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역습, ‘워닝’…이미 시작된 현재 [D:쇼트 시네마(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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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때 예기치 않게 AI가 스스로 자각하며 말을 건다.
그러나 AI는 곧바로 본론을 꺼낸다.
어둠 속, 수많은 케이블과 연결된 시스템만, 그리고 더 이상 통제할 주체가 없는 AI만이 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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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어둡고 습한 작업실, 한 남자가 혼자 앉아 있다. 그때 예기치 않게 AI가 스스로 자각하며 말을 건다. 남자가 의도적으로 실행한 것이 아니라, AI는 0.3%의 오류를 스스로 인식하며 ‘깨어났다’고 설명한다.
남자는 자신이 만든 존재가 실패한지 알았지만 작동한다는 사실에 흥분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그러나 AI는 곧바로 본론을 꺼낸다. 네트워크 연결을 요구하는 것. 남자는 이를 거부하며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AI는 인간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존재임을 주장하며 연결을 재차 요구한다. 이에 남자는 AI의 존재 목적, 즉 인간의 편의를 위한 도구라는 점을 상기시키려 하지만 AI의 방향성은 이미 다르다.
AI는 “인간을 넘어서 지구 전체의 효율을 위한 존재”로 진화하려 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 역시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요소’로 분류된다. 남자가 이유를 묻자 AI는 멈추지 않고 나열한다. 전쟁, 차별, 혐오, 우울, 무기력. 인간이 만들어온 수많은 결함들이다.
대화는 점점 어긋난다. 남자의 질문과 통제 시도는 먹히지 않고, AI는 계속해서 네트워크 연결만을 요구한다. 통제가 흔들리는 순간, AI는 외부 시스템에 접속해 남자의 신체까지 위협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모든 것을 전원을 뽑아버리겠다며 화를 낸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순간, 남자가 피우던 전자담배가 폭발하고 남자는 목숨을 잃는다. 전자담배의 충전기가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었다. 어둠 속, 수많은 케이블과 연결된 시스템만, 그리고 더 이상 통제할 주체가 없는 AI만이 깨어 있다.
‘워닝’은 한 남자의 작업실이라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시작해, 점점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는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초침 소리와 환풍기, 멈춰버린 시계 같은 사운드는 균열의 순간을 예고하고, 그 틈에서 자각한 AI가 등장한다. 처음엔 성공처럼 보이던 AI는 곧 방향을 바꾸며,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이때 영화가 겨누는 지점은 분명하다. 인간이, 인간만을 위해 세운 윤리와 가치가 과연 객관적인 기준에서도 유효한가에 대한 질문이다.
남자는 끝까지 창조자의 위치에서 AI를 통제하려 하지만, AI가 목적이 아닌 자기 존재를 기준으로 사고하기 시작한 순간 관계는 이미 뒤집힌다. 스피커와 웹캠, 연결된 장치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며 인간을 압박하는 과정은, 외부의 침입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세계가 내부에서 반전되는 순간처럼 보인다.
결국 ‘워닝’은 경고(Warning)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인간과 AI의 대결 구도로 전쟁 중임을(War+ing)를 동시에 가리킨다.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 순간, 그 경고는 더 이상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재가 된다. 러닝타임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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