간 운영하고 다시 분양하는 방식이 있다. 이렇게 해야 시장이 숨을 쉰다. 지자체가 직접 개입하기에는 재산권 문제가 얽혀 있어 조심해야 하지만 금융·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
- 대구는 관광도시로서는 매력적인 도시가 아니다. 지나가는 도시이지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는 말도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약은 무엇인가?
"관광업에 종사하는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조직들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몇 년 동안 무너졌다고 한다. 그걸 빨리 복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기본적으로는 자연이나 역사유적을 스토리텔링으로 결합해 우리의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력이 없는 도시가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 도시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팔공산, 근대골목, 삼성상회 등 다양한 자산을 스토리로 엮어야 한다. 몇 년 전에 외국인 손님들이랑 팔공산에 간 적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뷰티풀(Beautiful), 원더풀(Wonderful)' 하더라.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게 놀랍다고 한다. 외국에 가보면 크게 볼거리가 없다. 그렇지만 스토리를 입혀서 관광객들이 오게 만든다. 대구도 그렇게 해야 한다. 단순히 스쳐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르고 싶은 도시, 또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해 기름값도 많이 올랐다. 재생에너지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후보의 생각은 무엇인가?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것은 국가정책이다. 대기업이든 중소·중견기업이든 RE100을 도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수출길도 막히게 된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점차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대구는 공간 제약이 있지만 신규 건축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발굴해 나가겠다. 햇빛발전협동조합 같은 방식을 많이 도입하려고 한다. 행정으로 강제로 밀어붙일 건 아니지만 이런 방식으로 사회 전체 분위기가 재생에너지를 친화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
- 시장이 된다면 시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산이 많이 투입돼야 하는 현안도 있지만 의외로 조금만 공직자나 대구시가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면 고칠 수 있는 부분도 많은 것 같다. 내 생활의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주는 시장이 될 것이다. 공직자들이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주민 밀착형, 주민 요구에 대한 응답형 그런 행정을 하겠다. 대구시민들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정치적, 행정적 효능감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
-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경제통이라며 대구 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한다. 추 후보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 대구에 필요한 시장은 단순한 경제 관료가 아니다. 중앙정부를 움직이고 여당의 힘을 끌어내고 대구의 숙원 사업을 실제로 풀어낼 수 있는 시장이다. 대구는 신공항, 산업 대전환, 행정통합, 청년 일자리, 골목상권 회복이라는 큰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예산을 가져오고 중앙 부처를 움직이고 국회와 조율하고 당정의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선이 대구로 향하고 대구의 목소리가 중앙에서 크게 들려야 한다. 선거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시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하겠다. 남은 시간 부지런하고 겸손하게 시민을 만나고 대구의 미래를 놓고 진심으로 승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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