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저널리즘 문제, 제재 부재는 근본 원인 아니야"

이영광 2026. 4. 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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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김현석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이영광 기자]

 김현석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 김현석 제공
KBS 통합뉴스룸국장 출신인 김현석 기자가 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오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지난 3월 25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 대표이사는 1994년 KBS 기자로 입사해 기자협회장, 사원행동 공동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 정치부장, 방송주간, 통합뉴스룸국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포커스> 앵커를 맡았고, <저널리즘 토크쇼 J>도 출범시켰다.

그에게 취임 후 약 한 달 동안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미디어 비평지 사장으로서 현재 한국 언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지난 23일 전화로 진행된 인터뷰 일문일답.

- 미디어오늘 대표이사로 취임하신 지 4주 차잖아요. 경영은 처음인데 어때요?

"이게 참 부담이 많아요. 미디어오늘이라는 게 31년 된 회사거든요. 31년 동안 한국 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해서 나름의 역할 많이 해왔던 언론이고 국민들의 (매체에 대한) 신뢰도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부담이 많이 되고요. 특히 요즘 모든 언론사가 다 그렇지만, 미디어오늘도 경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생각보다 좋지는 않은 상황도 있어요. 특히 사장은 경영자로 살림을 살아야 되는 사람이죠. 경영을 안정화해 미디어오늘이 한국 사회 저널리즘 발전에 좀 더 좋은 역할 하도록 만들어줘야 되는 게 경영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그런 부분을 중심으로 보고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미디어오늘 대표이사는 어떻게 맡게 됐나요?

"아는 분이 한 번 해보는 거 어떠냐고 제안 또는 권고를 해 왔어요. 제가 사실 방송 출신이잖아요. 갑작스럽게 제안이 와서 고민해 보겠다고 했어요. 생각해 보니 한국 사회 저널리즘 발전에 미디어오늘이 해야 될 중요한 역할이 있고 그런 것들을 잘할 수 있도록 제가 하는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뭘 할지 말지 망설일 때 그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지 생각하거든요. 그 다음 날 보니까 가슴이 뛰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에 지원했죠."

- 외부에서 봤을 때 <미디어오늘>은 어떤 매체였나요?

"제가 사실 미디어 비평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고요. 예전에 <미디어 포커스>라는 프로그램 만들어지는 데 굉장히 공헌했었고 앵커까지 했어요. 또 <저널리즘토크쇼J>라는 미디어 프로그램 만들기도 했고요. 법이나 정치적인 강제에 의해서 언론을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미디어가 감시도 안 받고 (한다고) 더 잘 된 길로 간다고 볼 수도 없고요. 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비평이죠. 사람들이 끊임없이 미디어의 보도 행태를 감시하고 잘못된 거 있으면 비평하고 비판하고, 그런 것들을 언론사가 받아들여서 자신을 돌아보고 좀 더 좋은 저널리즘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선순환 과정이 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KBS에 있을 때도 비평 코너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그다음에 미디어오늘도 역시 31년 동안 그런 비평 역할을 해왔던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KBS 때 관심 갖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과 경영은 또 다르지 않나요?

"완전히 다르죠. 경영자는 이런 게(비평이) 잘될 수 있도록 경영적 안정을 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죠. 좀 다르긴 하지만 본질은 미디어 비평이 잘 돼서 저널리즘을 발전시키는 것이고, 그런 것들을 위해 역할 하는 거라는 건 동일하다고 생각해요."

- 수익을 어떻게 낼지가 가장 고민이실 것 같습니다.

"언론사 중에 어렵지 않은 데도 없지만 저널리즘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광고 기반으로 만들어진 거잖아요. 근데 광고 시장이 지금 붕괴하고 있잖아요. 전체적으로 신문과 TV에서 디지털 쪽으로 급격하게 가고 있고 언론사가 생존하기는 힘든 상황이 된 건 맞는 것 같아요. 근데 그중에서도 그 여파가 가장 크게 오는 게 신문 특히 작은 신문이잖아요. 그게 미디어오늘이죠. 가장 타격 받은 신문이기도 하고 그 신문 중에 또 가장 작은 규모의 언론이기도 하고요. 또 영업하면서 저널리즘 원칙을 위배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우리는 원칙을 정확히 지켜가면서 영업도 해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걸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할까를 지금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그런 것에 대한 해법들을 지금 찾아나가고 있는 단계죠."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채 악화"

- 언론의 가장 문제가 조회수인 듯하고, 미디어오늘도 조회수에서 자유롭진 않을 것 같거든요.

"미디어오늘은 조회수 지상주의를 비평하는 곳입니다. 우리가 비평의 대상과 똑같은 길을 갈 수는 없기에, 포털에서 클릭을 유도하는 낚시성 제목이나 타사 기사 베끼기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습니다. 오직 직접 취재하고 검증한 기사만을 고집하며, 제목 역시 기사의 본질을 정확히 요약해 전달하는 예전 방식을 고수합니다. 사실 기자 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원칙을 지키며 무한 경쟁을 벌이는 건 매우 불리하고 절실한 싸움입니다. 작년에 책을 쓰며 강조했듯, 단순히 클릭 수로 줄 세우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는 보상 체계가 절실합니다. 의미 있는 기사를 쓰는 언론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네이버나 구글 같은 플랫폼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유튜브는 어떻게 활용할 생각이에요?

"미디어오늘은 주간지 시대를 지나 현재 포털 중심의 디지털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유튜브 같은 영상 플랫폼이 공론장 형성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디어오늘은 인력 부족과 수익 구조의 한계로 인해 유튜브를 취재 기사 전달이나 비평의 창구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유튜브를 외면할 수 없는 시점입니다. 대중이 모이는 플랫폼에서 우리의 취재 결과물을 직접 전달해야 영향력과 수익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내부 기자들과 심도 있게 논의 중이며 한두 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미디어 비평 전문 채널'로서의 유튜브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 미디어 비평지 대표이사로서 바라보는 2026년 한국 언론은 어떤가요?

"현재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채 악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유튜브 저널리즘의 강한 정파성이라는 새로운 숙제까지 더해졌습니다. 일부 유튜버들은 상황에 따라 '저널리즘'과 '개인 방송' 사이를 오가며 책임을 회피하곤 합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검증이나 객관적 사실 전달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돕는 '선량한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포기한다면, 과연 그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작년에 출간한 책에서도 강조했듯, 특정 조직에 속한 기자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정보를 전달하고 검증하는 이라면 누구나 '저널리스트'로 규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시사 유튜버라면 저널리즘의 원칙에 동의하고 이를 준수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유튜브가 저널리즘의 영역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그들이 권리만큼이나 현대적인 책임과 원칙을 지키도록 하는 논의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 유튜브의 가장 문제가 제재 안 받는 거 아닌가요?

"기존 언론 역시 오보나 편향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국민의 구독 거부와 같은 시장의 심판을 받습니다. 유튜브 역시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메커니즘 통해 국민의 감시를 받죠. 그럼에도 문제가 지속되는 건 특정 정파성에만 소구하는 '강력한 팬덤' 때문입니다. 오직 그들만을 만족시키려다 보니 기사의 공정성보다는 편향성이 강화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강력한 제재를 해결책으로 꼽지만, 저는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집니다. 이미 방심위나 언론중재위 같은 수많은 심의 기구가 존재하지만, 과연 그들이 한국 언론의 발전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유튜브에 제재 장치가 없어서 망가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법적 제재가 필요한 부분은 분명히 있겠지만, 제재의 부재가 현재 유튜브 저널리즘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 이제 팩트 위주의 단순 기사는 AI가 기자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쓰는 시대입니다. 대표님께서는 평소 '검증 저널리즘'의 회복을 강조해 오셨는데, AI 시대에 기자가 가져야 할 대체 불가능한 '인간 기자의 책임'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요즘 AI를 사용하다 보면 '인간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AI가 절대 하지 못하는 일이 하나 있더군요. 바로 '사람을 직접 만나 확인하는 것'입니다. AI는 디지털에 남겨진 텍스트를 학습해 정보를 제공할 뿐, 재난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기사를 작성할 능력은 없습니다. 또한, AI는 검증 능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정보의 진위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죠. 반면 인간 기자는 현장에 나가 사실을 확인하고, 어떤 텍스트든 끊임없이 '의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디어오늘 기사에서도 다뤘듯, 대중들은 AI가 준 정보를 토대로 다시 검색을 통해 사실을 확인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정보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검증하는 건 인간의 몫이라는 뜻입니다. 앞으로는 이처럼 직접 발로 뛰며 진실을 확인하는 기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그러면 기자는 AI를 어디까지 활용해야 할까요?

"현재 각 언론사가 AI 활용 윤리 강령을 제정하고 있는데, 저는 저널리즘 영역에서 AI는 반드시 필요한 곳에만 제한적으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로서 활용하는 것은 당연히 권장될 일이지만, 최근 KBS가 전쟁 상황을 AI 영상으로 제작해 송출했다가 논란이 된 것과 같은 방식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취재된 현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된 '다른 현실'을 만들어내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취재하고 검증하는 보조 도구로서는 훌륭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영상을 만들어내는 식의 활용은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엄격히 자제해야 합니다. 기술이 진실을 압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 대중들이 언론을 '기레기'라고 비하하며 불신하는 풍토가 고착화되었습니다. 언론인 선배로서, 후배 기자들이 이 '불신의 늪'을 빠져나오기 위해 당장 실천해야 할 한 가지를 이야기한다면?

"저는 후배들에게 '투명해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모호한 문장 뒤에 숨어 근거 없는 판단을 내리는 일을 멈춰야 합니다. 내가 누구를 만났고, 어떤 근거로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기사 안에 투명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실체 없는 전언 보도만 줄여도 언론의 신뢰는 회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취재 못한 것을 인정하면 무능한 기자 취급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지만, 사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진짜 기자의 자세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추가 취재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정직함이 필요해요. 마지막으로, 틀렸을 때 바로잡는 '수정의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보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것을 바보 같다고 여기는 풍토가 있지만, 사실 그것만큼 저널리즘 가치에 충실한 일은 없습니다. 잘못을 인정해야만 그 다음의 더 좋은 기사, 더 진화된 진실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남을 비판하는 게 가장 쉽죠. 최근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를 보니, '남을 비판함으로써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다'는 대사가 나오더군요. 저 역시 그 대사를 보며 깊이 반성했습니다. 누군가를 헐뜯는 건 쉽지만, 그것이 곧 건설적인 대안이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언론에 대해 비판하시되, 조금만 더 애정을 담아 주시면 어떨까요? 단순히 '기레기는 안 돼'라고 선을 그어버리면 더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해집니다. 미디어오늘 역시 언론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비평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의 행보에 대해서도 따끔하게 비판해 주시되, 언론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시선을 거두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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