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로 확장하는 세계 최대 비철금속 생산기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가보니 [현장+]

‘버릴 것 없이 끝까지 회수한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둘러보며 느낀 점이다. 아연, 연(납) 생산을 넘어 부산물을 토대로 각종 전략광물을 뽑아내는 온산제련소의 시스템은 결코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난 28일 찾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 소재 온산제련소에서는 각종 공정 및 운송 작업이 한창이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인듐 공장에선 5kg짜리 인듐 잉곳(ingot)들이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인듐 역시 아연, 연 가공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에서 회수한 전략광물의 일종으로, 통상 아연정광 1톤(t)당 평균 100g이 추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판 디스플레이 화면과 스마트 터치스크린 등에 사용되는 투명 전도성 산화물인 인듐주석산화물(ITO) 형태로 활용되며, 최근에는 태양전지, 양자컴퓨터 등에 활용돼 미국 등 주요국으로부터 전략광물로 지정돼 있다.
이날 전종빈 고려아연 전자소재팀 책임은 “인듐 공장은 연간 200톤가량의 캐파(생산능력)를 갖고 있고 원료수급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연간 100~150톤가량이 생산된다”며 “중국이 전략광물 수출 통제를 단행하면서 가격이 반년 새 톤당 10억원을 넘어섰고 대부분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온산제련소에선 인듐뿐만 아니라 비스무트, 텔루륨, 안티모니 등 디스플레이, 태양광, 이차전지, 방산 등 첨단산업 필수 소재인 전략광물과 희소금속들이 생산된다. 이러한 과정은 약 43만평(약 141만m²) 부지에 구축된 ‘아연-연-동 통합 시스템’에서부터 비롯된다.
아연 주조공정은 원료를 가열해 황화물을 떼어내는 ‘배소(로스팅)’를 통해 소광(가루) 형태로 만든 후, 여기에 뜨거운 황산을 부어 액체상태의 아연을 만드는 ‘조액’ 과정을 거친다. 이때 배소 과정에서 발생한 황화물은 황산 제조에 사용되고, 조액 과정에서는 구리, 카드뮴 등 부산물도 녹아 나온다. 조액 상태의 아연에서 부산물을 제거해 순수한 아연신액을 추출하는 ‘정액’ 과정에선 코발트, 니켈 등이 걸러진다. 이후 ‘전해(전기분해)’ 작업을 통해 고체화한 뒤 최종 주조하는 순서다. 아연 공정 하나에 수많은 부산물이자 예비 전략광물이 나오는 셈이다.
고려아연은 연간 기준 아연 63만톤, 연 44만5000톤을 생산해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최대 규모를 갖고 있다. 규모뿐만 아니라 각 부산물별 재생산 기술을 토대로 (연간 기준)구리 3만2000톤, 금 7톤, 은 2010톤, 카드뮴 3587톤, 비스무트 1012톤, 텔루륨 215톤, 안티모니 3600톤, 반도체 웨이퍼 세정에 활용되는 반도체황산 22만3020톤 등 생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광물 총 매출액은 2023년 4분기 330억원에서, 2년 만인 지난해 4분기 970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온산제련소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아연 공장에선 최종 주조된 제품이 점보(낱개 기준 1톤), 슬라브(25kg) 형태로 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성준 주조팀 책임은 “기기별 안전 펜스와 더불어 문제 발생 시 설비를 자동 중단하는 인터락 시스템이 탑재돼 있고, 용해 과정에서 전기를 활용해 분진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발생한 분진 역시 배소마다 필터 형태의 집진기가 모두 설치돼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들이 그대로 테네시주에 설치된다고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연, 연 원료는 대부분 페루, 볼리비아 등 남미에서 수입되고 있다. 실제로 고려아연의 원료수입 전용부두인 온산항 3부두에선 가루 형태의 원료를 버킷크레인이 퍼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편, 온산제련소는 여전히 확장하고 있다.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약 12톤의 게르마늄을 생산할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게르마늄은 반도체, 광섬유 케이블 등 첨단산업 소재부터 열화상 카메라, 야간투시장치 등 방산 분야 소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해당 공장은 과거 슬러지를 저장하던 폰드(pond, 연못)를 복토해 조성된다. 강기태 고려아연 책임은 “기존에는 아연 찌꺼기를 묻는 공간이지만, 당사는 유가금속을 최종까지 회수하고 최종 잔여물 역시 산업용 골재 및 시멘트 원료로 활용해 폰드가 사실상 필요없는 구조”라며 “아까 보셨던 전해 공장 역시 폰드를 복토해 설립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고려아연은 한국 정부가 핵심광물 33종 중 하나로 지정한 갈륨 회수 공정을 2028년(연간 15톤) 생산 목표로 건설하고 있으며, 니켈 약 43만5000톤 생산이 가능한 올인원 니켈 제련소 가동이 시작되면 ‘아연-연-동-니켈’로 이어지는 4대 비철금속 통합라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강 책임은 “전기차 캐즘(Chasm) 영향으로 잠시 준공을 연기했을 뿐 공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인도네시아 수입 등으로 원료를 탈중국화해 향후 미-중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자원안보 경쟁에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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