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엔 까칠한 트럼프…英국왕엔 “소중한 유대” 백악관 “두명의 왕”

강태화 2026. 4. 29.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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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에 대한 백악관 환영식에서 미국과 영국의 견고한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이란전쟁 과정에서 영국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냈던 것과는 온도차가 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 내외에 대한 백악관 환영식에서 펼쳐진 열병식을 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환영사에서 “찰스 3세 국왕의 지성과 열정, 헌신이 영국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 간의 소중한 유대관계에 축복이 되어 왔다”며 “이런 관계가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건국 250주년을 맞은 것과 관련해서도 “독립을 선포하기 전부터 미국인들은 우리 안의 가장 귀한 선물인 도덕적 용기를 품고 있었으며, 그것은 바다 건너 작지만 위대한 왕국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의 뿌리가 영국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독립) 혁명 이전 거의 2세기 동안 이 땅은 영국인의 피와 고귀한 정신을 가슴에 품은 남녀가 정착하고 개척했다”며 “우리가 독립을 쟁취한 뒤 수 세기 동안 미국인들에게 영국인보다 더 가까운 친구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차 “우리는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같은 가치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현지시간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환영식에서 함께 레드 카펫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양국 간 특별한 동맹관계의 상징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흉상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 있다는 점을 비롯해, 자신의 모친이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19세때 미국으로 이민 온 사실을 언급하며 영국 왕실에 대한 모친의 애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하늘을 가리키며 “어머니가 지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계 혈통을 통해 찰스 3세와 혈연 관계가 있다’는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와우! 훌륭해요. 저는 늘 버킹엄 궁전에 살고 싶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에 '트럼프 대통령이 혈연적으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연결된 먼 친척일 가능성이 있다'는 데일리메일의 기사를 공유하고 ″난 언제나 버킹엄 궁전에 살고 싶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 소셜미디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찰스 3세의 미 의회 연설 일정과 관련,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그건 지나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의전상 참석은 어렵지만 연설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찰스 3세를 환영하는 국빈 만찬도 주재할 예정이다.

한편, 백악관은 환영식이 끝난 뒤 공식 (옛 트위터) 계정에 국빈 환영식 사진을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과 찰스 3세 국왕이 함께한 사진에 "두 명의 왕"이라는 문구를 붙였다. 그동안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 비판자들이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를 벌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왕적 국정 운영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왕’으로 표현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환영식이 끝난 뒤 '두명의 왕'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올렸다. 백악관 X계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찰스 3세와 영국 왕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것과 달리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에 대해서는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영국이 이란 공습에 영국군 기지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한 데 이어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요청도 거절하면서 양국은 껄끄러운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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