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불펜은 2년 연속 못 간다고? SSG가 그 편견에 도전합니다...'ERA 0.68' 김민이 선봉장

배지헌 기자 2026. 4. 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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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 비중 59.7%로 높여 땅볼 유도
-동료들의 WBC 공백 메운 전천후 활약
-3년 연속 70경기 등판과 20홀드 이상 정조준
SSG 김민(사진=SSG)

[더게이트]

불펜 투수는 야구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보직으로 통한다. 한 시즌 리그를 지배했던 구원 투수가 이듬해 부상이나 기량 저하로 무너지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다. 최강 필승조를 구축했다고 자신한 팀도 다음 시즌이 되면 불펜 한두 자리는 어김없이 구멍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SSG 랜더스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김노이조' 필승조 전원이 올 시즌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온 건 놀라운 일이다.

27일 현재 SSG는 불펜 평균자책 3.61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필승조 4명의 성적이 리그 최상위권이다. 마무리 조병현은 8경기 9이닝 4세이브에 평균자책 0.00을 기록 중이고, 이로운은 10경기 9.2이닝 평균자책 0.93으로 완벽에 가깝다. 최고참 노경은도 9경기 8.2이닝 평균자책 2.08로 건재한 모습이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김민이다. 지난해 김노이조 필승조의 네 번째 멤버였던 김민은 올 시즌 12경기 13.1이닝 3승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0.68을 기록하며 사실상 필승조의 리더로 올라섰다. 강력한 SSG 불펜에서도 가장 많은 홀드와 구원승을 챙기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이런 불펜의 활약에 힘입어 SSG는 지난주 6경기에서 5승 1패를 수확하며 27일 현재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SSG 김민(사진=SSG)

필승조 리더가 된 김민, 전천후 등판으로 지운 동료들의 WBC 공백

김민의 호투는 강력한 투심의 구위가 뒷받침한다. 2024시즌 45.3%였던 투심 구사율이 지난해 55.7%를 거쳐 올 시즌 59.7%까지 올랐다. 삼진을 잡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투심을 존 안에 욱여넣자 배트 아래에 맞는 땅볼 타구 비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5일 인천 두산전은 김민의 가치가 증명된 장면이었다. 3대 0으로 앞선 6회 초 1사 만루 위기.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민은 다즈 카메론을 초구에 유격수 앞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주자를 남겨두고 가슴을 졸였던 이로운은 이닝을 마친 김민을 향해 더그아웃에서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고마움을 전했다. 서로의 짐을 나눠 짊어지는 필승조의 결속력이 묻어난 대목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 불펜은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노경은과 조병현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치르고 돌아오면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민은 시즌 초반 보직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등판으로 이들의 빈자리를 묵묵히 채우며 불펜 과부하를 막는 역할을 해냈다.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이 대표적이다. 마무리 조병현이 전날 44구를 던져 등판이 어려운 상황에서 김민이 9회 마운드에 올랐다. 타이트한 1점 차 승부였지만, 김민은 1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으며 개인 두 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이승호 불펜 코치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무조건 막을 수 있다는 확신과 몰입도가 작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투수조장이라는 역할도 김민을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창원 원정길에서 동료들의 추천으로 완장을 찬 김민은 마운드 밖에서도 구심점 역할을 한다. 등판하지 않는 날에도 불펜에서 동료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나였으면 저 상황에서 이렇게 던졌을 것"이라며 상황을 복기하고 서로의 투구를 분석하는 식이다.

후배들에게 다가가는 일도 김민의 일과다. 박시후나 전영준 같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한다. 후배 김건우는 "민이 형은 본인 성적보다 팀 승리를 우선시한다"며 "오래오래 조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신뢰를 보냈다. 마무리 조병현 역시 조장이 된 후 김민의 책임감이 한결 강해지고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김민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3년 연속 70경기 등판과 20홀드가 목표다. 하지만 벌써 5홀드를 챙긴 페이스로 보면 데뷔 첫 30홀드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30홀드 투수를 두 명(노경은·이로운) 배출했던 SSG가 올 시즌 세 명의 30홀드 투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위기 상황에서 감독과 코치가 자신을 마운드에 올린 '의도'를 먼저 생각한다는 김민의 존재는 올 시즌에도 SSG 불펜이 최강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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