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의 산·들·계곡… 여덟 개 뿔 넘어 일곱 보석 찾는다
톱니바퀴 암봉 품은 옥계 비경
최고 조망 7봉 인근 멋진 미인송
핑크빛 복사꽃마을 ‘무릉도원’
솔향 가득 칠보산 아래 인량마을

경북 영덕은 동해안 64㎞의 맑고 푸른 바다뿐 아니라 팔각산과 칠보산, 옥계계곡 등 명산 절경이 어우러진 고장이다. ‘덕이 가득한 지역’이란 의미가 담긴 영덕(盈德)은 이름처럼 자연의 덕이 넘치는 풍요의 땅이다.
달산면 팔각산(628m)은 뾰족한 봉우리가 8개의 뿔을 닮아 이름을 얻었다. 톱니바퀴를 깎아 세운 듯한 여덟 암봉 아래 옥계계곡의 비경을 품고 있다. 산행은 팔각산 주차장에서 출발해 오른쪽 ‘등산로’ 안내판을 거쳐 시계 반대 방향으로 능선을 돌아 왼쪽 ‘하산로’로 내려온다. 성벽을 걷는 듯 양쪽을 깎아 세운 바윗길을 지난다. 안전로프와 난간을 붙잡고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한다.

최고의 조망 명소는 7봉 전망대다. 옥계계곡 바닥에서 치솟은 능선을 따라 기암들이 우뚝 솟아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오른쪽 끝에 2봉이 보이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하늘을 찌를 듯 도열한 3·4·5·6봉 뒤로 멀리 쪽빛 동해가 펼쳐진다. 그 오른쪽으로 바데산이 우뚝하다. 7봉 인근 비스듬히 누운 미인송도 멋지다.
산 아래 옥계리에서 경북 포항 내연산 향로봉에서 발원한 하옥천과 청송 주왕산면 내룡리에서 발원해 팔각산을 휘감으며 흐르는 가천이 만난다. 그 옥계계곡에 침수정이 있다. 침수는 돌을 베개 삼고 물로 양치질한다는 뜻의 침석수류에서 따왔다. 자연을 벗 삼아 욕심 없이 유유자적한다는 의미다. 17세기 초 이곳에 은거한 손성을이 학소대, 삼귀암, 병풍석, 진주암, 일월봉, 팔각봉, 세심대, 탁영대 등 빼어난 절경 37곳을 찾아 이름을 붙였다. 침수정 아래를 굽이쳐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은 50여개의 작은 내와 어우러져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을 이룬다. 오십천은 지품면 북서쪽 끝 기사리의 주왕산국립공원 내에서 발원해 지품면을 관통한 뒤 영덕 읍내 외곽을 거쳐 강구항으로 흘러든다.

오십천변 지품면 삼화리는 복사꽃마을이다. 복사꽃은 화려한 색과 은은한 향기로 사람들의 넋을 쏙 빼놓으며 봄의 절정을 이룬다. 4월 중순이면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면서 무릉도원을 이룬다.

지품면 일대에 복숭아밭은 아픈 사연을 품고 있다. 1959년 태풍 사라호가 상륙했을 때 오십천이 범람했다. 비옥한 땅이 자갈과 토사가 가득한 척박한 땅으로 바뀌었다. 폐허의 절망 속에서 주민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고심 끝에 자갈밭에서도 잘 자라는 복숭아의 특성에 주목해 복숭아밭을 일궜다. 지난해 경북 대형 산불로 큰 화를 입었지만 복숭아나무는 여전히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해는 산불 영향으로, 올해는 6월 지방선거 때문에 축제가 취소됐다.
바로 옆 오천리에는 오천솔밭이 있다. 물줄기가 절벽을 만나 커다랗게 휘어진 곳에 자리한다. 1428년쯤 마을을 개척한 야은 배담의 후손들이 조성한 솔밭이다. 솔밭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원지가 됐고 지금은 식수대, 화장실, 샤워실, 매점, 주차장 시설을 갖춘 캠핑장으로 이름나 있다.
오십천은 황금은어로도 유명하다. 아가미 뒤쪽 황금빛 문양이 다른 지역 은어보다 진하고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맑은 오십천에서 자라 비린내 없이 맛이 담백하다.

영덕 북쪽의 명산은 병곡면 금곡리 칠보산(810m)이다. 철·구리·산삼·더덕·황기·돌이끼·멧돼지라는 일곱 가지 보배로운 것이 있다 해 이름 붙은 산이다. 정상에 서면 고래불해수욕장, 명사십리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칠보산 산행 초입인 금곡3리 가는 길에 개구리 바위를 만난다. 안내판에 ‘옛날 마을을 지키는 개구리 입 모양의 바위가 있었는데 산길을 내려고 사람들이 바위를 깨뜨리니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며 천둥과 벼락이 쳐 급히 바위를 붙여 놓았다고 한다. 외딴 산중 밤길에도 이 바위만 지나면 산짐승들이 따라오지 않아 영험한 바위로 불린다’고 적혀 있다.
칠보산 동남쪽 기슭에 ‘칠보산자연휴양림’이 있다. 동해를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산림 공간이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거닐면 상쾌한 솔향이 마음을 채운다. 숲속체험 프로그램과 소나무 목재문화체험교실도 운영 중이다.
칠보산 남쪽 창수면에 집성촌 인량전통마을이 있다. 고려 시대부터 훌륭한 인물과 석학을 많이 배출한 명당으로 꼽힌다. 1400년대부터 1700년대 사이 건축된 전통 고가 20여채가 모여 있다. 삼백당, 용암종택, 오봉종택, 소호종택, 충효당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팔각산 1봉→8봉 일방통행… ‘진상품’ 황금은어·‘성인병 예방’ 복숭아

승용차를 이용해 경북 영덕 팔각산으로 간다면 달산면 팔각산로 737 팔각산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검색하면 된다. 산장 옆에 대형 무료 주차장이 있다. 팔각산 산행은 일방통행으로 진행된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108계단~안부 갈림길~1봉~2봉~버지기굴~4봉~5봉~6봉~7봉~팔각산 정상~삼거리를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거리는 약 4.4㎞이며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칠보산은 동해안 7번 국도에서 5㎞쯤 들어가야 한다. 칠보산자연휴양림과 금곡3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데 각각 7.2㎞·4시간 남짓, 5.9㎞·2시간50분 정도 걸린다.
영덕 오십천에서 나는 황금은어는 수라상에 진상하던 진귀한 특산물이다. 바다빙엇과에 속하는 일년생 어종으로, 수박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영덕 복숭아는 사질토에서 풍부한 일조량을 받고 여물어 각종 비타민이 많고 당도가 뛰어나다. 비타민C가 풍부해 피부 미용 및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영덕=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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