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설' 윤석열 "해병대 수사 실력 얼마나 된다고 대통령이 화 내겠나"

김화빈 2026. 4. 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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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외압 1차 공판] 특검 "위법한 일들 배경에 격노 있었다", 윤 측은 부인... 이종섭 등도 무죄 주장

[김화빈 기자]

 윤석열씨가 지난 9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하고 있다.
ⓒ 서울고등법원
"(제가) 격노하고 화를 냈다고 하는데 화를 냈다면 (박정훈 당시 해병대)수사단장이 아니라 임기훈(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한테 한 겁니다." - 전직 대통령 윤석열

'VIP 격노설' 당사자인 전직 대통령 윤석열 측이 "격노설의 실체가 없다"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윤씨의 지시를 따르다가 채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 출범 후 함께 기소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피고인들도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2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씨 등 피고인 12명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렸다.

수사외압 의혹은 2023년 7월 19일 ① 경북 예천 수해복구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결과를 보고받은 윤씨가 격노한 이후 ② 대통령실·국가안보실·국방부·해병대가 초동 수사에 개입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순직사건 혐의자에서 제외시키는 등 수사 결과를 바꾸려 했다는 내용이다.

김숙정 특검보는 "국가의 부름을 받고 사망한 사건에서 수사기록이 회수되는 등 위법한 일들이 발생했는데, 그 배경엔 격노가 있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법불아귀 승불요곡(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으로, 수사방향에 개입하는 부당한 지시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김 특검보는 "불리한 여론 차단을 위해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이 사건 수사외압 의혹) 은폐를 위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이 총동원됐다"며 "대통령의 불법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희생된 장교와 (수해복구 작전 중 순직한) 20살 해병의 유족에게 정의로운 판결로서 답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측 "권리행사 방해했다는 전제 잘못"...내달 13일 박정훈 증인신문
▲ "20대 군인의 죽음은 대통령에게 격노할 사안도 아닌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당시 피해자 수색 중 발생한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군사법원의 다섯 번째 재판이 2024년 6월 11일 열렸다.
ⓒ 이정민
반면 윤씨 등 피고인들은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윤씨는 임 전 사단장을 채해병 사망사건의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직권남용)을 받고 있다. 그는 채해병 순직 11일 뒤인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채해병 사건 초동 수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임성근)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는 취지로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임성근을 피혐의자에서 제외하라'고 지시를 내린 적이 없고, 임 전 사단장을 전혀 모른다. 수사 개입의 동기가 없다"며 "특검은 장기간 수사했지만, 구체적 물증은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격노설의 실체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에겐 구체적 사건을 수사할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고 해병대수사단도 (순직사건) 수사권 자체가 없는데 피고인이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며 "(이 의혹은) 재발방지 대책 (수립이) 아닌 처벌을 위한 정치공방으로 변질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씨 측 변호인은 경찰에 이첩된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격노 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한 것도 "적법 절차"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무진이 기록을 회수한 건 군 내부의 법적 대응 절차"라며 "기록이 훼손되지도 않았고, 수사결과 변경에 피고인이 관여도 안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재판 말미 발언 기회를 얻은 뒤 "군 사망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권이 없다"며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한다고 하더라도 그 실력이 얼마나 된다고 대통령이 화를 내겠나. 제가 화를 냈다고 하면 임기훈(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한테 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종섭, 유재은, 김동혁, 임성근, 김계환, 박진희 영장실질심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2025년 10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법정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이 전 국방부장관과 김 전 해병대 사령관을 제외한 나머지 피의자들은 취재진들을 피해 여러 문들을 통하여 법정으로 들어갔으나, 구속여부를 기다리는 대기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외부주차장 쪽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 결국 취재진들에게 얼굴을 드러냈다.
ⓒ 이정민
이 전 장관 또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수사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윤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에게 ▲사건 이첩 보류 ▲국회 설명 및 언론브리핑 취소 ▲주요 피의자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의 휴가 처리 및 업무 복귀 등을 지시했다.

이 전 장관 변호인은 "피고인은 대통령에게 '1사단장 혐의자를 비롯해 특정인 혐의자 제외' 지시를 받은 적 없고,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시기) 출장 중이라 기록 회수를 지시한 적 없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전부 죄가 되지 않으므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씨와 함께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국방부의 신범철 전 차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피고인 12명도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내달 13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현 국방부 조사본부장, 준장)에 대한 증인신문, 조 전 안보실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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