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교육이 인구를 부른다 … 작은 도시 군위의 반전
대구 군위군청
인재양성원·IB·거점학교 운영
돌봄·체험·입시 성과로 학생 증가
공교육 혁신, 지방소멸 해법 주목
![대구 군위초등학교가 지난 3월 IB(국제바칼로레아)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그동안 군위초는 개념 기반 탐구 학습을 중심으로 학생 주도형 교육 과정을 운영하면서 사고력과 협력 역량 키우기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추진해 왔다. [사진 대구 군위군청]](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7/joongang/20260427053252076xtbe.jpg)
인구 2만3000명의 작은 도시, 대구 군위군이 교육 혁신으로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의미 있는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 이어지는 전국적 흐름과 달리 군위군에서는 인재양성원을 중심으로 한 지자체 주도의 공교육 강화, IB(국제바칼로레아) 기반 교육 혁신, 거점학교 운영의 3대 전략으로 학생 수가 늘어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교육이 지역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방 혁신 모델로 평가된다.
군위군 변화의 중심에는 지역 주도의 공교육 강화 정책이 자리한다. 그 핵심 축은 2013년 설립된 ‘인재양성원’이다. 기존 중·고등학생 대상 보충학습 기관으로 출발한 인재양성원은 2024년부터 유아와 초등학생까지 대상을 확대하며 단순한 보충교육을 넘어 사교육을 대체하는 지역 교육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사교육비 절감과 정주 만족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인재양성원은 기초학력 향상부터 심화학습, 진로 설계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교육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 주말 몰입형 영어교육, 평일 수학 집중 프로그램, 독서 활동 등 교과 기반 교육에 더해 드론·코딩·미술·원어민 회화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확장하고, 지역에서도 경쟁력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학습 지원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진학 전략이 돋보인다. 인재양성원은 학교생활기록부 관리, 진로 상담, 입시 전략 수립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시험 기간에는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방학에는 기초 보완과 심화 학습을 병행해 학습의 연속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체계는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교육 격차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군위군은 교육과 돌봄을 결합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3년간 52억원을 투입해 교육·돌봄·진학 지원을 통합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다.
올해 개관한 청소년허브센터는 교육·상담·문화 기능을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지역 교육 인프라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총 200억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인재양성원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향후 조성될 아이사랑키움터 역시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아우르는 돌봄·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학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돌봄망도 확대되고 있다. 군위읍 다함께돌봄센터 개소와 기존 부계면 시설 운영으로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방과 후 교육 지원도 강화했다. 강사를 파견해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안정적으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군위 교육 변화의 핵심은 학교 교육의 구조 자체를 바꿨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대구시교육청의 IB 교육과 거점학교 전략이 있다. 군위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은 2026년 IB 초등과정(PYP) 월드스쿨 인증을 획득했다. 공립유치원 최초 사례로 교육계의 관심을 끌었다. 군위중학교와 군위고등학교 역시 2027년 인증을 목표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5년 과정이 연계된 IB 교육 체계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소규모 학교를 통합해 초·중·고교로 모으는 거점학교 정책이 더해지면서 교육 효과는 더욱 강화됐다. 군위초·중·고교를 중심으로 교육 자원을 집중하고 탐구 중심 수업을 확대해 농촌 학교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군위고는 AI 기반 농업 연구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 체육 프로그램 등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를 학생부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입시 성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군위군 내 유일한 고등학교인 군위고는 202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88명 중 77명이 대학에 진학해 87.5%의 진학률을 기록했다. 의과대학과 약학대학, KAIST 등 주요 대학 합격자가 다수 배출되며 농촌 소규모 학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러한 변화는 학생 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군위초는 1년 사이 학생 수가 228명에서 248명으로 늘었고, 군위중과 군위고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 환경 개선이 학부모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인구 유입으로 연결되는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
군위군 사례는 교육이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과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정주 인구 확보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교육 환경이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경쟁력 있는 공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군위군은 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과 군부대 이전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앞두고 있다. 지역 발전의 외형적 조건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인구 유입과 정착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은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군위군 관계자는 “교육은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투자”라며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교육 환경을 개선해 사람이 모이고 정착하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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