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밸류체인 확산②] 한 달 새 100%가량 폭등…AI 훈풍 올라탄 삼성전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가려졌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핵심 기업인 삼성전기[009150] 주가가 이달 들어 폭등했다. AI 반도체 기판 기술력을 갖춘 소수의 기업 중 하나인 데다 AI 서버용 부품 시장에서 과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6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달 말 이후 93.37% 폭등했다. 지난 3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40만7천5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24일 장 마감 때 78만8천원으로 거래됐다. 주가는 4월 내내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고, 지난 22일에는 장중 81만6천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 투자자는 코스피 상승률(28.17%)과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상승률(31.42%)을 훌쩍 웃도는 초과성과도 거뒀다. 삼성전기 시가총액은 58조8천586억원으로, 시총 10위인 기아(59조8천893억원)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기 폭등 배경은 인공지능(AI) 낙수효과다. AI용 반도체 공급 병목현상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투자자 관심이 삼성전기 등 반도체 부품사로 옮겨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는 삼성전기에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최근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를 AI 반도체 기판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주요 테크기업이 삼성전기 제품을 받고자 줄을 섰다. 미국 실리콘벨리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찾아와 반도체 부품사 엔지니어와 합숙하며 일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AI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가 삼성전기의 '킬러 제품'으로 주목받는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이어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핵심 부품으로, 이 기판을 만드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올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로 들어갈 FC-BGA에서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삼성전기가 AI 붐에 따른 혜택을 본다고 했다. 삼성전기가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한 AI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도 삼성전기가 내세우는 대표선수다. MLCC는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일상적인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AI 서버에도 탑재된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다 서너 배 많은 MLCC가 필요한 데다 AI 서버용 제품은 단가가 3~5배 비싸다. 고난도 기술로 고온·고압 환경을 견디게 제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iM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AI 서버 세대별로 MLCC 탑재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기술적 난이도 상승으로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 중심의 과점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전기 산업용 MLCC 매출이 2025년 9천500억원에서 2027년 2조원으로 성장한다고 봤다.
증권가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 미국 빅테크 덕분에 삼성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결과, 지난 1개월간 삼성전기 보고서를 낸 증권사 12곳은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문제는 삼성전기 주가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팔랐다는 점이다. 증권사 12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66만8천333원으로, 현재가인 78만8천원보다 15.19%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 사이에선 삼성전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럼에도 가장 높은 목표주가(92만원)를 제시한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역대 최대 실적을 2년 연속으로 경신한 전망"이라며 "2026년 하반기에 MLCC 가격 인상이 진행되면 추가적인 이익 상향을 기대할 수 있고, 현재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덜어질 수 있다"고 했다.
ytseo@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opyright © YONHAPINFOM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