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ERICA·KIST, 체온으로 전기 만드는 ‘섬유형 열전발전기’ 개발

한양대학교 ERICA 에너지바이오학과 장광석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정원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의 체온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섬유 형태의 열전발전기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무기 기반 열전 소자의 단단한 특성을 극복하고, 실제 착용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함을 입증하여 차세대 웨어러블 전원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열전발전기는 온도 차이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기술로, 별도의 배터리 없이도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어 자가 구동 센서나 웨어러블 기기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의 기술은 대부분 딱딱한 무기 소재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인체의 곡면에 밀착하기 어렵고, 반복적인 움직임에 쉽게 파손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면사(cotton yarn)에 주목하여, 섬유 구조 자체를 열전소자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
연구팀은 유연하면서도 열전 성능이 뛰어난 은 셀레나이드(Ag2Se)를 면사에 균일하게 코팅하여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섬유형 열전발전기를 구현했다. 특히 고온 공정 대신 용액 기반 공정을 적용함으로써 제작 과정을 단순화하고 대량 생산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렇게 개발된 열전 섬유는 무기 소재 특유의 깨지기 쉬운 성질을 극복하여, 5,000회 이상의 반복적인 굽힘 테스트 후에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전력 생산 능력을 유지하는 탁월한 내구성을 보였다.
실제로 연구팀은 개발된 섬유를 이용해 손목에 착용 가능한 발전기를 제작하여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일상적인 활동 환경에서도 체온과 주변 공기의 온도 차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전력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착용자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공기 흐름이 열 전달을 촉진해 발전 효율이 더욱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는 인체의 활동 자체가 발전 성능을 높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결과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핵심은 구조적 설계의 최적화에 있다. 기존의 평면형 소자와 달리 섬유 기반의 입체 구조를 적용함으로써 인체와 외부 공기 사이의 온도 차이를 극대화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구조적 이점 덕분에 복잡한 추가 장치 없이도 실제 생활 환경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수확이 가능해졌다.
한양대 ERICA 장광석 교수는 “이번 기술은 배터리 교체가 어려운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자가 구동 시스템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자가발전 센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dvanced Fiber Materials』 2026년 6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해당 논문
「Wearable Inorganic Yarn Thermoelectric Generator Based on Solution‑Processed Silver Selenide」
에는 한양대 ERICA 박우민 박사가 제1저자로, 한양대 ERICA 장광석 교수와 KIST 김정원 박사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김나혜 인턴기자 kim.na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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