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맞던 생일 끝…주민과 함께한 장애인 이웃 ‘생파’
교회와 지역사회 연대로 장애인 복지선교 확장
‘교회의 사명으로서 장애인 선교’ 세미나서 발표

서울 도봉구 일대 교회들은 사순절 기간 말씀 암송과 함께 하루 한 끼나 커피 한 잔을 절제하고 그 횟수만큼 기금을 적립해 장애인 이웃을 도왔다. 이렇게 모인 정성은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추수감사절에는 ‘감사배 프로젝트’를 통해 독거 장애인에게 과일을 나누고 성탄절에는 ‘몰래 산타 프로젝트’로 영유아 장애아동 가정을 찾아 기쁨을 전했다. 절기를 따라 이어진 이웃 사랑이 일상 속 섬김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 셈이다.
이런 실천은 지역 네트워크 ‘슬기사연(슬기로운 기독교 사회봉사 실천 연구·연대 모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이 모임에는 창동염광교회(황성은 목사), 도봉제일교회(이남수 목사), 나들목동행교회(이지일 목사) 등 7개 교회와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도봉구사회복지협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이는 개별 교회 중심의 봉사를 넘어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장애인 복지 선교 모델이 됐다.

이런 실천은 지난 23일 서울 중랑구 동일교회에서 열린 제2회 장애인선교세미나 ‘교회의 사명으로서 장애인 선교’에서 소개됐다. 세미나는 한국장애인신학회(회장 안교성)와 함께사는세상이 공동 주최했으며 현장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도 참석했다.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장이기도 한 이상록 창동염광교회 사랑부 목사는 “개교회가 아닌 지역 교회가 연대할 때 더 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서 공공성을 어떻게 회복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섬김과 나눔을 지역사회 언어로 번역하고, 전통을 지역과 연결하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창동염광교회는 2017년부터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며 24시간 1:1 통합돌봄, 장애인 일자리 사업, 발달재활서비스 등 지역 기반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교회 내 사역도 활발하다. 2000년 시작된 발달장애인 예배는 현재 장애인 220여명과 자원교사 160여명이 함께하는 ‘사랑마을’로 성장했다. 농인 25명이 참여하는 ‘농인마을’도 운영 중이다. 사랑마을은 연령과 특성에 따라 6개 공동체로 나뉘었고, 수어 통역과 이동·식사 지원 등 참여를 돕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예배를 넘어 삶 전반을 돕는 사역도 이어진다. 교회는 2008년 중증발달장애인을 위한 ‘피어라희망센터’를 설립했고, 2013년에는 직업 재활을 위한 ‘피어라 희망협동조합’을 운영했다. ‘아자 장애인문화센터’를 통해서는 문화·여가 프로그램과 직업훈련, 부모 치유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며 장애인의 자립과 가족의 회복을 함께 돕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신학적 시선도 제시됐다. 최대열 명성교회 사랑부 목사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서 장애인’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장애인을 사역의 대상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열왕기하 7장에 등장하는 네 나병(한센병) 환자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쓰임 받는 주체임을 설명하며 “장애는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내는 계기이며, 장애인의 경험 자체가 하나님 나라 확장의 통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AI 시대 장애인 복지기술과 교회’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온라인 서비스의 전면적 수용과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 교회 공동체’ 구축을 제안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교재와 영상,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배하고 교제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교회는 단순한 예배 공간을 넘어 다양한 영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며 “로봇과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을 통해 장애인의 신앙과 삶을 입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온라인 기반 사역과 문화적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통합되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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