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후보들로는 택도 없다"... 국힘 경기지사 후보, 끝까지 모른다
[박수림, 곽우신 기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경선은 우여곡절 끝에 양향자·이성배·함진규 후보(이름순) 간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지만 , 과연 이들 중 최종 후보가 나올지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전망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만큼 이들 세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이 당내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어 중량급 인사가 뒤늦게 출마 결심을 하게 될 경우 후보 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상황에 따라선 '재공모'에 '재재공모'를 이어갔던 촌극을 반복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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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 경기지사 출마 회견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6ㆍ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추가 공모에 접수했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후보직을 사퇴하고, 함께 추가 공모에 나섰던 이성배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추가 공모를 통해 새롭게 합류한 예비후보는 이 예비후보가 유일하다. 4파전으로 예상됐던 국민의힘 경기지사 경선이 3파전 구도로 재편됐다.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세 후보를 대상으로 두 번의 TV토론을 거쳐 결선 없는 '원샷 경선'을 실시하고 다음 달 2일 최종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다. 정작 당 이름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할 최종 후보는 이들 중에 없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현재 후보들로는 택도 없다"라는 평가가 당 안에서 끊이지 않는 탓이다.
실제 국민의힘의 후보 교체 전례는 많다. 결국 실패하기는 했지만, 지난 대선 국면에서 당내 경선을 통과해 최종 후보로 낙점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교체될 뻔한 바 있다. 당시 당 지도부는 김 전 장관이 약속과 달리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거리를 둔다는 이유로 교체를 시도했다. 이른바 '후보 갈이' 사태는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2024년 국회의원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정우택, 도태우, 장예찬 후보의 공천이 각종 구설과 논란으로 취소됐다. 해당 지역구 공천은 재추천 혹은 우선 추천 절차를 거쳐 채워졌다. 심지어 장동혁 대표가 23일 '해당 행위자의 후보 공천 취소'를 공언하면서, 당 지도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공천 절차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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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캠프에 합류한 이성배 전 MBC 아나운서가 지난해 4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홍준표 경선캠프에서 열린 국방-외교-통일 분야에 대한 '선진대국시대 비전발표회'에서 진행을 하고 있다. |
| ⓒ 이정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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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3년 10월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경기도 양평군 중부내륙선 남한강 휴게소 운영권 특혜 의혹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 남소연 |
당사자인 이성배 예비후보도 양 예비후보를 향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라고 맞불을 놨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양향자 후보도 현 최고위원직을 유지하고 계시지 않느냐?"라며 "같은 비판을 하실 거면 같은 행동을 해 주시라"라고 받아쳤다.
또 그는 이 자리에서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적극적으로 받겠다"라며 "장 대표, 또 지도부가 선거를 지원한다면 도지사 후보가 그걸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도 밝혔다. 타 지역의 후보와 캠프들이 장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선 상황에서 상반되는 태도로, 현 지도부와 이 예비후보의 거리감이 그만큼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당권파의 '지원'을 등에 업는 후보가 나왔음에도, 당내에서는 "이 사람들 갖고는 택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분위기를 잘 조성해서 더 유력한 후보가 나와줘야 게임이 될 것"이라며 현재의 경기도 선거 판세를 비관했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도리어 "이성배가 누구냐?"라고 되물어보기까지 했다. 그 정도로 이 예비후보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순히 '친장동혁' 인사 한 명을 추가한다고 해서 판을 흔들거나 대세를 형성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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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8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
| ⓒ 남소연 |
안철수 의원의 경우, 조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에서 지도부의 미련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조 최고위원은 그와 찍은 사진을 올리고 "그동안 몇 차례 대화를 나눴다"라며 "첫 시작은 (경기지사) 출마를 건의하면서 시작했고, 그 후 몇 차례 간곡히 말씀을 드렸지만 안 의원의 출마까지는 결과를 못 만들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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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월 2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 ⓒ 남소연 |
물론 유 전 의원은 선거법상 주소지 이전 시한인 지난 5일까지 경기도로 주소를 옮기지 않아 경기지사 출마는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원칙적으로 주소지와 관계없이 출마가 가능하다. 당은 유 전 의원이 경기 하남시갑 등 보궐선거에 등판한다면 경기지사 선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이다.
또 다른 의원은 "유 전 의원이 경기 선거에 나온다고 한다면 버선발로 뛰어가 '꽃가마'라도 태워드려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유 전 의원께서 당을 위해 희생해 준다고 하시면, 당에서는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해드려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15일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유 전 의원 관련 질문에 "수도권 승부는 결국 중도 확장성과 인물 경쟁력에 달려있다"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6·3 지방선거에 후보로) 나와준다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국민의힘 경기지사 경선 땐 '윤심'을 등에 업은 김은혜 의원에게 저격을 당해 쓴잔을 마셨다. 당시 여의도 정가에선 김 의원이 아니라 유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면 경기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이겼을 것이라는 사후적 평가가 공공연하다.
다만 유 전 의원도 여전히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익명의 관계자발로 자신의 '등판설', '차출설'이 제기되는 상황을 "시끄러운 소음"에 비유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로 당이 그에게 정식으로 출마 요청을 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 선대위' 꾸리겠다는 국민의힘 경기도 국회의원들
이 같은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논의 과정을 보면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이대로 붙어봤자 이길 수 없다'라는 국민의힘 내부의 인식이 읽힌다. 구도·인물·이슈 중에서 다른 걸 못바꾼다면, 인물이라도 교체해 다른 이슈를 만들어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경기지사 후보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경기도 자체 선대위' 즉시 발족"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분위기 쇄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 6인 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경기도 선거는 유례없는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수도권이 무너지면 우리 당은 국민을 위한 건강한 견제 역할조차 할 수 없게 된다"라며 "자체 선대위 발족을 통해 현장을 지키는 저희가 직접 엔진을 돌리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민의 마음이 저희에게서 멀어져 있다는 것, 뼈아프게 잘 알고 있다"라며 "경기도에서, 수도권에서 저희가 살아있는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라고 읍소했다.
직접 언급은 피했지만, 장 대표 체제의 기조와 현재의 구도로는 대패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나눈 질의응답 과정에서 송석준 의원은 "중앙당에 실망한 다양한 민심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함께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경기지사 선거에서만 패배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지지층의 '줄투표' 특성상 큰 격차로 도지사 선거에서 진다는 건 시장, 시·도의원, 구·군청장, 구·군의원 선거까지 줄줄이 패배할 것이란 의미다. 수도권에 얼마 남지 않은 조직 교두보마저 와해할 가능성이 크다. 이 조직을 기반으로 치러야 하는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나 다음 대통령 선거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우리 당은 현재 소위 말하는 강성 유튜버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잖느냐"라며 "그 사람들(안철수·유승민 등)이 이 선거에 뛰어들고 싶지 않은 이유일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이 좀 더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분위기가 바뀌어야만 누구든 등판할 가능성이 그나마 생긴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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