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의자 툭 치자 ‘쪽’…주애 볼뽀뽀 직전 포착된 장면

정영교, 유지혜, 심석용 2026. 4. 2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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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노 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찍이 경험해본 적 없는 모욕이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김정은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불과 6년여 뒤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올라 동등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한때는 그저 농담거리로 취급받았던 동북아 최빈국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이제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도 누리지 못했던 높아진 전략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성공한 흑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리고 이 변화는 한국의 안보 환경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이제 우리는 격이 달라진 김정은을 상대해야 합니다. 지금 김정은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더중앙플러스] 김정은 연구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36

2026년 1월 1일 0시. 새해를 축하하는 불꽃이 터지자 신년 경축공연이 한창이던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의 조명이 환하게 켜졌다. 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옆에 앉아 있던 딸 주애의 의자를 툭 건드렸다. 이게 큐 사인이었던 걸까. 주애는 곧바로 김정은의 얼굴을 감싸며 왼쪽 볼에 뽀뽀를 했다.

올해 1월 1일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신년 경축공연에서 새해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김 위원장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위). 이후 주애는 자신의 오른쪽에 앉은 어머니 이설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독재자 아버지와의 사랑스러운 볼 뽀뽀. 사실 그보다 더 어색한 건 직후 주애의 행동이었다. 의자에 다시 엉덩이가 닿기도 전에 주애가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어머니 이설주를 흘끗 바라본 것이다. 정해진 대본대로 잘했는지 확인이라도 받으려는 듯한 주애의 표정, 이설주는 그저 웃으며 연신 박수만 쳤다.

이날 주애의 역할은 사실상 이게 전부였다. 전 세계 언론이 해당 장면을 보도했고, 후계자로서 주애의 입지가 더 단단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볼 뽀뽀를 두고 ‘파문을 부르는 이질적 행동’(일본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재팬)이라는 헤드라인까지 달렸다.

그럴 만도 했다. 김정은이 주애의 허리에 손을 대고, 두 사람이 배가 맞닿을 정도로 몸을 붙이는 모습은 북한이 아니어도 부녀 간 스킨십으로 보기엔 생경하다. 북한이 스킨십 노출을 통해 드러내려는 건 사실 ‘권력과의 거리’. 북한 매체들은 공개 석상에서 최고존엄의 몸에 마음대로 손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주애라는 걸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11월 30일 딸 김주애와 공군 주요 시설을 시찰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북한은 공식적으로 주애의 이름조차 밝힌 적이 없다. 대신 주애는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미 권력을 드러내고 있다. 그 모든 것은 치밀한 연출. 헤어 스타일이나 의상까지, 북한 매체를 통해 노출되는 모든 게 주애의 후계 서사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프로파간다(선전)의 도구다.

마냥 순진한 어린아이였던 주애가 어머니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리틀 이설주’에서 독보적인 자신의 스타일을 확보한 사실은 중앙일보가 비언어적 특성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지음과 깃듬’과 함께 주애가 등장하는 사진과 영상 약 300여 시간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주애는 2022년 11월 첫 등장 때만 해도 하얀 패딩으로 어린아이의 순수성을 부각하며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연출됐지만, 주목받는 후계자 이미지로 변신을 꾀한 2026년의 주애는 긴 가죽코트에 수탉머리를 휘날리며 총을 쏘고 탱크를 몬다. 김정은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북한의 주애를 둘러싼 연출은 더욱 노골적으로 진화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지난 2월 말 야외 사격장에서 저격소총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주애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지만 북한은 자신들에게 딱 필요한 정도로만 그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주애를 주인공으로 하는 북한판 트루먼쇼. 김정은은 82억 세계인을 대상으로 초유의 4대 세습 드라마를 쓰고 있습니다.

불과 3년5개월여만에 보호받는 어린아이의 모습에서 주목받는 후계자로 진화한 주애. 중앙일보는 주애가 등장한 영상을 통해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후계자로서의 서사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독재 연습생’ 주애를 통해 발신하는 궁극적인 메시지가 궁금하다면 아래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3641

■ '김정은 연구' 또 다른 이야기

「 “똑바로 하라우!” 주애의 호령…北 군부 1인자도 무릎 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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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정영교·심석용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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