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튕기기도 전에…알아서 이상형 데려오는 요즘 데이트앱

글로벌 데이팅 앱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화면을 넘기면서 상대를 찾던 ‘스와이프(Swipe)’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어울리는 상대를 매칭해주는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AI 큐피드’가 짝 찾아준다
27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데이팅 앱 틴더(Tinder)는 최근 AI 기능을 강화한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AI가 이용자의 프로필과 답변, 사진을 종합 분석해 궁합이 맞는 상대를 찾는 ‘케미스트리(Chemistry)’ 기능이 대표적이다. AI가 이용자 사진 앨범의 패턴을 통해 취향과 개성을 분석하는 ‘카메라 롤 스캔’ 기능도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경쟁 앱인 범블(Bumble)은 AI 비서 ‘비(Bee)’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재편하고 있다. AI가 이용자의 가치관과 연애 목표 등을 분석하고, 잘 맞는 이용자들을 추천하는 게 핵심이다. 휘트니 울프 허드 범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기능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일부 시장에서 스와이프를 제거하는 실험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AI 매칭에 이용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겠다는 취지다.
위치 기반 데이팅 앱 그라인더(Grindr)도 자체 개발한 AI 기반의 ‘엣지(EDGE)’ 서비스를 일부 국가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다른 이용자와 나눈 대화를 AI가 요약해주거나,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은 상대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가장 높은 등급의 구독 요금제 가격은 한 달에 최대 500달러에 달한다. 또 다른 데이팅 앱 힌지(Hinge)는 지난해 AI가 상대방의 프로필을 분석해 첫 대화 메시지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 잡는 승부수 AI
데이팅 앱들이 잇따라 AI 기술 고도화에 나선 건 최근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앱 분석업체 앱스플라이어에 따르면, 2024년 다운로드된 데이팅 앱 65%가 한 달 안에 삭제됐고, 2025년에는 이 비율이 69%로 상승했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즈니스오브앱스’는 지난해 글로벌 데이팅 앱 매출(60억7000만 달러)이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래 처음으로 역성장(-1.7%)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팅 앱 업체들은 ‘무한 스와이프’하던 기존의 매칭 방식이 이용자들에게 점점 피로감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올해를 본격적인 AI 전환기로 보고 있다. 틴더를 운영하는 매치그룹의 스펜서 라스코프 CEO는 최근 업데이트에 관해 “올해는 틴더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범블은 지난해 전체 인력의 약 30%를 해고하면서 비용 효율화와 AI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데이팅 앱들도 AI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취업 플랫폼 사람인이 운영하는 데이팅 앱 ‘비긴즈(Begins)’는 이용자가 등록한 사진을 AI가 분석해 사진의 구도, 포즈 등을 피드백하는 ‘AI 사진 진단’ 기능을 내놓는 등 지난달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온라인 소개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피팅(Coffeeting)’도 AI가 이용자의 소셜미디어(SNS)를 분석해 성향을 파악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AI가 개입한 대화·매칭 효과를 더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용자들 의견도 적지 않다. 데이팅 앱 이용자 A씨(29)는 “요즘 많은 앱들이 AI 기능으로 더 높은 요금제를 구독하게 유도하지만, 실제 효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생성 AI가 만든 가짜 프로필, 이른바 봇(bot) 계정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용자들의 피해 사례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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