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경질 약발 통했나…개막 한 달만에 감독 자른 필라델피아·보스턴, 연패 끝-반등 시작?

배지헌 기자 2026. 4. 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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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첫 달인 4월에 감독의 목을 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흔치 않은 극약 처방이다.

하지만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겐 극약 처방 외엔 마땅한 선택지도 없었다.

필라델피아는 28일(한국시간) 롭 톰슨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매팅리 감독 대행은 부임 첫날 선수단을 향해 "내 방식이 톰슨 전 감독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나 역시 여러분을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야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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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스, 경질 당일 밤 자이언츠에 7대 0 완승
-보스턴도 코라 해임 뒤 시즌 첫 3연승 달려
-ML 두 팀, 4월 경질 카드로 동반 반등 시동
돈 매팅리(사진=MLB.com)

[더게이트]

개막 첫 달인 4월에 감독의 목을 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흔치 않은 극약 처방이다. 하지만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겐 극약 처방 외엔 마땅한 선택지도 없었다. 벼랑 끝에서 감행한 위험한 도박은 일단 성공적이다. 부진했던 투수가 호투하고, 잠자던 거포들이 깨어났다.

필라델피아는 28일(한국시간) 롭 톰슨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 뒤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7대 0완승을 거뒀다. 돈 매팅리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것이다. 개막 후 28경기에서 9승 19패, 1999년 이후 최장 기록인 10연패 수렁에 빠졌던 팀의 추락이 일단 멈췄다. 
롭 톰슨 감독(사진=MLB.com)

"지금보다 야구를 더 잘해야 한다"

매팅리 감독 대행은 부임 첫날 선수단을 향해 "내 방식이 톰슨 전 감독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나 역시 여러분을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야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감독 대행의 바람이 통했을까. 6점대 평균자책으로 고전하던 헤수스 루자르도는 7이닝 무실점 8탈삼진 역투를 펼치며 오랜만에 호투했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 선발 투수가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선도 맹타를 휘둘렀다. 브라이스 하퍼와 아돌리스 가르시아, 알렉 봄이 나란히 2루타를 터뜨리며 상대 투수를 두들겼다. 트레아 터너는 시즌 첫 4안타 경기를 달성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감독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꽉 막혔던 공격의 혈이 뚫린 듯한 모습이었다.

충격 요법으로 분위기를 바꾼 건 필라델피아만이 아니다. 보스턴 레드삭스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보스턴은 지난 25일 알렉스 코라 감독과 코치진 5명을 무더기로 해임하는 강수를 뒀다. 10승 17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구단은 마이너리그 감독 출신 채드 트레이시를 감독 대행으로 앉혔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레인저 수아레스와 그레그 와이서트가 2피안타 완봉승을 합작했고, 카를로스 나바에스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며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5대 0으로 제압했다. 보스턴은 시즌 첫 3연승을 달렸고, 이 기간 득실 점수 차 27대 4를 기록했다. 최근 5경기에서 홈런 7개를 몰아친 화력은 이전 17경기 동안 고작 5홈런에 그쳤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29일 토론토전 패배로 연승은 끊겼지만,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마이애미 시절의 매팅리 감독(사진=MLB.com)

2022년의 데자뷔?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야구운영본부장은 '충격 요법'에 익숙하다. 2022년에도 조 지라디 감독을 시즌 초반 경질하고 톰슨을 대행으로 올려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바 있다. 이번에는 당시보다 더 빠른 28경기 만에 칼을 빼 들며 승부수를 던졌다.

흥미로운 점은 매팅리 감독 대행의 아들 프레스턴 매팅리가 현재 필라델피아의 야구운영 부문 단장이라는 사실이다. 이 대행 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 지는 모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아들 단장-아버지 감독' 체제가 구축됐다. 

단 한 경기의 대승으로 남은 시즌의 향방을 논하기엔 이르다. 필라델피아는 여전히 10승 19패로 갈 길이 멀고, 순위표 밑바닥 탈출도 시급하다. 하지만 극약 처방이 침체됐던 라커룸 분위기를 뒤흔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변화가 또 한번의 기적으로 이어질지, 잠깐의 바람에 그칠지는 이제 선수들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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