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발레축제, K-발레의 현재를 보다

매년 초여름 한국 발레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한민국발레축제(BAFEKO)가 돌아온다. 16회째인 올해는 5월 1일부터 6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총 14편(26회)의 공연을 올린다. 클래식 발레의 고전적 아름다움과 창작·컨템퍼러리 발레의 참신함, 그리고 혁신성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Echo; 공명’이다. 발레를 통해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울림으로 이어지자는 예술적 공존의 메시지를 담았다. 김주원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감독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던 메트로놈이 어느 순간 공진을 통해 하나의 박자로 맞춰지듯, 예술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비추고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이어지는 무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축제의 시작은 2편의 특별 초청 공연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간 발레단인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5월 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한국의 유일한 공공 컨템포러리 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의 ‘인 더 밤부 포레스트’(5월 15~1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심청’은 동명 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 창작 발레의 대표작 중 하나로,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인 더 밤부 포레스트’는 국립발레단 출신 강효형이 국악 뮤지션 박다울과 함께 선보이는 신작이다.
축제가 이번에 선보이는 두 편의 신작 기획공연 ‘테일 오브 테일즈’(5월 22~23일)와 ‘발레아리랑’(6월 6~7일, 이상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테일 오브 테일즈’는 국립무용단의 ‘향연’ ‘사군자’와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로 국내외 무용 관객을 사로잡은 정구호 연출가가 12년 만에 발레 연출에 나선 작품이다. ‘라 실피드’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젤’ ‘백조의 호수’ 등 네 편의 고전 발레 여주인공들을 한 인물로 엮은 뒤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읽어낸다. 지나치게 수동적인 여주인공의 모습이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여성상으로 재해석되는 것이 특징이다. 정구호 연출가는 “클래식 발레의 서사는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여주인공을 지나치게 희생적으로 그린다”면서 “고전이 지닌 아름다움은 유지하되, 그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획공연 ‘발레아리랑’은 아리랑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음악·미디어그룹 무토(MUTO)의 박훈규가 총연출을 맡았고 두 여성 안무가 최수진‧이루다가 안무를 나눠 맡았다. 저항과 치유라는 보편적 서사를 통해 무력감과 절망 속에 놓인 오늘의 관객에게 다시 일어설 힘과 생명력을 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박 연출가는 “내가 생각하는 아리랑은 힘겨운 삶 앞에 서 있는 거대한 벽 같은 것이다. 그 벽 앞에서 겪는 절망과 그것을 넘어가기 위한 연대의 감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내 중견 민간 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와 와이즈발레단은 각각 안무가 김유미와 작업한 작품을 더블 빌로 선보인다. 서울발레시어터의 ‘피에스타’는 고단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예술이 줄 수 있는 위로와 생명력을 탐색한다. 그리고 와이즈발레단의 ‘프리다’(이상 6월 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멕시코의 전설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의 치열한 삶과 예술혼을 컨템퍼러리 발레로 옮겼다.
지역 발레단 초청은 이번 축제에서도 이어진다. 지난 2024년 호평받았던 춘천발레단의 ‘세비야의 이발사’(5월 27일)는 우수작 레퍼토리화 작업으로 일환으로 재초청됐으며, 서울과 수도권에도 팬을 구축한 광주시립발레단은 고전 발레 ‘해적’(5월 30일, 이상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을 선보인다.
이외에 발레의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작품 6편을 공모로 선정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더블 빌로 공연한다. 실패의 불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갈 수 있는 용기를 그린 아함아트프로젝트 ‘낫아웃(Not Out)’, 인간의 몸과 태초의 아름다움을 탐구한 신현지 B PROJECT의 ‘휴먼(HUMAN)’(이상 6월 11~12일), 현대인의 고민과 불안을 위로하는 도깨비에 대한 녹색달의 ‘도깨비잔치’, 도깨비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복합적 감정을 탐구하는 무브먼트 momm의 ‘도깨비의 춤’(6월 16~17일), 불필요함을 덜어내고 움직임의 본질을 추구 부산 아이디 발레단의 ‘에센셜(Essential)’ 현대사회의 모순을 블랙코미디로 재해석한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의 ‘드로셀마이어(Bleak Land)’(이상 6월 20~21일)이 무대에 오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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