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왕릉뷰 미술관’에 떠오른 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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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노서동 고분군 인근에 위치한 오아르미술관(관장 김문호)은 신라 마립간 왕릉이 전면 유리창을 통해 코앞에 보이는 '왕릉 뷰 미술관'으로 지난해 4월 개관 이후 입소문이 났다.
이 미술관에 왕릉의 곡선과 대구를 이루듯 부드러운 곡선의 달항아리가 떴다.
캔버스 평면에 달항아리를 담아 달항아리 작가로 불리는 최영욱(62·사진) 작가의 개인전 '쉼표: 비우고, 머무르고, 채우는'이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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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신작 등 50여점 한자리

경북 경주 노서동 고분군 인근에 위치한 오아르미술관(관장 김문호)은 신라 마립간 왕릉이 전면 유리창을 통해 코앞에 보이는 ‘왕릉 뷰 미술관’으로 지난해 4월 개관 이후 입소문이 났다.
이 미술관에 왕릉의 곡선과 대구를 이루듯 부드러운 곡선의 달항아리가 떴다. 캔버스 평면에 달항아리를 담아 달항아리 작가로 불리는 최영욱(62·사진) 작가의 개인전 ‘쉼표: 비우고, 머무르고, 채우는’이 한창 진행 중이다.

그가 그린 달항아리는 캔버스에 부조처럼 떠 있다. 공중에 뜬 달처럼 말이다. 작가는 달항아리의 매끈한 도자기 질감과 볼륨감을 캔버스에 구현하기 위해 돌가루를 섞은 안료를 바르고 지우기를 반복하며 두께감을 낸다. 또 가는 색연필로 무수히 금을 그어 달항아리에 생기는 균열(빙열)을 재현했다. 작가로서의 명성과 상업적 성공까지 가져다 준 달항아리 회화는 의외로 인생의 궁지에서 탄생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나와 입시 미술 학원을 운영하며 이름을 날리던 작가는 마흔을 넘긴 2005년 홀연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서양화가로서 인생에 던진 승부수였다. 타국에서의 외로움과 예술가로서의 소외감이 극에 달해 있던 어느 날이었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갔다가 한국실에 방치된 듯 초라하게 놓여 있는 달항아리를 본 순간 걸음을 떼지 못했다. 타국에서 고군분투하던 자신을 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화려한 장식도, 완벽한 대칭도 없이 넉넉히 품어주는 달항아리가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았다. 달항아리를 그리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그가 그린 것은 단순한 전통의 재현이 아니었다. 달항아리가 주는 위로였다. 달항아리 표면에 실핏줄처럼 퍼진 미세한 빙열은 인연(카르마)처럼 다가왔다. 캔버스에 아주 가늘게 깎은 색연필로 무수히 선을 긋고 지우는 과정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며 얽히는 인생과 다름없었던 것이다. 2008년 귀국 후 달항아리 회화 작업을 본격화했다. 2010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내놓은 작품을 빌게이츠재단에서 구입하면서 달항아리 회화는 인생의 시그니처 작업이 됐다.
이번 전시에는 달항아리의 구상적 형태를 없애고 완전히 추상으로 나아가고자 시도하는 신작, 그리고 달항아리 탄생 이전 30대 시절에 그리던 추상적인 풍경까지 총 50여점이 나와 작업 인생 전반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8월 17일까지.
경주=글·사진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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