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핀테크-금융사’ 연결 핵심은 PoC…“스파크는 그 안에서 튄다”

손지연 2026. 4. 3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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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핀테크 지원 방식 개편 방향 제시
실증 통해 협업→투자 연결 구조 형성
“단순 네트워킹 넘어 사업화 연결 기반 다져야”
29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핀테크, 연결의 장’ 상담매칭에서 금융회사·VC·정책지원기관 11곳과 핀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1대1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PoC를 해봐야 이게 실제로 필요한지, 우리가 생각하던 것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습니다.”

29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핀테크, 연결의 장’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다.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가 마주 앉은 이날 현장에선 PoC(개념검증·Proof of Concept,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단계)가 사업화의 핵심 관문으로 지목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행사를 열고 핀테크 지원 방식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단순 창업 지원이나 네트워킹을 넘어 금융회사와의 실증, 투자 연계, 정책금융 지원까지 연결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만난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 관계자들은 사업화의 핵심 기준으로 ‘실제 금융회사에서 쓰일 수 있는 기술인지’, ‘PoC가 가능한지’ 여부를 공통으로 꼽았다.

핀테크 기업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금융회사에서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 관문으로 작용한단 설명이다.

PoC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실패와 수정 경험이 쌓이고, 일부는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행사장에선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 및 투자기관 등이 참여한 1대 1 상담세션이 진행됐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진 세션에서는 총 115건가량의 활발한 상담이 이어졌다.

이중 일부는 실제 협업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실무 논의도 전개됐다.

신한금융지주 상담을 받은 김경진 루모스 대표는 “핀테크 스타트업은 PoC 기회를 한 번이라도 잡는 게 중요하다”며 “직접 해봐야 실제 필요한지, 우리가 생각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해당 산업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또 금융기관은 스타트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서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 간극을 좁히는 PoC 경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에는 효과가 제한적으로 보이는 PoC여도 반복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치는 지점이 나오고 그 속에서 스파크가 튄다”며 “그 출발을 만들기 위해선 금융기관이 먼저 기회를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9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핀테크, 연결의 장’ 상담장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매칭 상담중인 핀테크 기업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금융위원회

또 “금융위 주재의 이 같은 행사는 평소 만나기 어려운 금융회사 실무자들과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짧은 대화라도 실제 사업 연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금융회사들도 PoC 중심 협업 구조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박경택 KB금융지주 이노베이션허브Unit 차장은 “PoC를 더 많이 시도해볼 수 있도록 돕는 데 투자의 관점을 두고 있다”며 “금융사 내부에서 만들기 어려운 혁신 기술의 경우 핀테크 기업의 기술을 통해 검증해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승재 신한벤처투자 신한퓨처스랩 팀장도 “오픈이노베이션과 투자를 하나로 묶어 운영 중”이라며 “투자와 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을 선별해 연결한다”고 했다.

신한은 그룹사 수요를 먼저 정리한 뒤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을 매칭하고, 수요가 맞지 않더라도 제안서를 받아 내부 부서에 역제안하는 방식으로 협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핀테크 기업과 투자기관 간 협업 사례도 소개됐다.

캐노피는 근로자가 일한 만큼의 급여를 월급날 이전에 인출할 수 있는 급여 선지급 서비스(EWA)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개최한 ‘핀테크, 연결의 장’ 행사에서 핀테크 기업과 예비 창업자, 금융회사, 투자기관, 정책금융기관 등과 성공적 협력 사례를 공유했다.ⓒ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핀테크 혁신펀드 운용사인 마젤란기술투자는 핀테크 보육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캐노피를 발굴해 15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진행했다.

이인후 캐노피 대표는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 참가 당시 일본 오사카·시부야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부스를 찾아와 협업 논의가 시작됐다”며 “이를 계기로 일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PoC 수요를 뒷받침할 제도로는 ‘위탁테스트’ 활용 필요성이 언급됐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 관계자는 “금융회사 데이터를 활용해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탁테스트 제도를 적극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들은 이런 만남이 실제 협업과 매출, 투자로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연결’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PoC 이후 금융회사 내부 도입이나 추가 계약으로 연결되는 경로가 명확해져야 한다는 견해다.

행사 종료 후 만난 한 핀테크 대표는 “이전에는 이런 자리가 형식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형식에 더해 내용의 깊이가 점점 더해지는 단계가 됐다”며 “단순 네트워킹을 넘어 실제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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