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제 축소 예고에…장기 보유 주택 매도 비중 역대 최대

김준영 2026. 4. 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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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보유하고 있던 집을 판 사람 수가 전체 매도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를 시사한 가운데 세제 개편 시 타격이 큰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이 비율이 높았다. ‘절세용 매도’가 많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트남 국빈 방문 공식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장기보유 주택 처분 비중 역대 최대…고가 지역 주도


2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10년 넘게 보유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을 매도한 사람이 전체 매도인(5만9934명) 중 32.8%(1만9635명)로 집계됐다.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래 최대치다. 지난해 동기(29.1%, 4만2098명 중 1만2267명) 대비 3.7%포인트 높은 비중이다.

서울의 장기보유자 매도 급증이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만194명 매도인 중 장기보유자는 3865명(37.9%)으로 비중과 숫자 모두 전국 1위였다. 올 1분기(1~3월)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매도인 3만1830명 중 1만1576명(36.4%)이 장기보유자였다. 지난해 1분기(31.2%, 1만9931명 중 6217명) 대비 비중은 5.2%포인트, 사람은 5359명 늘었다.

박경민 기자


서울 안에서도 고가 지역일수록 장기보유 주택 매도 비중이 높았다. 강남구(44.6%)·서초구(47.5%)·송파구(42.2%) 등 강남 3구가 서울 평균 비중(37.9%)을 크게 상회했다. 올 1분기 장기보유 주택을 처분한 강남 3구 주민은 21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89명)보다 690명 늘었다.

외곽 지역은 장기보유주택 매도 비중이 작았다. 지난달 중랑구에선 전체 매도인 300명 중 장기보유자는 80명(26.7%)뿐이었다. 이어 은평구(28.3%)·금천구(29.8%) 순으로 낮았다.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선 서울, 서울 안에선 강남권 주민의 장기보유 주택 처분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장특공제·보유세 개편 앞둔 절세용 매도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초부터 장특공제 개편, 보유세 강화 등을 예고하면서 고가 지역의 장기보유자를 중심으로 선제적 매도 움직임이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3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지적하는 등 최근 장특공제의 점진적 축소를 연이어 강조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장특공제는 양도세가 적용되는 12억원 초과 주택(1가구 1주택 기준)을 대상으로 각 연 4%씩 10년 이상 보유·거주 때 최대 80%(40%포인트+40%포인트)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12억원 초과 주택 상당수는 서울에 있다. 특히 강남권 등 가격이 급등한 지역은 양도 차익이 큰 만큼, 장특공제 축소에 따른 타격이 크다.

보유세 강화 시사도 장기보유자 매물 출회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 집을 산 후 주택 한 채만 오래 보유한 고령 은퇴자의 경우, 보유세 급등 시 이를 감당할 현금 흐름이 부족해 실질적인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등 고가 지역에서 고령자 매물 출회가 활발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장기보유자의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 장기보유자들이 장특공제 축소와 보유세 강화가 법제화되기 전 절세를 위해 시장에 물건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정책 속도에 따라 매물 유도 효과가 수도권 전역으로 퍼질 수도 있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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