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썩이는 집값… “급매물 이미 바닥, 급한건 사려는 사람”
“상황 끝났다”…이전 시세 회복
삼전닉스 성과급으로도 못 사
“강북에서도 증여로 돌아설 것”
업계, 5월9일 이후 거래절벽 전망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달 9일부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다고 밝힌 지 3개월여가 지났다. 그간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최상급지 집값 오름세가 주춤했지만 갈수록 효과가 무뎌지는 추세다. 외곽과 최상급지 집값이 따로 놀면서 서울 전체 집값은 아직 우상향하고 있다.
국민일보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사실상 거래가 가능한 마지막 주인 27일부터 29일까지 강남3구와 용산구 부동산 시장을 탐문했다. 이달 초 정부가 급매물을 유도하려 중과 유예 종료 당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예외를 허용했지만, 직접 둘러본 현장은 정부 기대와 거리가 있었다.
국민일보가 돌아본 서울 최상급지 분위기를 요약하면 ‘한산하다’에 가까웠다. 27일 찾은 용산구 동부 이촌동 단지 앞 중개업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단지 가격은 20억원대인 구축부터 50억원대인 비교적 신축까지 형성되어 있다. 한강을 북쪽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오래된 부촌이다.
오후 일과 끝이 가까웠지만 업자는 하루종일 전화가 한 통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뒤 급매 거래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런 건 대부분 지난달에 상황이 끝났다”고 말했다.
몸이 달은 건 오히려 매수자들에 가깝다. 중개업자들은 다음달 9일이 가까울수록 급매가 쏟아진다는 기대에 새로 매수 문의를 하는 이들이 꽤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대하는 가격과 호가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분위기다.
28일 만난 서초구 잠원동의 한 업자는 “(새 매수 문의자들은) 이미 낮춘 금액에서 2억~3억원을 더 깎으려 한다. 그렇게 나오면 매도자들은 ‘그럴 거면 그냥 안 판다’고 해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손해를 봤으면 봤지 그런 사람들한텐 매매 안 한다는 거다. 일종의 자존심 문제”라고 부연했다.
국내 최고 자산가들이 모인 강남구 압구정동과 용산구 한남동 분위기도 비슷했다. 압구정동에는 서울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아파트, 한남동에는 최고가 하이엔드 단지로 유명한 나인원한남, 한남더힐이 있다. 100억원 넘는 집이 즐비한 단지다.
압구정동의 한 업자는 “막판에 매수자들이 압박하면 싸게 살 줄 알았겠지만 (지금 문의하는 사람들은) 한 발 늦은 것”이라고 했다. 한남동의 업자도 “여기 사람들은 세금이 무서워 ‘빨리 팔래’ 하는 수준의 자산가가 아니다”라며 “막판에 급히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송파구는 수치상 그나마 다른 최상급지에 비해 거래가 이뤄진 지역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여기서도 거래가 많은 건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다. 다만 28일 인근 중개소는 오후 일과시간에도 북적이진 않았다. 10곳 중 2~3곳 꼴로 손님이 앉아 상담 중이었다.
이곳 중개업자들 역시 시세 1억~2억 낮춘 급매물은 팔린 지 오래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는 이전 시세를 거의 회복한 매물이 간간이 거래되는 정도다. 한 업자는 “25평 매물이 26억원대까지 내려왔다가 요즘 27억~28억5000만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최근 수억원대 성과급으로 화제가 된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 직원들이 집을 보러 오진 않았냐고 묻자 한 업자는 의아해하는 기색이었다. 그는 “(이 지역은) 주택담보대출도 2억원밖에 안 나오는데 성과급 보탠다고 30억원짜리 집을 어찌 사느냐”며 “여기 집 사는 사람들은 대출 금리가 더 싸니 그걸 받고 여유자금은 놔둔다. 그걸로 주식을 굴리더라”고 전했다.
둘러본 지역 중 막판 거래가 가장 바빠 보인 건 서초구 반포동이었다. 28일 찾은 이 지역 중개업체들은 비교적 전화가 끊이지 않고 울렸다. 대부분 최상급지에서 거래가 지지부진한 와중에 이 지역 중개업자들은 거래가 최소 예년 수준으로는 이뤄지는 편이라고 했다.
29일 국민일보가 분석한 새올전자민원창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중 지난달 대비 이달 토지거래허가제 신청 건 증가폭이 가장 높았던 것도 35.79% 오른 서초구였다. 신고건수의 절대값은 전월 대비 13.26% 오른 송파구가 649건으로 최상급지 중 가장 많았다.
다만 한 중개업자는 “타 지역에서 온 매수자들이 사들인 매물 상당수는 인근에서 가장 입지가 나쁘고 연식이 오래된, 싼 매물”이라고 했다. 서울 대표 부촌에 입성하고 싶다는 목표가 우선이기에 가격이 떨어진 것만 보고 사들일 뿐 다른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정부가 다음달 9일 토허제 신청분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를 해준 게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등기 마감기한인 9월 9일은 그대로인데 토지거래허가를 받는 데만 한 달이 걸려 매수자가 잔금을 치르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 지역 중개업자들은 다음달 9일 이후 한동안 ‘거래절벽’이 닥칠 것이라고 봤다. 송파구 한 중개업자는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다주택자들이 증여로 돌아서지 않겠나”고 했다. 그는 “임대사업자까지 없어지면 임차인들은 이사를 가거나 전세보증금 혹은 월세를 올리고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효석 정진영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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