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알' 김형진 "검찰, 이재명 '조폭 연루' 허위진술 요구...형량 거래"

김종훈 2026. 4. 28. 06:4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1년 박철민 고발장·2022년 김형진 조서·2026년 법정 증언 입수... '이재명 조폭연루설' 9년의 흐름

[김종훈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130회 ‘권력과 조폭-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예고편
ⓒ SBS 영상 갈무리
파타야 살인사건으로 순천교도소에 복역 중인 김형진씨가 최근 법정에서 '서울중앙지검 검사로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관련해 허위진술을 해줄 것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몇 달 후 2차 방송을 할 거라며 저와 선배 이준석(국제마피아파 출신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이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뇌물을 주고 도피와 특혜를 도운 것으로 허위 진술을 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피고인 박철민이 2017년부터 중앙지검 강력부 김OO 검사에게 조직의 일들과 이재명을 공격하는 언론과 국민의힘까지 연결되어 자신의 친부 박용승(전 국민의힘 성남시의회 의원)과 검찰청에서 음식을 먹거나 와이프 등 외부와 전화하는 특혜를 제공받으면서 조작에 협조했습니다."

김씨는 "(검찰이) 저에게 '협조를 해주면 특수상해나 상해치사로 10년가량의 구형을 약속한다'며 형량 거래와 회유·협박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앙지검 강력부 김OO 검사가 '이재명 뇌물과 관련해서 제가 소속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한테 진술 조서 다 받아놨다'며 '거기에 살을 조금 붙여달라'고 요구했다"면서 "'내 사건이 치사죄가 될지 범죄명을 바꿔서 살인죄가 될지 잘 생각하라'고 협박했으나 나는 거부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증언은 김씨가 2021년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던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씨를 2023년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 재판에서 나왔다. 지난 23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형사7단독(재판장 박경환)으로 첫 공판이 열린 것.

<오마이뉴스>는 박씨의 2021년 고발장(이재명 조폭 연루설)과 이와 관련된 김씨에 대한 수사기관의 2022년 조서, 2023년 김씨가 박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면서 낸 고소장, 지난 23일 김씨의 법정 증언을 단독으로 입수해 지난 2017년 이후 이어진 '이재명 조폭연루설'을 정리했다.

이재명 조폭연루설... 시작은 '그알'2021년 대선 앞두고 다시 등장

2022년 대선에서 유권자 표심을 흔든 이재명 조폭 연루설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 시작됐다.

2018년 7월 방영된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편에서 <그알>은 국제마피아파 출신으로 알려진 이준석씨가 설립한 '코마트레이드'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간의 관계를 조명했다. 코마트레이드가 성남시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과정에서 당시 이재명 시장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그런데 해당 방송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가해자인 국제마피아파 출신 김형진씨가 이준석씨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개설했고, 도주 역시 지원받았다고 했다. 방송 내용대로라면 '이재명-이준석-김형진'으로 이어지는 '조폭연루설'이 완성되는 것이다.

방송 후 3년이 넘게 지난 2021년, 20대 대선(2022년 3월)을 앞두고 이재명 조폭연루설이 다시 한 번 크게 회자됐다.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씨가 등장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20억 돈다발'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장영하 변호사가 박씨 변호를 맡았고,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현장에서의 폭로와 함께 당 차원의 기자회견을 열며 의혹을 확대 재생산했다.
 페이스북 '박OO'의 2018년 11월 21일, 25일 게시물. 이 계정의 프로필 사진에 등장하는 남성은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공익제보자라고 주장한 박철민씨와 같다. 2018년 11월의 게시물에는 "이래저래 업체에서 월 2000만원의 고정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 달렸다. 이 사진은 18일 장영하 변호사 및 김용판 의원이 공개한 사진과 동일하다.
ⓒ 페이스북 박OO 계정 갈무리
2021년 12월 박씨는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롯해 이준석, 김형진 등 <그알>에서 다뤘던 인물들을 고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스스로를 '공익제보자'라 칭했다.

박씨는 고발장에서 김형진씨에 대해 불법도박장 운영과 파타야 살인사건 이외에도 납치, 특수강간, 마약 강제투여 등의 죄가 있고,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씨에 대해선 범인은닉의 죄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중앙지검에서 김씨가 수사를 받을 때 이재명 지사가 작업을 해서 혐의를 낮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김형진은 이재명과 이준석 등 국제마피아파와의 공생관계를 잘 알고 있음에도 그 부분에 대하여 함구하고 있다"면서 "김형진이 계속 함구하고 있는 것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신의 사면이나 자신의 형량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다, 이준석 형님의 단도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씨는 약 1년 뒤인 2023년 11월 9일 이재명 후보와 관련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형진씨는 2022년 5월 2일 서울구치소 수사접견실에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수사관은 김씨에게 이준석씨와의 관계를 확인한 뒤 박씨와의 관계를 묻는다. 그러자 김씨는 이렇게 말한다.

"그냥 XX같은 놈인데 수사기관에 자꾸 허위제보 하고, 변호사 고소하고, 검사 고소하고, 교도관들 고소하고, 이재명도 고소하고, 자기 아버지가 성남시의원 야당(국민의힘) 쪽에 있다 보니까 더 오버한 거 같고, 마약사건에 연루돼 조직에서 팽(단절, 기자 주)을 치니깐 자기 딴에는 관심받기 위해 그런 거 같습니다."

수사관은 "박철민과 악감정이 있는 사이 아니었냐"라고 물었다. 김씨는 "박철민과 내가 나이 차이가 많아서 따로 볼 일도 없었다"며 "박철민과 나랑 나이차가 5살인데, 박철민 급에서 이준석 형님에게 다이렉트로 연락을 하거나 직접 만날 수도 없다. 제 밑에 1년 동생도 제 앞에서 담배를 못 피운다"라고 했다.

이어 수사관이 '이준석과 이재명 간에 공생관계에 대해 알고 있냐'라고 묻자, 김씨는 "도대체 뭐가 연관이 돼 있는지 모르겠다"며 "신문에서 접한 게 다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준석 형님 재판 중일 때, 담당 검사(김OO)가 불러서 이재명이 이준석과 국제파랑 어떤 관계가 있냐, 커넥션이 있냐고 조사를 받았는데 없으니까 없다고 했다. 그때 검사가 준석이형 주변 사람들을 싸그리 조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진, 박철민 무고로 고소... 3년여 만에 열린 재판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박철민의 사실확인서 등을 신뢰하는 이유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1
ⓒ 연합뉴스
김씨는 박철민의 고발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2023년 5월 박철민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고소장에 "박철민으로 인하여 큰 고통을 입고 있다"며 "박철민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다 고소 3년 만인 지난 23일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다.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씨는 화상으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재판 시작과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

"재판장님 이 사건은 피고인석에 앉은 박철민 한 사람만 재판받고 끝나선 안 됩니다. 경찰과 검찰, 그것이 알고싶다, 국민의힘 일부 정치인이 연루된 중대사건입니다. 전 성남시장이자 현 대통령이 피해자인 사건입니다. 저는 3년 전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조사받지 못했습니다.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받는 게 일반수사인데, 상세한 설명이나 처벌의사 등 얼마나 피해를 입고 억울함이 있는지 하나도 밝히지 못 한 채 3년 지났습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나오게 됐습니다."

김씨는 "박철민은 윤석열 당선에 크게 기여했고 국민의힘에서 지위를 봐줘서 곧 가석방을 받는다고 수원 안양교도소에서 떠들고 다닐 때도 이 사건은 파묻혀 있었다. 이후 윤석열이 탄핵당한 이후 이재명이 대통령 되고 정권 바뀌어서 이 재판이 열리게 됐다"며 "2017년부터 경찰과 검찰, 피고인은 정치적 이익을 받고 국힘도 이익을 받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오랜 시간 동안 박철민으로 인해 인생이 뒤바뀌었다"며 "조사를 명확히 해서 박철민 외 검사, 박용승(박철민 아버지), 국민의힘이 다 연관성 있다는 걸 확인해주길 바란다"라고도 요구했다.

김씨의 증언과 현재까지 나온 사건 기록을 종합하면, 검찰이 이재명과 국제마피아파 조폭을 연결하는 구도를 만들려 했고, 거기에 박철민이 협조하면서 김형진 본인까지 무리하게 휘말렸단 이야기다. 또 검찰이 이재명을 잡는데 협조하면 살인이 아닌 특수상해나 상해치사로 혐의를 낮춰주겠다는 제안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씨 주장 가운데 향후 밝혀져야 할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박철민과 국민의힘이 제기한 '이재명 조폭 연루설'은 어떻게 탄생했나?
둘째, 김형진과 이재명을 엮기 위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실제 무슨 일이 벌어졌나?

김씨의 향후 재판에서 어떤 내용들이 추가로 밝혀질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