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보다 두려운 건 침묵"...'성소수자' 노동자의 정면승부
유명 정치인도, 당선이 확실한 강성 후보도 아니지만 6·3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손을 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지만 큰 존재감이 있는 숨겨진 후보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이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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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취재했다. |
| ⓒ 이진민 |
승패가 갈리는 선거에서 득표 대신 물음표를 택했다. 그것이 최효가 생각하는 승리다.
'차별과 정면 승부'를 외치는 최효(35)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는 자신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차별을 정치적 의제로 만들었다. 그는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탐색 중인 '퀘스처너리'이자 쿠팡 부당해고 노동자이다. 이를 토대로 최 출마예정자는 "성소수자도, 그 어떤 노동자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쿠팡 물류센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쿠팡 물류센터를 특정한 이유는 "취약한 노동자일수록 쿠팡으로 내몰린다"는 점 때문이다. 사회적 안전망이 취약할수록 급전과 일자리 때문에 쿠팡을 선택하고, 열악한 노동 환경에도 문제 제기하지 못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는 "쿠팡이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이라며 "쿠팡을 바꾼다는 것은 결국 한국 노동자들이 보편적으로 겪는 문제 환경을 개선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효의 눈에 쿠팡은 한국의 축소판이자, 누군가의 생계다. 그래서 그는 쿠팡으로 향한다. 최 출마예정자는 이달 중순부터 쿠팡 산재 피해 유가족과 함께 지역별 쿠팡 물류센터 현장 순회 투쟁을 치르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4일 고 장덕준씨 유족과 함께 투쟁하기 위해 고양 물류센터로 향하는 그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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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취재했다. |
| ⓒ 이진민 |
아는 언니의 말이 맞았다. 쿠팡은 분업에 따라 노동자의 역할을 세분화했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일만 하면 됐고, 사람과 부딪힐 일도 없었다. 하지만 사람 걱정이 없다는 것은 사람의 존재를 지우는 일이기도 했다. 그는 "노동자 대부분이 일용직이라 서로 한 번 보면 마는 사이였다"며 "계약직도 업무가 다르면 서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2017년 10월부터 일용직으로 쿠팡에 출근했지만, 매번 다른 사람과 말 한 번 섞지 않은 채 일했다.
쿠팡에서 사람들은 쉽게 사라졌다. 출고 수량을 채우지 못하거나, 손이 느리거나, 관리자에게 반발하는 사람은 며칠 안 돼 쿠팡에서 사라졌다. 최 출마예정자는 "자주 나오던 일용직이 어느 날 출근하지 않으면 '아, 그 사람 블랙 당했구나' 생각했다"며 "그래서 나도 쿠팡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아 버티면서 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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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취재했다. 최 출마예정자는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을 맡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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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출마예정자는 쿠팡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곳을 바꾸고 싶어졌다. 그는 "전국 각지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몰리는 공간이 역설적으로 가장 극악의 노동 환경을 자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팡을 바꾼다는 것은 한국 사회 각계각층의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하나의 상징적인 공간으로서 쿠팡 물류센터가 지닌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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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취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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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출마예정자는 "선거 과정을 통해 나처럼 성소수자 노동자나 쿠팡 노동자를 한 명이라도 더 찾는 것이 진짜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겪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함께 노동 환경을 바꿔 나가는 것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숨은 의의"라고 덧붙였다. 그는 "선거에서의 실패가 곧 낙선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동 의제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사회적인 주목을 끌어내지 못한 채 선거를 마치는 것이 진짜 실패"라고 강조했다.
그는 쿠팡 물류센터 노동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생활동반자법 조례 제정과 직장 내 성소수자 차별을 다루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함께 공약으로 걸었다. 이에 대해 "모든 노동자가 성 정체성 때문에 차별 받거나 함께 동반자적 관계를 이루지 못하면 안 된다"면서 "내 공약은 노동자로서의 더 나은 삶이면서 모든 사람을 위한 정책이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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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 취재했다. 최 출마예정자가 쿠팡 고양물류센터 앞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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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취재했다. 쿠팡 고양물류센터 앞 최 출마예정자(가운데)와 고 장덕준씨 어머니인 박미숙씨의 모습(왼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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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 취재했다. 최 출마예정자가 쿠팡 고양물류센터 앞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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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오마이뉴스>가 최효 노동당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를 동행 취재했다. 최 출마예정자가 쿠팡 고양물류센터 앞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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