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 인천이 달래줍니다
[전갑남 기자]
봄날이면 몸보다 먼저 마음이 바람을 찾아 나선다. 동해까지 달려가고 싶은 충동도 잠시, 왕복 여덟 시간의 현실 앞에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우리 일행이 닿은 곳은 바다를 품고도 한결 여유로운 섬, 무의도였다. 이름부터 어딘지 모르게 비어 있는 듯, 그러나 그 속에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섬을 찾아 나섰다.
이름 속에 숨겨진 춤사위와 날 것의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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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의도의 대표적인 휴식처인 하나개 유원지 입구. 투박한 섬의 첫인상과 달리 해수욕장으로 들어서는 길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
| ⓒ 전갑남 |
하지만 이 투박한 매력을 알아본 것일까. 4월의 끝자락, 주말을 맞은 무의도는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엄청나다. 사람들의 소란마저 제 춤사위의 일부인 양 묵묵히 받아내며, 섬은 흙먼지 속에서도 진짜 '쉼'의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바다는 낮게 숨 쉬고, 길은 느리게 이어진다.
비극의 역사 위에 핀 은빛 윤슬, 실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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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미도는 하루에 두 번 바다가 길을 내어주는 신비로운 시간이 펼쳐진다. |
| ⓒ 전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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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미도 백사장에 새겨진 앙증맞은 갈매기 발자국들. 누군가 일부러 새긴 문양처럼 정교해, 섬의 무거운 역사마저 하얗게 잊게 한다. |
| ⓒ 전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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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미도가 품은 아픈 역사를 읽는다. |
| ⓒ 전갑남 |
모래 위 앙증맞은 갈매기 발자국인가? 누군가 일부러 새겨놓은 문양처럼 정교하다. 사진을 찍으니 멋진 작품 하나가 나온다. 붉은 선혈의 이미지로 기억되던 섬은 이제 과거의 아픔을 씻어내듯 평화롭게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기암괴석의 절경과 가슴이 뚫리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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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개해수욕장의 백미인 해안데크길. 오랜 세월 자연이 깎아낸 기암괴석의 절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감탄사를 자아낸다. |
| ⓒ 전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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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진 나무 데크길. 억겁의 세월을 견뎌온 바위의 결과 그 틈에 자라난 소나무의 강인함이 느껴진다. |
| ⓒ 전갑남 |
"이렇게 가까운 데 이런 풍경이 있었나?"
"멀리 떠나야만 보이는 건 아니었구먼."
"우리가 놓치고 있던 건 바다가 아니라 거리였네!"
억겁의 세월을 견뎌온 기암괴석이 파도와 맞닿아 빚어낸 이 장엄한 풍경은 어느 유명한 외국의 해안 절벽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 바다 건너를 기웃거리던 마음이 비로소 우리 곁의 이 눈부신 비경 위에 오롯이 내려앉는다.
금강산도 식후경, 소무의도가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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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의도의 별미, 산낙지 탕탕이와 홍합 칼국수. 무의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
| ⓒ 전갑남 |
"이보게, 막걸리랑 소주도 한 잔 해야지!"
"허허, 싱싱한 안주가 좋으니 술이 아주 술술 넘어가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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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잇는 소무의도 인도교. 가운데가 배부른 것처럼 솟아 있어, 마치 파도의 등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묘한 기분을 선사한다. |
| ⓒ 전갑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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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무의도의 어촌 광명항. 햇살 머금은 포구와 잔잔한 물결 위에 머무는 여유가 평화롭다. |
| ⓒ 전갑남 |
다리를 빠져나오는데 들어갈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총총걸음으로 섬을 향한다. 수도권에서 가까이할 수 있는 섬 여행을 맛보려는 사람들 같다.
강원도까지 가지 못한 아쉬움은 어느새 사라졌다. 대신 우리는 바람의 결을 더 천천히 느낄 수 있었다. 무의도와 실미도, 그리고 소무의도는 멀리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깊은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봄날, 콧바람이 쐬고 싶을 때 꼭 멀리 가지 않아도 좋다. 바다는 늘 가까운 곳에서도 조용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한결 가벼워진 봄의 옷자락이 춤을 추듯 휘날리고, 여인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봄바람을 타고 멀리 들려온다.
덧붙이는 글 | 4월 25일(토)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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