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선수와 대치 중 ‘입 가리면 퇴장’…올해 월드컵부터 룰 바뀐다, 왜

정재홍 2026. 4. 2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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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벌어진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포르투갈 축구팀 벤피타의 지안루카 프레스티아니가 입을 가린 채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우스 주니오르에게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하고 있다. AF=연합뉴스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부터 경기 중 상대 선수와 대치하면서 입을 가리는 행위가 즉각 퇴장 사유가 된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그라운드를 이탈하는 경우도 레드카드 대상에 포함된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29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특별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경기 규칙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해당 규정은 FIFA 제안으로 마련됐으며, 대회 주최 측 결정에 따라 이번 월드컵부터 바로 적용된다.

새 규정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상대와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입을 가리고 발언하는 경우 퇴장 조치가 가능해진다. 이는 인종차별 발언을 은폐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이른바 ‘비니시우스 규정’으로 불린다.

이 규정은 지난 2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촉발됐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상대가 입을 가린 상태에서 발언해 입증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계기가 됐다.

두 번째로,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경기장을 벗어나는 행위 역시 퇴장 사유로 명문화됐다. 해당 규정은 선수뿐 아니라 이를 유도한 코칭스태프 등 팀 관계자에게도 적용된다. IFAB는 경기 중단을 유발한 팀에 대해 몰수패까지 선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선수들이 판정에 항의해 집단으로 경기장을 떠났다가 복귀한 뒤 결과가 뒤집히는 혼란이 발생한 사례를 반영한 것이다.

FIFA는 이번 규정 강화가 인종차별 근절과 경기 질서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숨길 것이 없다면 말할 때 입을 가리지 않는다”며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월드컵 무대에서 선수들의 언행과 항의 방식에 대한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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