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서남북 잇는 자율주행버스…'금천구청~시청역' A504 직접 타보니 [데일리안이 간다 145]

진현우 2026. 4. 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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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1시간 구간…원활지역에선 최대 60㎞/h까지 속도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선 수동 모드로 전환해 안전 우선
탑승객 호평 속 일부 아쉬운 점도…市 "빠르게 개선할 것"
29일 새벽 3시20분쯤 차고지에서 출발한 A504 자율주행버스가 서울 금천구청 인근 기점에 도착하는 모습.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안전벨트 매주세요. 자율주행 모드로 출발하겠습니다."

서울시가 29일 금천구청~시청역 구간에서 운행을 시작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A504 노선은 서울 서남권에서 도심을 연결한다. 심야버스(N버스) 운행 종료시간인 새벽 3시쯤부터 지하철·시내버스 운행개시 시간인 새벽 5시30분 사이의 대중교통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데일리안은 운행 첫 날 이 버스에 직접 탑승했다. 함께 탑승한 시민들은 대체로 "새벽시간 운행하는 버스가 있어서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자율주행 특성상 '딜레마 존'(교차로 인접 구간)에서 인공지능이 빠르게 판단을 하지 못해 급제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시는 이같은 문제점을 곧바로 인식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가속·감속 모두 비교적 안정적…'딜레마 존' 대응은 해결과제

새벽 3시38분, 운전석에 있던 기사가 자율모드로 전환되는 버튼을 누르자 버스는 금천구청 인근 기점에서 시청역을 향해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버스는 도로의 끝차선에서 40㎞/h의 속도로 이동했다. 왕복 8차선 도로가 가로와 세로로 맞물리는 교차로에서는 20㎞/h의 속도로 낮춰 통과했다.

기자는 평소 전기차를 탈 때 회생제동으로 인해 멀미를 심하게 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했을 때는 전기차에서 평소 느꼈던 멀미를 크게 느낄 수 없었다. 그만큼 버스의 가속과 감속이 비교적인 안정적이었다는 의미다.

한강대교에서는 제한속도인 60㎞/h까지 올려 주행하기도 했다. 60㎞/h에서 정지신호를 만나 감속하는 순간에는 2~3차례 급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중구 시청역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38분. 정확히 1시간 만에 금천구청 부근 정류장에서 시청역에 도달했다.

A504 자율주행버스는 좌석 31석 대형 버스 모델(현대 일렉시티)에 '자율주행 전용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형태로 운행된다. 운전석에 있는 기사는 자율주행 중에도 핸들 위에 손을 살짝 얹어 언제든 조작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어린이보호구역에 진입하거나 불법 주정차로 인해 자율주행이 어려운 경우 핸들을 통해 살짝 방향을 전환하면 자동으로 수동 모드로 전환된다. 수동 모드로 전환 시 기사는 육성으로 이런 사실을 승객들에게 알려준다.

◇국토부 허가 받으면 '완전자율운행'도 가능…안전성 최우선

향후 국토교통부로부터 안전 운행 계획서 허가를 받게 되면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자율주행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작·운영하고 있는 에스유엠 관계자는 "계획서 신청을 했는데 국토부 측에서 보완을 요구한 사항이 있어서 현재 보완 작업 중"이라며 "보완한 내용을 제출하게 되면 어렵지 않게 계획서는 허가될 것 같다"고 밝혔다.

버스 내부에 있는 전광판. 버스 실시간 위치·속도 등이 표시된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버스 내부에 있는 전광판에는 버스의 실시간 위치와 속도, 다음 정류장까지 남은 거리 및 시간이 표시돼 승객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자율주행버스는 안전에도 크게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버스 입구 및 출구는 운전기사에 의해 열리거나 닫혔고, 승객이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야 비로소 버스는 출발했다. 자율주행버스의 안전성이 최대한 확보될 때까지 입석은 금지된다.

이날 A504 자율주행버스 노선이 개통되면서 새벽 출근·퇴근에 따른 이동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동북부·서남부·서북부와 도심·여의도·강남을 연결하는 자율주행 네트워크가 완성됐다. 새벽 시간대 서울 동서남북이 자율주행버스로 연결된 것이다.

◇이용 시민들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것"…서비스 안정화까지 무료운행

시민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금천구에서 신용산역으로 향하는 길에 자율주행버스를 이용한 송옥식(76)씨는 "버스가 일찍 와서 좋다"며 "앞으로 자주 (자율주행) 버스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청역 부근에서 새벽 근무를 마치고 독산동으로 향하는 퇴근길에 자율주행버스를 이용한 조정심(64)씨는 "일반 버스보다 편한 것 같다"며 "이런 형태의 자율주행버스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주행 중 신호위반 또는 허용되지 않는 곳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상황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주행 신호등이 빨간불이었음에도 조금씩 움직이다가 결국 신호위반을 저지르거나 횡단보도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사례가 나왔다. 이와 함께 주위 도로 환경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급제동하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한 홍태권(21)씨는 "급제동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며 "자율주행이니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시험 주행 과정에서는 몇 차례 버스가 급정거하는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개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A504 자율주행버스는 서비스가 안정화될 때까지 당분간 무료로 운행된다. 승하차 시에는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태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승객이 많이 타는 구간을 분석하고 정류소 조정 등의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 기자가 촬영한 A504 자율주행버스의 자율주행 모습. 기사는 핸들에 손을 살짝 얹다가 수동 모드로 전환할 경우 운전에 나선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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