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하러 아프리카 갔다가 코끼리에 짓밟혀 사망한 美백만장자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남성이 아프리카에서 영양을 사냥하다가 코끼리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포도 농장과 금융회사를 운영하는 어니 도시오(75)가 영양의 일종인 노랑등듀이커를 사냥하기 위해 5만 달러(약 5900만원)를 지불하고 지난 17일 전문 사냥꾼과 함께 중앙아프리카 국가 가봉으로 여행을 떠났다.
로페-오카다 열대우림에서 사냥감을 찾던 그는 새끼를 데리고 있는 암컷 코끼리 다섯 마리를 마주쳤다. 사람을 마주친 코끼리 떼는 놀라 바로 도시오와 그의 일행에게 돌진했다. 전문 사냥꾼은 코끼리에 튕겨 나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도시오는 코끼리들에게 짓밟혀 사망했다. 현재 미국 대사관은 가봉 당국과 협력해 그의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평소 도시오는 ▲코끼리 ▲코뿔소 ▲곰 ▲사자 ▲악어 등 수백마리의 동물 박제가 전시된 개인 연회실까지 가지고 있을 만큼 사냥을 좋아했다. 그는 엘크, 무스 등을 포함해 미국에 서식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수사슴을 사냥했다고도 전해졌다.
도시오의 지인인 한 사냥꾼은 "그는 총을 잡을 수 있을 때부터 사냥을 해왔고, 아프리카와 미국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대형 사냥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그의 사냥은 모두 합법적인 허가를 받아 진행됐고 개체 수 조절을 위한 보존 목적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봉은 국토의 약 88%가 숲으로 덮인 지역으로, '아프리카의 마지막 에덴동산'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숲 코끼리 약 9만 5000마리가 서식하는 주요 서식지로 전 세계 개체 수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또 아프리카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이 사냥 투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같은 일부 부유층에게 인기가 있다. 매년 이 사냥 투어로 수만마리의 야생 동물이 목숨을 잃는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10여년 전 잘린 코끼리 꼬리를 들고 있는 사진으로 한차례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재임 시절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국(USFWS)이 사냥이 오히려 멸종위기에 있는 동물들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야생동물은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격렬한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냥을 "끔찍한 쇼"라고 표현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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