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르포] "정원오 유능" "오세훈 계속해야"…2030세대 서울시장 후보 평가는

김주훈 2026. 4. 27. 06: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남·성동' 2030세대, '현상 유지' 요구
전시행정에 '부정적'…"잘 굴러가게만"
길 쓰레기통 설치 등 '생활밀착 행정' 요청도
정원오(왼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이 서울시장 당선까지 견인할지, 4선 경륜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5선으로 이끌지가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점이다. 이렇듯 창과 방패의 싸움은 서울 민심도 마찬가지다. 특히 2030세대는 '서울의 현상 유지'에 관심을 보이는 탓에 여야 후보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 24일 데일리안과 만난 2030세대 서울 시민들은 '개발론'보단 '현상 유지'에 관심을 보였다. 주거·교통·문화 등 인프라가 전국 최고 수준으로 구축된 서울에서 태어난 탓에 변화보단 '유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 문제 해결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한 40대 이상 세대와는 서울시장에게 요구하는 것이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현재 서울 민심은 정 후보에게 쏠려 있다. 3선 성동구청장으로서 낮은 인지도가 약점이었지만,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후보로 발돋움하면서 일부 보완됐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3선 박주민·전현희 의원의 네거티브 공세 속에서도 대세론을 유지한 채 승리하면서, 서울시장 당선 기대감은 높아졌다.

다만 정 후보의 상대는 서울시장 4선 고지에 오른 오 후보인 만큼, 대세론만 가지곤 맞붙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들어서면 '보수 위기론'에 세 결집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앙 정치 경험이 없는 정 후보가 상대해야 할 오 후보는 송영길·박영선 등 민주 진영의 굵직한 인사를 꺾은 중진 정치인이다.

물론 오 후보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정 후보는 중앙 정치 등판 이후 줄곧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된 이후, 양자 대결 조사에서도 우위를 점한 것은 정 후보다.

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2~23일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가상 양자 대결에서 정 후보는 45.6%, 오 후보는 35.4%를 기록했다. 지지율 격차는 10.2%p다. 기타 후보 7.0%, 지지 후보 없음 7.0%, 모름·무응답은 5.0%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40·50·60대에선 정 후보가 우세한 반면, 오 후보는 20·30세대에선 앞선 것이다. 권역별로 보면 정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성동구가 포함된 '2권역'(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과 보수세가 강한 4권역(서초·강남·송파·강동)에선 정 후보는 오 후보보다 앞섰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서울 시민의 경우, 일부 정치 고관여층을 제외하면 여야 서울시장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보수세가 강한 강남과 정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성동의 20·30세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차기 서울시장에 대한 요구는 전시성 행정 등 무분별한 사업이 아닌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서울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청 인근 20·30세대 일부 주민들은 지난 24일 데일리안과 만나 차기 서울시장에 '현상 유지'를 바란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강남구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청담동에서 만난 시민들은 '현장 유지' 요구가 두드러졌다. 오히려 정부가 다른 지방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나 서울시장이 길거리 쓰레기통 설치 등 생활 밀착형 사업을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남구청 인근에서 만난 취업 준비생인 김모 씨(남·청담동·30대)는 정 후보의 행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들었지만, '칸쿤 출장 논란'을 계기로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정 후보가 일을 잘한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칸쿤 출장 논란'을 언급했다. 오 후보에 대해선 "여러 번 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들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서울을 그대로 뒀으면 좋겠다. 다른 건 모르겠다"고 했다.

유치원생 아이를 키우는 정모 씨(여·청담동·30대)는 정 후보는 신선하다고 보는 반면, 오 후보가 또다시 당선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 씨는 "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해서 사람들이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오 후보는 뭔가 보여주는 위주로 한 느낌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정책에 대해선 느끼지 못했다. 또 (서울시장이) 될까. 약간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그나마 혜택이 있기 때문에 지방에 많이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대학교에 입학한 박모 씨(여·개포동·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밝혔다. 다만 차기 서울시장이 길거리 쓰레기통 설치 등 생활 밀착형 사업을 펼쳐달라고 요청했다. 박 씨는 "정 후보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오 후보는 서울시장이라 이름만 알고 있다"며 "서울시장에게 거창하게 바라는 건 없는데, 그냥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라고 밝혔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성수동 언더스탠드에비뉴를 찾자 지지자들이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정 후보가 12년 동안 구정을 돌본 성동구는 지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정 후보의 행정가적 면모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오 후보에 대해선 '한강 버스' 사업을 들어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이는 서울 시민들이 '현상 유지'를 크게 바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일부 시민은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밝히며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했다.

성동구의 복합문화공간인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만난 김모 씨(남·성동구·20대)는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을 하면서 행정 관련해 유능한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긍정적이다"라면서 "오 후보는 한강 버스와 종묘 관련 얘기를 접했는데, 왜 그런 사업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서울시장이 무엇인가를 하기보단 사고 치지 않고 잘 굴러갈 수 있게만 했으면 좋겠다"며 "지하철과 버스가 잘 되어 있는데 한강 버스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전시성 행정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숲 인근에서 만난 홍모 씨(남·송파구·20대)는 서울시장 선거엔 큰 관심이 없다며 "뽑을만한 정당이 없는데, 차선을 선택할 생각"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씨는 "정 후보는 그냥 잘할 것 같고, 오 후보는 오래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 시장 말고 다른 일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며 "솔직히 뽑을만한 정당이 없지만, 그나마 차선이 민주당인 것 같다"고 했다.

소상공인 입장에선 서울시보단 정부에 대한 요구가 컸다. 그러다 보니, 정부 정책이 서울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숲 인근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남·성동구·30대)는 "정원오·오세훈 후보를 평가할 정도로 어떤 사람인지 솔직히 모른다"며 "서울시장보다 나라에 바라는 점이 많다. 시장이 서울을 바꾼다고 얼마나 더 좋아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보단 국민의힘이 차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선거에 투표할 생각이지만, 기본적으로 성향상 오 후보에게 기울어져 있다"고 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