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지리 왜 한국 오나 했더니...‘기술 자신감’ 깔렸다 [오토차이나 2026]
가격 아닌 ‘기술 경쟁’으로 변화
충전·자율주행·로보택시 등

“영하 30도에서도 충전이 가능합니다.”
“레벨 4 수준의 로보택시를 현재 항저우에서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없는 골목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자율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베이징 국제모터쇼(오토차이나)‘에서 만난 중국 업체들은 ‘가성비’로 설명되던 시기를 완전히 지난 모습이었다. 한국 업체들이 미래 기술로 설명하는 영역을 중국 업체들은 이미 실제 차량에 넣어 판매하고 있었다.
과거 중국차 전시장이 ‘얼마나 싸게 만들었나’를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어떤 기술을 먼저 양산했나’를 겨루는 무대에 가까웠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900V 고전압 시스템, 초급속 충전, AI 기반 보조주행, 능동형 섀시, 1000마력급 전동화 파워트레인 같은 단어들이 쏟아졌다.

가장 노골적으로 기술 자신감을 드러낸 곳은 국내에서도 익숙해진 중국의 전기차 1위 브랜드 BYD였다. BYD의 전시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놀랍게도 전기차가 아닌 충전기술인 ‘플래시 차저’다.
BYD 전시관 곳곳에는 꽁꽁 얼어있는 차량이 든 거대한 아이스박스가 배치돼 있었는데, 겉면에는 영하 34도임을 나타내는 온도계가 붙어있었다. 차량 겉면에 얼음이 얼어붙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충전 시연이 시작되자 10%에서 70%까지 5분 만에 충전이 완료됐다.
BYD 브랜드뿐 아니라 팡청바오, 덴자, 양왕 등 산하 브랜드 차량 곳곳에 플래시 차저 배지가 붙어 있었는데, 모든 차량에서 같은 충전 기술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단순한 콘셉트 기술이 아니라 실제 양산차에 탑재돼 판매되는 기술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BYD의 기술 전시는 브랜드별로도 세분화됐다. 양왕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 기록을 앞세운 고성능 전동화 기술을, 팡청바오는 마그네슘 차체를 적용한 세단으로 경량화 기술을 강조했다. 덴자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적용한 스포츠카를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가성비 전기차로 이름을 알렸지만, 중국에서는 대형 SUV, 대형 세단, 미니밴, 슈퍼카, 고도화된 충전기술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동화 기업으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한 모습이었다.

샤오펑은 ‘AI 자율주행’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샤오펑 전시의 핵심은 2세대 지능형 보조주행 시스템 'VLA2.0'으로, 피지컬 AI 기술을 기반으로 진화한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과거 보조주행이 고속도로에서 사용하는 수준이었다면, VLA2.0은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좁은 골목길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기업들이 자율주행 시스템 고도화에 투자하는 단계라면, 샤오펑은 이미 기술을 팔아 돈을 버는 수준에 올라섰음을 강조했다. 해당 시스템이 적용된 샤오펑의 차량 주문은 전월 대비 118% 늘었고, 첫 주문 기준으로는 129.3% 증가했다. 이미 중국에선 지능형 주행 기술이 일부 마니아의 선택 사양이 아니라, 실제 구매를 좌우하는 핵심 상품성이 된 셈이다.
전자 업체로 더 잘 알려진 샤오미는 전기차 시장의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숫자로 지워내고 있었다. 샤오미 신세대 모델은 출고 시작 3일 만에 고객 인도를 시작했고, 35일 동안 2만6000대가 인도됐다. 최대 주행거리는 902km, 실제 테스트에서는 892km를 기록해 달성률 98.9%를 나타냈다.

성능 지표도 공격적이다. 샤오미의 모델은 서킷에서 1분37초974의 랩타임을 기록해 양산 4도어 차량 가운데 전체 5위 수준에 올랐다. 5월 말 공개 예정인 첫 GT 모델은 1000마력 이상의 출력, 최고속도 300km/h, 7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갖춘 모델로 소개됐다. 후발주자지만 압도적 고성능과 주행거리, 럭셔리 감성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볼보, 폴스타의 모기업이자, 국내에선 르노코리아와의 협력으로 잘 알려진 지리자동차는 전동화 기술의 범위를 오프로드까지 넓혔다. 지리는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의 신에너지 오프로드 전용 아키텍처를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내연기관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오프로드‘를 전기차에서 구현했다.

지리는 AI 기반 지능형 토크 분배, 지능형 지형 모드, AI 지원 능동형 차체 자세 조정 기능을 통해 오프로드 성능과 도심 주행 안락함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전륜 고출력 모터와 후륜 독립 인휠 모터 2개를 결합한 3모터 시스템은 1000마력 이상의 합산 출력을 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초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AI가 결합된 ‘지능형 하이브리드‘도 주목을 끌었다. 지리자동차의 지능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i-HEV는 전용 전자·전기 아키텍처와 AI 클라우드 모델을 바탕으로 구축됐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시장별로 다른 만큼, 고효율 하이브리드로 글로벌 수요를 동시에 겨냥하겠다는 판단이다.
한국 시장 진출을 예고한 지커는 프리미엄 기술을 전면에 세웠다. 지커는 신형 009, 8X, 9X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라인업을 내놓고 ‘럭셔리 브랜드’임을 강조했다.
특히 8X는 900V 고전압 시스템과 3모터 전기 구동계를 통해 순간 최고 출력 1030kW, 약 1400마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2.96초로, 지커는 이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SUV‘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진출을 앞둔 체리자동차 역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한 기술을 강조하고 나섰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확장형 전동화, 순수 전기차를 동시에 가져가는 방식이다. 일부 2.0L 엔진은 210kW 이상의 출력을 내고, 하이브리드와 확장형 전동화 모델은 최대 20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현재 체리의 누적 판매량은 1900만 대를 돌파했고, 올해 말에는 2000만 대 달성이 유력하다.
리오토는 MPV 시장에서의 혁신을 주제로 앞세웠다. 대형 차량에서 흔히 발생하는 ‘승차감과 공간의 트레이드오프’를 없애기 위해 2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4년간 개발한 섀시와 서스펜션 시스템을 공개했다.
리오토는 1만Nm 수준의 강력한 토크 성능과 차체 제어 기술을 앞세워 도심과 오프로드를 모두 대응하는 대형 전동화 차량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국 시장이 이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 했다. 한국은 소비자의 제품 눈높이가 높고, 전기차·하이브리드·수입차 경쟁이 치열한 데 반해, 한국 업체들의 기술은 여전히 고도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전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반등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노력도 잘 드러났다. 현대차는 중국 진출 24년 만에 ‘아이오닉‘ 브랜드를 출범하고 중국 전용 모델 ’아이오닉 V'를 선보였고, 모터쇼에 인색하던 혼다, 마쯔다 등 일본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을 대거 전시하며 기술력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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