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개소식에 與금배지 50명 운집…“대구 배부르게 하겠다”
26일 대구 두류동에서 열린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여느 대선 후보의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정청래 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 조승래 사무총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 한병도 전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만 49명(민주당 전체 의원의 30.6%)이 참석했다. 2014년 김 후보가 처음 대구시장에 도전했을 때 김 후보의 요청에 따라 아무도 대구를 찾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최근 두 달 사이 대구 방문만 세 번째인 정 대표는 “대구를 로봇·AX(인공지능 전환) 수도로 만들고, 대구·경북(TK) 신공항을 만드는 데 당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각 단어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으랏(RAT)차차 김부겸”을 구호로 외쳤다. 공직선거법을 고려해 마이크 없이 연설한 그는 “중앙당에서 지원하되 간섭은 않겠다”며 “김부겸이 오라면 오고, 오지 말라면 안 오겠다. 옆에 서라면 옆에 서고, 뒤에 서라면 뒤에 서겠다. 당은 김부겸이 원하는 대로 안성맞춤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정 대표가 사무총장, 정책위의장까지 대동해서 확실히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는데 박수 한번 보내주시라”며 화답했다. 이어 “대구에서 세 번이나 떨어졌어도 저는 대구를 사랑한다. 대구를 사랑하는 만큼 저는 대구에 뭐가 필요한지, 뭘 해야 할지 보인다”며 “이번에 거두어 주시면 대구 시민의 배를 조금 부르게 할 자신이 있는데, 좀 도와주실랍니까”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임기 4년 동안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서 대구를 살 맛 나는 곳으로 만들고 말겠다”고 외쳤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대구시장이 싸우는 자리냐”며 “이번에는 김부겸을 회초리로 삼아 달라. 국민의힘이 정신 차리게 만들어달라”고 했다.

개소식에는 1988년 김 후보와 함께 한겨레민주당을 창당했던 원혜영·유인태 전 의원, 김 후보가 막내 노릇을 했던 옛 동교동계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 김태랑 전 의원, 김 후보처럼 대구에서 여러 차례 선출직에 도전했던 이강철 전 노무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 여권 원로도 여럿 참석했다. 김 후보를 국무총리로 발탁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영상 축사에서 “김부겸은 바보 노무현처럼 꽃길을 마다하고 지역주의의 벽에 부딪혀 좌절해도 꺾이지 않았다”며 “김부겸이야 말로 대구를 살릴 수 있는 큰 인물”이라고 격려했다. 김 후보의 곁은 아내 이유미 여사가 지켰다.
개소식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선거사무소 건물 안팎엔 지지자들과 구경 나온 시민들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내빈으로 참석한 현직 의원 대다수도 일반 참석자들과 뒤섞인 채 서서 개소식을 지켜봐야 했다. 캠프 관계자는 “오고 간 인원을 추산하면 5000여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개소식에서 만난 한 의원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온 의원들이 대부분”이라며 “이 정도로 민주당이 대구 선거에 진심인 적이 있었나 싶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개소식 개최를 예고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이 드디어 오랜 자신의 정치적 불모지 대구의 경제와 민생, 일자리를 책임지겠다고 선언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썼다. 김 후보는 출마 선언 뒤 한정애 의장에게 거의 매일 전화를 걸어 대구 지역 현안에 관한 당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공천 배제에 반발하던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추경호 의원이 이날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면서 대구시장 선거는 사실상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선거 초반 분위기는 김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다. 김 후보는 지난 20~22일 KBS대구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3%를 기록해 추 후보(26%)를 1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지난 11~13일 같은 조사 때와 비교해 김 후보는 3~4%포인트 빠진 반면 추 후보는 4%포인트 상승하는 등 격차가 좁혀지는 흐름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전략통 의원은 “지금까지의 지지율은 ‘민주당 단일 후보’ 대 ‘난립한 국민의힘 후보’의 구도로 조사된 것이라 의미가 없다”며 “결국 최대 30%에 이르는 무당층을 어떻게 우리 표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대구=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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