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양세포 다 폐기할 판”…법원 제동 안통했다, 삼바 ‘파업 전운’

성과급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5월 1일 예정대로 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법원의 일부 제동에도 파업이 가능한 인력을 중심으로 쟁의행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정 차질로 회복불가능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항고했지만 파업을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2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들은 바이오의약품 원액 충전 공정 담당자 40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을 중심으로 다음 달 1일부터 5일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원 수는 임직원의 약 75%인 3689명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위원장은 “일부 공정에 한해서만 작업 필요성을 인정한 판결이라서 파업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조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은 살아있는 세포를 해동한 뒤 배양→ 정제→ 충전 공정이 연속으로 진행된다. 법원은 이 중 배양·정제 일부 공정과 제품이 부패하지 않도록 유지·보관하는 3개 공정의 경우 파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즉, 나머지 배양과 정제 공정 6개 항목은 파업 대상이 된다고 본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시 항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모든 공정이 연속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배양세포 오염·폐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며 항고 이유를 밝혔다.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해 만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은 사람의 몸에 직접 투약되기 때문에 엄격한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받는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각국 규제기관은 제품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공정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다면 제품이 변질된 것으로 규정한다. 바이오 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세포주·항체 등은 주변 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변이가 발생할 수 있어, 기대했던 약효가 나타나지 않거나 부작용까지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파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생산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교육 중인 신입사원 100여명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초 입사해 직무 교육을 수료한 직원들로, 제품 품질을 관리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조하는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노조 측은 “높은 수준의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며 파업을 막으려는 회사가 신입사원을 현장에 투입하는 것은 모순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신입사원들은 핵심 생산 공정이 아닌 재료 운반 등 지원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개 중 17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위탁생산을 의뢰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안정적인 제품 공급”이라며“삼성바이오로직스가 파업으로 납기 일자를 맞추지 못할 경우 향후 수주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측과 13차례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 측은 임금 인상(기본급의 14.3% + 350만원)과 함께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 OPI 상한선(연봉 50%)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임금 인상률 6.2%,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격려금, 영업이익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에 해당하는 OPI 등을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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