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감 더했다지만… 사라진 판타지만큼 매력 잃은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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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헛것을 보는 건가."
20년 만에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앤디(앤 해서웨이)를 마주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는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그 벅찬 반가움은 이 영화를 사랑해 마지않는 관객들도 다르지 않을 터다.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편집장 미란다와 말단 비서 앤디, 앤디의 사수였던 에밀리가 20년 만에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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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개봉
반가운 주역들… 캐릭터는 달라져
위기 맞은 패션지 둘러싼 이야기

“내가 지금 헛것을 보는 건가.”
20년 만에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앤디(앤 해서웨이)를 마주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는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그 벅찬 반가움은 이 영화를 사랑해 마지않는 관객들도 다르지 않을 터다. 패션계를 다룬 수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가 속편으로 돌아왔다. 전작의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는 사실만으로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국내 예매 관객 수만 19만명에 달했다.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편집장 미란다와 말단 비서 앤디, 앤디의 사수였던 에밀리가 20년 만에 재회했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29일 개봉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인쇄 매체가 쇠퇴하고 온라인 위주로 변화한 환경 속에서 런웨이가 존폐 위기를 맞은 상황을 다룬다.
여전히 편집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란다는 자신이 평생을 바친 런웨이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분투한다. 본래 꿈꿨던 대로 유능한 탐사 보도 기자가 됐으나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당한 앤디는 위기 대응을 담당하는 기획 에디터로서 런웨이에 복귀한다. 다시 ‘한 팀’이 된 두 사람은 럭셔리 브랜드 임원이 된 에밀리를 찾아가 을의 위치에서 요구사항을 듣는다.
겉보기에 화려하지만 이면은 치열하고 혹독한 패션계 현실을 다뤄 센세이셔널한 반향을 일으킨 전작과 달리 2편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주제 의식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사회 초년생의 성장 서사 대신 밥벌이를 위해 살아가는 원숙한 사회인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현실감이 더해진 반면 뭇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했던 작품 본연의 매력은 퇴색됐다.

가장 아쉬운 지점은 미란다 캐릭터의 붕괴다. 패션계 마녀로 불릴 정도로 단단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그가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다소 처량하게 그려진다. 가령 과거 비서에게 냅다 던지던 코트를 주섬주섬 직접 정리하고 상사와 광고주 눈치를 보며 찍소리도 못한다. 관객이 그리워한 미란다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커리어 변화를 겪는 중년의 모습을 통해 현실적 공감을 자아내고자 했다는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의 의도는 명백히 빗나갔다. 변함없이 미란다의 곁을 지키는 디렉터 나이젤(스탠리 투치)의 존재가 그나마 위안으로 남을 뿐이다.
패션 영화답게 앤디가 47벌의 의상을 소화하는 등 의상에 공을 들였으나 전작만큼의 황홀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다. 중국인 비하 표현인 ‘칭총’과 발음이 유사해 개봉 전부터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아시아계 직원 ‘진 차오’ 캐릭터는 낡은 관념의 답습으로 보인다. 끝내 자본으로 정리되는 안일한 결말은 1편에서 제 길 가는 앤디를 멀찍이 바라보던 미란다의 미소와 같은 여운을 주지 않는다.
중국계 미국 배우 루시 리우, 톱모델 하이디 클룸 등 화려한 특별출연 라인업은 보는 재미를 준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등장이 하이라이트다. 미란다와의 짧은 대화에 이은 패션쇼 무대가 선물처럼 펼쳐진다. 러닝타임 119분, 12세 관람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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