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피 ‘불장’서 번 돈, 서울 고가 아파트로 흘렀다
주식·채권·코인 매각대금 비중 급증
1분기 9.3%로 직전 5년보다 2배 높아
50대 이상서 매각대금 사용 금액 커

주식시장 활황으로 코스피가 처음 6000포인트를 달성한 올해 1분기 주식 매각 자금이 서울의 고가 주택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게 수치로 확인됐다. 중저가 아파트를 사는 젊은 세대 실수요층이 은행 빚 등을 ‘영끌’해 자금을 마련하는 동안 금융시장에서 큰 수익을 낸 기성세대 자산가들은 이를 현금화해 고가 주택을 쓸어담은 것이다.
27일 국민일보가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받은 국토교통부의 서울 주택매수 자금조달계획 자료를 분석한 데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15억원 이상 주택 매입비용의 9.3%가 주식·채권·코인 매각대금이었다. 4.1~4.9% 였던 직전 5년보다 2배 가량 높은 비율이다. 지난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4.1~5.5%였던 것(국민일보 2026년 2월 12일자 3면 참조)보다도 높다.

금융자산 매각대금이 고가 주택 시장으로 쏟아진 시점은 주식시장이 본격 ‘불장’에 올라선 시점과 겹친다. 코스피지수는 1월 5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2월 6000포인트까지 뚫었다. 15억원 이상 주택 매입자금 중 금융자산 매각대금 비중은 지난 2월 10일 가상화폐(코인)가 신고양식에 포함되기 전인 1월 이미 9.4%였다. 금융자산 매각대금의 구성이 코인보다 주식에 몰린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자산 매각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택 가격대가 높을수록 비중이 컸다.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6억원 미만 주택에서의 비중이 2.0~2.7%였던 반면 9~12억원 주택에선 3.7~3.8%, 15억원 이상 주택에선 9.0~9.4%였다. 비싼 집을 산 사람일수록 처분할 수 있는 금융자산의 이익이 비례해서 컸고, 이에 따라 매입대금 중에서의 비율 역시 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액으로 비교하면 차이가 더 선명하다. 1분기 서울 주택 매수자들이 금융자산을 팔아 3억원 미만 주택을 사는 데 보탠 돈은 212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15억원 이상 주택을 사는 데 들어간 금융자산 매각대금은 40배가 넘는 9145억원이었다. 단 한 분기임에도 2020년과 2022년, 2023년 연간 총액을 뛰어넘는 수치이자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조460억원의 30%에 달한다.
금융시장 수익에서 나온 돈은 주로 아파트로 향했다. 1분기 서울 아파트 구입에 쓰인 금융자산 매각대금은 1조7911억원에 달했다. 반면 다세대주택(빌라)에 유입된 금액은 1412억원으로 10분의 1에도 채 미치지 않았다. 연립주택, 단독·다가구주택까지 합쳐도 3030억원이 전부였다. 85% 이상이 아파트를 사는 데 쓰인 셈이다.
거액의 금융자산으로 고가 주택을 사들인 자산가들은 젊은층보다는 기성세대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1분기 주택구입자금 중 금융자산 매각대금의 총합은 30대가 7211억원으로 가장 컸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30대가 금융자산을 매각해 주택구입에 쓴 절대 건수와 총액은 가장 많았지만 1인당 동원 금액을 따져보면 50대 이상 세대가 월등히 높았다.
30대는 주택 매입 1건당 금융자산 매각대금 1억1920만원을 썼다. 반면 40대는 2억268만원, 50대는 3억2269만원, 60대 이상은 3억8525만원을 썼다. 1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30대가 쓴 금액 1억1920만원은 통계상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쓰인 전체 금융자산 매각대금 비율 9.3%로 역산한 결과인 1억3950만원에도 미달한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30대의 금융권 대출 자금 비중은 42.6%로 2020년 이래 매년 더 높아지는 추세(국민일보 2026년 4월 27일자 10면 참조)다. 금융권 대출을 받은 건수는 1만7249건으로 30대 전체의 85.5%를 차지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주택 구입 1건 당 금융권 대출도 평균 3억989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젊은층에 비해 금융자산이 많은 40·50대가 강남권에서 60·70대가 내놓는 매물을 사들이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연령대 매수자가 금융자산 매각대금 사용 규모가 큰 데 대해선 “아무래도 고연령층이 (금융시장에서) 굴리는 금액 규모가 젊은층에 비해 큰 점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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