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피부색 컨트롤”…강미나가 증명한 ‘배우의 자격’ [쿠키인터뷰]

이제 확실히 ‘배우’ 강미나(27)다. 그룹 아이오아이, 구구단을 거쳐 연기자로 전향한 뒤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더니 지난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로 방점을 찍었다. 극중 임나리 역을 맡은 그는 마냥 애정이 고팠던 소녀가 악령 권시원(최주은)과 동화되며 흑화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치밀하다’는 표현이 적확했다. 29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5부부터 나리가 시원이한테 잠식되는데 시원인지 나리인지 헷갈리게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포인트였다”며 “신마다 감독님한테 나리와 시원이가 각각 몇 퍼센트인지 여쭤보고 비율을 조절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임나리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비밀 연애 중인 김건우(백선호)와 유세아(전소영) 앞에서 김건우를 좋아한다고 고백해 긴장감을 불어넣고, 술에 취해 애플리케이션 기리고에 최형욱(이효제)을 죽여달라고 빌면서 비극의 시작에 일조한다. 강미나는 이러한 캐릭터를 다채로운 표정으로 더욱 강렬하게 구현했다. 그는 “제가 봐도 셌다. 제가 연기했다 보니 안쓰럽고 안타깝긴 한데 형욱이한테 서슴없이 말할 때 정말 못됐더라”고 자평했다. 이어 “사실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조금 나쁘게 나왔어. 괜찮아?’라고 물어보시더라. 저는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뜻이니까 너무 좋다고 했는데 ‘좀 많이 못됐어’ 하시는 거다. 그때부터 조금 걱정은 됐다”며 웃었다.

강미나는 자신이 대본을 읽을 때 느꼈던 혼란스러운 감정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길 바랐다. 그리고 스스로 소원을 이뤘다. 극 중후반부터 임나리는 기리고 제작자이자 가장 강력하고 악독한 빌런 권시원에 빙의된 상태로 묘사되지만,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단정할 수 없는 순간도 계속된다. 임나리가 입술을 물어뜯는 장면, 유세아의 팔찌를 끊는 신이 대표적이다. 강미나는 “권시원이 입술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는데 이게 6부에 나온다. 이 장면 촬영을 먼저 한 뒤 5부 화장실 신을 찍는데 감독님이 (권시원과) 똑같이 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시원이가 들어온 거다. 영상을 보고 손가락 위치까지 똑같이 해서 촬영했다. 시원이로서 세아의 팔찌를 끊을 땐 감독님이 눈 속에는 살려달라고 말하는 슬픔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파워풀 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임나리가 양희진(심수빈)의 차 보닛에 올라 입간판으로 앞유리를 박살 내는 신이 인상적이다. 강미나는 당시 촬영 시기가 겹쳤던 드라마 ‘트웰브’를 언급하며 “오히려 액션이 편했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입간판이 안전하긴 했지만 무거웠다. 고등학생 여자애인데 비현실적이지 않나. 시원이가 살짝 들어왔다고 생각했다”며 “평소 앞유리를 부술 일이 없으니까 즐기면서 했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배우가 다 된 강미나지만 그의 출발점은 누가 뭐래도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그룹 아이오아이다. 데뷔 10주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시 뭉친 아이오아이는 오는 5월19일 세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하고 같은 달 29일부터 투어를 시작한다. 해체 약 9년 만이다. 그러나 강미나는 참여하지 않는다. 연기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아쉬울 수 있는 선택이지만 ‘기리고’에서 펼친 그의 호연을 본다면 납득할 수밖에 없다. 그는 “완전체로 재결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팬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저 역시 무대에 언제 설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쉽다. 하지만 예정된 차기작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캐릭터의 이중적인 면을 연기하고 이야기 전체를 놓고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할지 계산하는 작품도 처음이었다”며 “연기는 참 어려운 과제인데 수행하면 또 재밌다.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설명하면서 에너지가 높아지는 걸 느낀다. 그럴 때마다 ‘내가 진짜 연기를 많이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진심을 전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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