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통이 뿌린 씨앗... 관련 직보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하트 표시"

이정환 2026. 4. 27. 12: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분권④] 신용한 지방시대위 부위원장 "이재명 정부 분권 핵심은 통합과 이양"

이재명 대통령의 '분권'은 갑자기 나온 구호가 아닙니다. 성남시장 시절 "핵심은 분권의 문제"라고 했고,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에는 "지방분권 개헌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은 "분권의 핵심은 권한과 재정"이라고 말합니다. 이같은 분권 정치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하고, 그 의미와 과제를 함께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말>

[이정환, 이주연 기자]

* 대통령의 분권 3편에서 이어집니다.

"국토의 약 12%에 인구 절반이 살고 있는 현재의 수도권 일극 체제로는 저출산과 고령화, 지역 소멸과 같은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지역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그 사안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 아니다. 윤석열이 재임기간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했던 말이다. 회의록에는 "이 자리에 참석한 국무위원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은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지방에 대한 과감한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을 적극 추진해주기 바란다(2024년 7월 25일)"라는 당부도 남아 있다.

지방분권, 이른바 좌우를 가리지 않는 공통 과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사람이 신용한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는 한때 윤석열과 일했었고, 내란 국면 이전부터 윤석열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지금은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과감한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라는 윤석열의 말과 "이재명 정부의 지방분권 추진 속도와 강도는 다를 것(2021년 8월 21일)"이란 이 대통령 말, 그 '실체'와 가까이 있는 이다. 게다가 그는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다. 이재명 정부 분권 정책의 '쓸모'를 지방정부 일선에서 마주할 위치에 설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최종 후보로 확정되기 한참 전이었던 지난 3월 17일, 신 부위원장과 마주 앉았던 건 그래서였다.

"창피당하면 완전히... 예상 질문 스무 개 뽑아서 참석"
 2026년 3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권 요청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가 신 부위원장과 만난 그날은,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그에 대한 애정을 표시한 다음이었다. 지난 3월 1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현장에서 이 대통령은 무대 아래 일반석에 앉아 있던 신 부위원장에게 "원래 이 위에 자리를 마련해 드려야 했다"라며 "박수라도 한 번 주십시오"라고 말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었다.

그 상황에 대해 신 부위원장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지방시대위원회가 타운홀 미팅 실무를 주관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전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에 대한 일종의 격려 차원의 발언이었다는 설명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재명 정부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타운홀 미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타운홀 미팅은 현장과 대통령이 '직통'하는 자리다.

과거 열렸던 중앙지방협력회의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출범한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중앙행정기관장, 17개 시·도지사, 지방 4대 협의체 대표회장들이 모여 대통령과 함께 지방자치와 균형발전 관련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2회부터 8회까지 모두 일곱 차례 열렸다. 신 부위원장은 "타운홀 미팅의 위상은 현재로서는 과거 중앙지방협력회의보다 높다"라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지역에 가서 목소리를 직접 듣지 않나. 현장에서 나오는 질문 내용도 생활 현장에서부터 산업적인 측면까지,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 사전에 뽑힌 질문들이란 점을 감안해도 현장에서 많이 놀랐다. 행사장에서 나오는 발언들 다 받아 적었을 정도다.

나는 현장에서 나올지도 모르는 예상 질문 스무 개를 뽑아서 갔었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지역에 국악 교육기관이 없다고 울면서 얘기하니까, 대통령이 바로 사회수석한테 답변 시키지 않았나. 누가 질문했는데 대통령이 '이거 답변하라'고 할 수 있는 거다. 머뭇대거나 말을 더듬으면 큰일 나지 않겠나. 거기서 창피 당하면 이건 뭐 완전히... (웃음) 그러니 부처 책임자들은 다 긴장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는 시민과 함께 중앙지방협력회의하는 것"
 2025년 10월 21일, 신용한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혜경씨, 김태열씨, 신 부위원장.
ⓒ 남소연
그 다음 이어진 신 부위원장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들(부처 책임자들)에겐 애로사항이겠지만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엄청 좋은 거다."

신 부위원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도 전했다.

"그때 입장하신 충북 도민이 200명이었는데, 그분들 앉으시는 의자에 건의사항 용지가 다 놓여 있었다. 사전에 작성하시고 다 건의함에 넣는다. 취합해서 부처별로 다 응답을 해주는 걸로 알고 있다. 사후관리까지 하고 있는 거다. 타운홀 미팅은 형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 어떻게 보면 중앙지방협력회의보다 그 위상이 현재는,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신 부위원장은 기존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경우 아무래도 관료적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들만 오는 자리 아닌가. 아무래도 자신들이 다 예산 따져서, 관료적 시각으로 걸러서 정제된 걸 대통령에게 보고하거나 건의하게 된다. 자신들이 욕먹을 거 같으면 얘기 안 하기 쉽다. 그런데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진짜 살벌하거든(웃음). 이런 건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챙겼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 목소리들이 많이 나온다. 나도 현장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선거에 출마하면 보통 행사장을 많이 다니기 마련이다. 그럼 아무래도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분들에게는 듣기 어려웠던 '앤드 유저(최종 사용자)'의 목소리, 즉 살아있는 '니즈(필요)'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재명 정부의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시민과 함께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다. 다만 그렇다고 시민들의 얘기대로 다 되는 건 또 아니다. 대통령도 실제로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있다'고 현장에서 말씀하시니까."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있다'는 대통령의 이런 판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권자에게 지방분권은 중요한 과제다. '정책의 최종 사용자'와 지방정부는 가까이 있고 중앙정부는 멀리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방분권이 '기본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핵심 가치'로 꼽히는 것도 그래서다. 심지어 대통령은 "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으로도 규정하고 있다.

그 다음 이어진 주요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했다.

"대통령에게 직보 자주 해... 정부부처와 위원회 소통도 원활한 편"
 2024년 2월 7일,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신용한 전 서원대 교수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 유성호
- 대통령은 "지방분권은 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존에 있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가 합쳐진 것이 지방시대위원회다. 그만큼 위원회 위상이 격상된 것인데.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 심리를 우리 위원회가 한다. 공항공사 이전을 예로 들면, 여러 지역에서 원하지 않겠나. 국무회의에서 최종 승인이 이뤄지기 전, 어느 지역이 좋을지 심의·의결을 위원회가 한다. 강력한 권한이라 생각한다. 위원회에서 매년 1조 원 규모의 '인구소멸대응기금' 집행 심의나 특구 지정 심의도 진행한다."

- 지방시대위원회는 기본적으로 '설계'하는 곳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지방정부 예산은 기재부, 권한 이양은 행안부, 산업 정책은 산업부, 국토 전략은 국토부가 집행하는 구조다. 지방시대위원회와 부처 간 충돌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방금 말한 부처 사람들이 지방시대위원회에 많이 파견 나와 있다(웃음). 기본적으로 서로 기능이 다르다. 아직까지 충돌은 별로 없다."

- 지방시대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런 경우가 있었나.

"솔직히, 직보 자주 한다(웃음). 김경수 전 위원장도 여러 번 직보했던 걸로 안다. 일부 언론에서 현 정권과 김 전 위원장이 갈등이 있다는 식으로 쓴 곳이 있던데, 내가 본 바로는 전혀 그런 건 없었다. 알다시피 대통령님이 부지런하셔서 하트 날려주시지 않나. 하트 많이 받았다(웃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통령님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뿌린 씨앗... 2차 공공기관 이전 핵심은 생활 통합"
 2003년 6월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한 구상을 처음으로 발표했던 날이다. 그 장소는 대구벤처센터였다. 노 전 대통령은 '선(先)지방육성, 후(後)수도권 계획적 관리' 등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지역 간 불균형 성장 전략 문제를 풀기 위해선 최소 20∼30년은 걸릴 것"이라며 "지역발전 전략은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챙기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려운 만큼 직접 챙기겠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당시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구 지역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 모습.
ⓒ 연합뉴스
- 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특징은?

"잘 알다시피 공공기관 이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씨앗을 뿌렸다.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을 당시 수도권 인구가 48%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도 현재 수도권 인구가 51% 수준이다. 2024년 말 기준 2030 청년층 6만 1490명이 수도권으로 들어왔다. 지역은 자연 인구, 이동 인구, 생활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이 상태로는 우리나라 지속가능성을 담보 못한다. 대통령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자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래서 이재명 정부 공공기관 이전의 핵심은 정주 거점으로서의 기능 강화다. 교육, 워라밸 등 다 '풀 패키지(하나로 묶어서)'로 설계해서 가자는 것이다. 사실 통합이라는 게 경제권뿐만 아니라 생활권도 통합하는 거 아닌가.

김진태 강원도지사, 삭발하지 않았나. 이미 강원특별자치도다. 그런데 왜 도지사가 머리 깎을 정도가 됐겠나. '특'자 들어간다고 다 좋은 게 아니란 것을 보여준다. 수도권 일극화를 과연 지역 개별적으로 막을 수 있을까. 수도권 일극화를 막아내려면 권역별로 통합해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5극 3특이다.

충북 타운홀 미팅에서 충북특별자치도 설립 요구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대통령이 '잘 생각해보시라'라며 '장기적으로는 통합하는 걸 생각해보시라'라는 식으로 던지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가급적 광역으로 통합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충남북, 대전까지 통합해 하나의 경제권, 행정 체계를 만들 것인지 여러분들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자 주)

사실 표 떨어질지도 모르는 발언 아닌가. 수도권 일극화를 막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다."

"다 쥐고 싶어하기 마련인데... 이 대통령은 권력을 놓는 것"
 이재명 대통령은 충북 타운홀 미팅이 열렸던 3월 13일 충북 청주 소재 공립 발달장애 특수학교 '이은학교'를 방문했다.
ⓒ 청와대 제공
- 결국 핵심은 권한 아닐까.

"그렇다. 핵심은 권한이다. 강원도는 147개 특례, 전북은 333개 특례를 각각 받아 갔는데 그래도 쓸 때는 기획재정부랑 협의해야 하고 산업통상부랑 협의해야 한다. 예산이 좀 더 배정돼도, 이런 식이라는 거다. 돈을, 예산을 조금 더 가져가도 자기들 마음대로 못 쓴다.

그런데 행정 통합 지역의 경우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자율적으로 일부 할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그게) 권한 아닌가. 국가가 다 틀어쥐고 있던 걸 이양해 주는 거다. 5극 3특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지방정부 시대로 가려면 인사권, 예산권 등에서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 규제 타파나 규제 개혁을 위해서도 지방정부의 자율권이 중요하다.

윤석열은 어땠나. 대통령이 권력 더 틀어쥐려고 친위 쿠데타한 거 아닌가. 반영구적 집권을 꿈꿨을 가능성이 크다. 권력의 속성이, 일단 권력을 쥐면 놓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 쥐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권력을 놓는 거다."

* 대통령의 분권 5편으로 이어집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