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아닌 페미의 도시" 강남역 10주기, 대구에 울려 퍼진 외침
서울여성회 2026. 4. 28. 17:32
[현장] 25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대구에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 및 릴레이 토론회
[서울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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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앞두고,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가 여성들의 연대와 저항의 열기로 가득 찼다. 4월 25일, 대구 2·28 중앙기념공원에서는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 퍼포먼스와 릴레이 토론회가 열렸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경여연), 대구여성광장,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의전화, (사)대구여성인권센터, 대구여성장애인연대, (사)대구여성회, 이주와가치, 포항여성회 등 대구 및 경북 지역 시민단체들과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아래 페미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 행사였다. 이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앞두고, 여성폭력 문제를 지역사회 차원에서 공론화하고, 페미니스트 연대 활동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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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이날 행사에는 대구·경북 지역 9개 여성단체가 함께 했고, 당일 현장에서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잊지 않겠다는 여성선언에 약 13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강남역 사건이 남긴 '여성혐오'라는 화두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지적했다. 또한 '강남역'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밝히는 시민 발언과 여성선언 참여 독려도 이어졌다. 특히 "'보수의 텃밭'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지겹다"며 "'페미의 도시' 대구에 오신 걸 환영한다"는 대구 페미니스트들의 인사말은 참여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나에게 강남역은,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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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지명희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이자 대구여성광장 대표는 2016년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를 떠올렸다. "강남역은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말이 현실이 된 장소"라며, 그럼에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지 대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멈추지 않고 싸워야 한다"며,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행동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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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이어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은 "강남역은 무수한 사람들을 페미니스트로 만들고 침묵을 깨게 한 계기였다"며 "10년 전 우리가 죽음에 이름을 붙였듯, 이제는 전국 집중행동을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3400여 명이 동참한 '10주기 여성선언'의 의지를 담아 10년간 포기하지 않고 이어온 투쟁의 역사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신천 가정폭력 여성살해사건'... 우리 사회가 과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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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한편, 지난달 대구 신천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딸을 지키려던 한 어머니가 사위에 의해 끝내 숨진 일이 뒤늦게 밝혀진 사건이 있었다. 이에 지역사회의 구체적인 폭력 현실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소연 대구여성회 사무국장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함께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혜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군산 성매매업소 화재참사 희생자들부터 강남역까지,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연대의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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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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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이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노동과 이주, 장애 등 다양한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김수현 대구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은 "여성들은 일터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며, 직장 내 성희롱의 실태에 대해 폭로했다. 이어 그는 "성차별 없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강남역 정신의 계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성경 이주와가치 활동가는 "이 사회에서 더 위험에 노출된 이주 여성의 구조적 폭력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주영 대구여성장애인연대 소장은 장애 여성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차별 없는 삶을 촉구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윤수빈 대구여성의전화 사무국장은 "강남역 사건과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은 모두 여성혐오라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며 모든 형태의 폭력과 차별을 끊어낼 것을 호소했다.
퍼포먼스에 이어 오후 2시부터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짚고, 여성폭력 문제와 대응방안, 강남역 이후 여성운동 및 지역 사회 연대 활동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릴레이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들이 부수겠다" 탄핵광장의 외침… 대구 여성들 투쟁은 상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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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릴레이 토론회가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발제자로 나선 김태영씨(계명대 박사과정)는 '강남역 사건'이 대구라는 보수적 토양 위에서 여성들을 강력한 정치적 주체로 성장시켰음을 짚었다. 그는 사건 직후 대구 중앙로역에 마련된 추모 공간과 자생적 액션 그룹들의 활동을 언급하며, 대구 여성들의 저항을 "TK의 견고한 보수성을 딸들의 손으로 부수는 상징적 투쟁"이라 정의했다. 이어 백래시와 구조적 한계로 위축된 지역 페미니즘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제는 정치 제도권이 여성들의 목소리에 책임 있게 응답해 성평등 민주주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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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릴레이 토론회가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송경인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지역의 보수적 문화가 여성폭력을 '은폐하고 지속시키는' 토양이 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올해 3월 발생한 '대구 신천 여성 살해 사건'을 예로 들며, "13시간마다 여성이 죽거나 위협받는 한국 여성들의 일상은 전시상황보다 위험하다"고 일갈했다. 송 대표는 피해자를 살리지 못하는 시스템을 비판하며, 가해자 GPS 위치 추적을 통한 선제적 격리와 피해자 '안전 휴가제' 도입 등 실질적인 국가 안전망 재구축을 강력히 요구했다.
'강남역'이 남긴 이름… "여성혐오 부정 속 더 단단해진 여성들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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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릴레이 토론회가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으로 '강남역'이라는 이름이 단순한 지명을 넘어 대한민국 여성폭력의 현실을 알리는 상징이 된 과정을 분석했다. 이어 박 센터장은 "여성들이 '여자라서 살해당했다'는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을 명명했음에도, 사회가 이를 부정하면서 오히려 여성들의 각성과 투쟁은 더욱 단단해졌다"고 평가하며, "강남역 10주기를 기점으로 정체된 여성 안전 논의를 다시 세우고 새로운 운동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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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릴레이 토론회가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강나연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페대연) 운영위원은 "현재 대학은 학내 페미니즘을 탄압하는 적극적인 민주주의의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결집'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에서 '강남역'을 알리는 일은 "여성폭력 해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 정의하고 앞으로도 대학 내 여성운동의 변화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월 17일 강남역에서 10주기 추모행동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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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릴레이 토론회가 진행됐다. |
| ⓒ 페미연대 |
페미연대는 현재까지 약 3700명의 시민이 동참한 '강남역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여성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이번 대구 행사에 이어 수원, 목포, 서울 혜화 및 홍대 등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여성폭력 다이인 퍼포먼스 및 릴레이 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은 사건 10주기 당일인 오는 5월 17일, 강남역 현장에서 열리는 추모행동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날 페미연대는 전국에서 모인 여성선언 결과를 발표하고,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대정부 및 사회적 촉구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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