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도 악용한 ‘가짜 난민 브로커’ 기승, 난민법 개정해야

2026. 4. 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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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출입국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법무부에 따르면 한국 이주를 희망하는 외국인에게 돈을 받고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하다 적발된 브로커가 2021년 9명에서 지난해에는 38명까지 증가했다. 브로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관광 계획서, 호텔 예약증 등을 제공한 다음 정상적 관광객인 것처럼 위장해 입국하게 한 뒤에 허위 난민 신청서까지 작성해 주고 건당 수십만원을 챙겼다.

허위 난민 신청 알선죄는 처벌 대상인데도 이처럼 브로커가 활개를 치는 이유는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하면서 외국인들은 적발 위험을 무릅쓰고 입국해 취업하려고 브로커에게 손을 내민다.

현행 제도의 빈틈이 빌미를 제공했다. 난민법 제5조 6항에 따라 난민 심사 절차가 끝날 때까지 한국 정부는 입국한 외국인의 국내 체류를 보장해야 한다. 문제는 난민 신청 접수, 심사, 이의신청, 행정소송(최장 3심)까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데 평균 4년 이상이 걸린다는 데 있다. 재판소원 도입 이후 재판이 더 길어질 수 있으니 난민 판정까지 시간도 더 걸릴 전망이다.

난민 재신청 횟수나 기간에 제한이 없다 보니 이 규정도 악용한다. 애초에 가짜 난민이어서 난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없어도 신청과 소송을 무한정 반복하면 장기간 체류할 수 있다. 법무부에 적발된 한 외국인은 2013년 난민 신청 이후 일곱 차례 신청과 소송을 되풀이하면서 13년째 버젓이 한국에 살고 있다. 재신청 횟수에 제한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1992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에 정식 가입했다. 입국한 난민은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지만 서류를 허위로 꾸민 가짜 난민까지 보호할 의무는 없다. 가짜 난민이 늘어나면 정작 보호받아야 할 진짜 난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허점이 드러난 현행 난민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중대한 사유 없이 난민 신청을 반복하는 경우 등에 대해 신청을 조기에 각하하는 규정을 담은 난민법 개정안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에 의해 각각 발의돼 있지만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다니 답답하다. 이런 법안부터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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