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샤넬백, 2심서 무죄→유죄 뒤집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김 여사는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앞서 무죄 판단을 받았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샤넬 가방 수수 부분이 유죄로 뒤집히면서 형이 크게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신종오·성언주·원익선 고법판사)는 28일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년 및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그라프 목걸이의 몰수와 2094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동정범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행위를 용인함을 넘어서 공동 실행의 의사를 갖고 가담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미래에셋 계좌를 넘겨주면서 시세조종에 자금이 사용될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았다고 판단했다. 또 김 여사의 당시 주식거래 경력이 최소 5년 이상으로, 전문적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거래량을 고려해 매매를 결정할 정도의 경험이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친분이 있던 점을 언급하며 “권씨로부터 직접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도 수익의 40% 지급을 약정한 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주가 상승에 대한 대가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범행의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원심 판단도 뒤집혔다. 1심에서는 주가조작 범행이 세 차례에 나눠 이뤄졌다고 보고, 이 중 두 차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었다. 반면에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은 2011년 1월 13일 정산 후 공모관계에서 이탈했지만, 주가조작 행위는 2012년 12월 5일까지 계속됐다”며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로 일정 기간 계속해서 행해진 것이므로 포괄해 하나의 죄가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2월 5일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던 802만원짜리 샤넬백 가방 수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김 여사가 ‘건희2’ 번호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전화해 ‘비밀리에 쓰는 번호’라고 말한 것을 “청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알선수재에 대해 “대통령의 배우자는 광범위한 권한이 부여된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그 영향력이 클 뿐만 아니라 그 스스로도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로서의 의미를 갖는다”며 “그럼에도 오히려 그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행위를 했다”고 꾸짖었다.
한편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1부(재판장 백승엽)는 1심이 선고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서인·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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