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미국 ‘쿠팡 감싸기’에 반발 고조…“쿠팡 항의 주도 美의원, 장동혁과 만나”

강보현 2026. 4. 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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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 사태 관련 미국 정치권의 사법주권 침해 압력 규탄 및 주한미국대사 항의서한 전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쿠팡에 대한 압박 중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여당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국회의원들은 28일 미국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지난해 불거진 ‘쿠팡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로 들끓다 잠잠해졌던 여당 내 ‘쿠팡 비토론’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의회,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건 내정 간섭이고 사법 주권 침해”라며 “국회의원 90명이 (이에 반대하는) 서한을 모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함께 참석해 “쿠팡의 법꾸라지 로비스트들이 사실을 왜곡하고 정계를 흔들고 있다”(김준형) “외교 리스크가 있으면 위법이 있어도 봐줘야 하느냐”(정진욱)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자문서를 통해 미국 대사관에 전달한 서한에는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주권국가의 고유한 권한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기업과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제재 논의가 국내에서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범여권·무소속 90명 국회의원이 직접 날인한 내용도 서한에 함께 담겼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내 최대 정책 모임 중 하나인 ‘공화당 연구위원회(RSC)’ 소속 하원 의원 54명은 쿠팡을 거론하며 강 대사에게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 조치를 즉시 중단해달라”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와 관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팡 문제가) 한·미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의원들이 보낸 서한도 주목해서 보았고, (미국) 의원들과 접촉하여 설명도 하고 이해를 제공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여당은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이 사건을 파헤쳤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에서 쿠팡 연석 청문회를 개최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불러 질의를 진행했고, 불출석한 김범석 쿠팡 Inc의장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고발했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이 한·미 외교리스크로 번진다는 우려가 나오자, 연초까진 잠잠한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금지’ 규제가 쿠팡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와, 지난 2월 여당이 이 규제를 없애는 조치를 추진하면서 쿠팡이 다시 주목 대상에 올랐다. 2013년 대형마트가 영업시간 제한 규제를 받는 동시에 쿠팡이 로켓배송(2014년)·새벽배송(2018년)을 도입하면서 반사이익을 가져갔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쿠팡 규제 논의가 지속하던 와중 최근 미국이 공개 항의하자 민주당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미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법률위원장인 이용우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쿠팡이 단지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법적 제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면 그건 결코 공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행정사법시스템을 공연히 비방하는 미국 하원의원 일부의 행태는 엄연한 내정간섭이자 동맹 간의 상호 신뢰와 존중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했다.

쿠팡 서한을 주도한 공화당 의원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방미 와중 만났다는 한 보도를 거론하면서는, “항의 서한을 주도한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과 장 대표가 만났다고 하는데, 장 대표가 뭐라 답변했는지 알고 싶다”(한정애 정책위의장) “야당 대표가 쿠팡을 두둔한 의원을 만난 건 대단히 아쉽다”(김현정 원내대변인)고 공세를 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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